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코는 영감이 있는 편이라서, 종종 유령 같은 걸 본다고 했다.
그런 주제에 혼자선 공포영화도 제대로 못 볼 정도로 겁이 많아서,
우리는 함께 공포영화를 보기도 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였다.
서로 알고 있는 괴담을 자주 공유하곤 했는데,
그중에서도 내가 들은 이야기 중 가장 소름 끼쳤던 건 이거였다.
T코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게임센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밤 11시가 조금 넘으면, 언제나 3~4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가게 안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녔다고 한다.
‘이 늦은 시간에 아이를 혼자 두다니, 부모는 도대체 뭐 하는 거지?’
하고 생각하며
“얘야, 길 잃었니?” 같은 식으로 말을 걸곤 했지만,
그 아이는 꼭 도망치듯 자리를 떠나버리곤 했다고.
‘혹시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인가?’ 하며 별일 아닐 거라 생각하면서도,
매번 같은 시간에 보이다 보니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그 남자아이는 평소처럼 가게 안을 어슬렁거리고 있었고,
T코는 또다시 “얘야…” 하고 말을 걸었다.
역시나 도망치려 하던 찰나,
그 아이가 갑자기 넘어졌다고 한다.
T코가 깜짝 놀라 달려가 보니,
그 아이는 자신의 손을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한다.
“더러워졌니? 저기 수도가 있으니까 손 씻자” 하고 말을 건네자
의외로 순순히 따라왔다는 것.
(항상 도망치기만 하던 아이가 오늘은 얌전하네.)
그렇게 생각하며 수도가 있는 곳까지 데려간 T코는
수도꼭지를 틀고 물을 나오게 한 뒤,
아이를 번쩍 안아 올렸다.
그 순간— T코는 말문이 막혔다.
품에 안고 있는 그 아이가,
수도 위에 있는 거울에 비치지 않았던 것이다.
거울 속에는 무언가를 안고 있는 자신만 있을 뿐,
아이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몸무게는 확실히 느껴졌는데,
거울에는 오직 T코 혼자만이 있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아니 오히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서
그저 조용히 아이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아이는 아무 말도 없이
그냥 조용히 걸어 나갔다고 한다.
T코는 그 뒷모습을 그저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날을 마지막으로
그 아이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T코가 들려준 무서운 이야기들 중에서,
이 이야기가 단연코 가장 소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