콧쿠리상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주기적으로 이름을 바꿔 가며 유행하는 것 같아서
‘엔젤상’ 같은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던거 같다.
시대와 지방에 따라 세부는 좀 다른 것 같지만,
동전이나 물을 담은 잔 같은 걸, 글자가 잔뜩 적힌 종이나
YES·NO 영역을 나눠 놓은 종이 위에서 움직이게 해서
(정확히는 우리가 움직이는 게 아니라, 콧쿠리상이 움직인다는 설정으로)
점치는 그런 놀이였다.
우리 학교에서는, 콧쿠리상에 사용한 동전은
「콧쿠리상이 끝나면 버려야 한다.
가지고 다니거나, 그걸로 물건을 사면 저주받는다.」
라는 규칙이 있었다.
그래서 한때, 학교 주변의 도랑이나 화단 같은 곳에서
버려진 동전들이 대량으로 발견되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당연히 학교 측에서 콧쿠리상 금지령이 내려졌다.
물론 이건, 돈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는
교육적인 배려였을 텐데, 아이들 중엔
「콧쿠리상이 너무 잘 맞아서 학교에서 금지한 거다」
라고 말하기 시작하는 애들도 있었다.
이렇게 해서 오컬트는 퍼져 나가는 것이겠지.
몇 년 후, 내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새로 생긴 반 친구에게서
「야, 너 다녔던 초등학교, 콧쿠리상 하다가 저주 받아
죽은 애가 있다는 소문 돌았었다?」
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 반 친구는 꽤 떨어진 동네 출신이었는데,
그쪽 학교까지 그런 소문이 흘러 들어갔던 모양이다.
「○○시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콧쿠리상을 한 애가 있었는데
그 애가 부패한 시체로 발견됐다더라」
라는 소문이 돌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아아… 그 얘기구나…’
싶은 게 있었다.
그건 그거대로 무서운 이야기였다.
뭐, 거의 헛소문에 가까운 얘기였지만.
실제는 이런 느낌이다 (웃음).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인가 4학년 때였던 것 같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오랜만에 등교했더니,
교실 출입구 쪽에서 반 친구 서넛이 떠들썩하게 있었다.
무슨 일인지도 모른 채 교실에 들어가려는데,
「안 돼! 문 열면 안 돼!」
라고 소리를 질렀다.
놀라서 뒤로 물러나고 이유를 묻자,
「교실 안이 구더기로 가득해!」
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깜짝 놀랐다.
겁이 나서 조심조심 창문으로 교실 안을 들여다봤다가
트라우마가 될 뻔했다.
교실 바닥 위를, 엄청난 수의 구더기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그 뒤로, 상황을 듣고 달려온 선생님들에 의해
우리는 다른 교실로 옮겨졌고,
그 후 한동안, 일주일이었는지 한 달이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수업에 쓰는 교실이 이동·변경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여름방학 중에 몇 번 있는 ‘등교일’에
교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집에 간 학생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도시락 먹고 남은 걸 책상 속에 두고
그냥 귀가해 버린 모양이었다.
그리고 2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그게 썩으면서 구더기가 끓어…
구더기를 본 학생이 소수였던 데다가,
원래 학생 수가 적은 학교였던 탓에,
누가 도시락을 두고 갔는지,
‘범인 찾기’를 시작하면 귀찮아질 거라고
학교 측이 판단했던 것 같다.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구더기가 끓어났다는 것까지는 설명했지만,
원인(도시락 먹다 남은 것)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소규모 학교였으니, 범인을 추궁하면 금방 누군지 드러난다.
그러면 그건 그거대로 다툼의 씨앗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차라리 학생들에게 ‘떠들지 말라’고 못 박는 쪽으로
사태를 수습하고자 했던 거겠지.
옛날 시골 초등학교 얘기이기도 하고,
학교 측의 이런 대응도 이해 못 할 건 아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람 입을 막을 수는 없다.
게다가 학교 측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 사건에는 또 하나의 사정이 얽혀 있었다.
그래서 이상한 소문이 되어 버렸다.
사실, 그 등교일에 학교에서 도시락을 먹었던 네댓 명은
도시락을 먹은 뒤에 콧쿠리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끝난 뒤에, 사용한 10엔짜리 동전을
누가 가져갈지(혹은 버릴지)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학교에서는 콧쿠리상도, 동전 버리는 것도 금지되어 있었기에,
누구도 ‘버리는 역할’을 맡고 싶어 하지 않았다.
결국, 한 아이에게 동전이 억지로 떠넘겨졌다.
그 아이가 동전을 버렸는지, 집에 가져갔는지는 불명이지만,
타이밍 나쁘게도, 방학이 끝난 날 그 아이는 결석했다.
실제로는 감기에 걸렸다든가, 그런 이유였던 것 같지만.
하지만 콧쿠리상을 했던 아이들은 불안해졌다.
등교해 보니, 교실은 폐쇄되어 있고,
구더기가 들끓었다는 이야기만 들었으니까.
동전을 떠넘겨 받은 아이가, 오늘은 학교에 안 나왔다?
설마, 그 아이가…?
에, 우리 때문이야!?
하고, 그 아이들이 스스로 다른 애들에게 털어놓아 버렸다.
선생님들이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 사이에서는
「콧쿠리상에 쓴 동전을 집에 가져간 애가
죽어서, 썩은 시체로 발견됐다더라」
라는 소문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물론, 다음 날 그 아이가 등교하면서
그건 헛소문였네, 라고 정리가 되긴 했지만,
헛소문의 확산 속도는 무섭다.
어정쩡하게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제각각 다양한 버전의 소문으로 승화시켜 준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콧쿠리상 전설’이 되어 버렸다.
뭐 실제로, 그 구더기 떼가 기어 다니는 광경은
꽤 공포스러운 장면이기도 했고,
다시 생각해 보면 콧쿠리상을 했던 아이들은
선생님께 혼나기도 했고,
그 모든 것이 콧쿠리상의 벌이라고
해석하려면 못 할 것도 없지만.
그나저나 옆 동네 학교에까지
그런 식으로 ‘전설’로 전해져서
이렇게 크게 부풀려졌을 줄이야.
오컬트 전설이 퍼져 나가는 한 예를,
내가 몸소 체험해 버린 셈이다 (웃음).
(IP보기클릭)123.142.***.***
먼가 그럴 듯 하네요. ㅎㅎㅎ.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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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가 그럴 듯 하네요. ㅎㅎㅎ.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