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인터뷰
안노:
『티가』 마지막 회에서는, ‘누구나 빛이 될 수 있다’는 걸 구체적으로 보여준 셈이죠. 그래서 그들은 받아들인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왜냐하면 빛이 될 수 있는 건 재능 있는 사람뿐이니까요.
그래서 마지막에 ‘너와 너 모두가 울트라맨이다’라는 건, J리그를 응원하는 팬들이 선수의 골을 보고 느끼는 마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그곳에 동화됨으로써 사람들은 자신만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거예요.”
카와사키(감독):
“『티가』가 처음부터 이런 방향성을 가지고 제작되었다면, 마지막 회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죠. 더군다나 제가 담당한 부분에서는 그런 마음조차 전혀 없었고, 갑자기 그런 결말이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안노:
“저는 그게 『울트라맨』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야 울트라맨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울트라맨과 동화되는 거죠. 결과적으로 『티가』 마지막 회에서는, 그들이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어떤 힘도 없다는 것이 암시됩니다.”
그렇죠. 혹은 스스로 울트라맨이 되고 싶어 하는 거예요.
즉, ‘내게 빛의 광선이 있다면…’ 같은 느낌이죠. 저도 그런 마음을 가져본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걸 정말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낙선하면, 탈락 그룹이라는 낙인이 찍히니까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절대『에반게리온』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에반게리온』은 바로 그 부분을 부정하는 작품이니까요.
특촬 팬들이 『에반게리온』을 히스테리컬하게 비판하는 이유가 아마 바로 여기에 있을 겁니다.”
카와사키:
제 느낌에는, 『에바』 팬과 『티가』 팬은 구조상 많이 대립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나요?
안노:
그런 구도일 겁니다. 적어도 『티가』 마지막 회를 좋아하는 사람은 『에바』를 좋게 보지 않겠죠.
제가 『티가』에서 동의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카와사키 씨가 담당한 에피소드뿐입니다. 그래서 제게 『티가』란 곧 카와사키 씨와 같아요.
카와사키:
그건 좀 지나친 말씀 아니에요? 하세가와 케이이치 군은 『티가』 마지막 회를 정말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에반게리온』의 열성 팬이기도 하거든요.
안노:
정말 독특한 사람이네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티가』와 『에바』가 인정하는 점은 사실 같아요.
단지 두 작품이 답하는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티가』는 꿈 속으로 도피하려는 것이고, 『에바』는 현실로 돌아가려는 것이죠.
이 때문에 저는 꿈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속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티가』 마지막 회를 본 아이들에게는, 기대에 차서 말하고 싶어질 테니까요.
게다가 『티가&다이나: 빛의 별의 전사들』에서 “그렇구나, 그건 꿈이 아니야”라고 하는데, 이 한마디가 『티가』 마지막 회를 완전히 부정하는 겁니다.
저는 그걸 조금 용서할 수 없는 기분이에요.
카와사키:
그건 제작진이 이미 『티가』 마지막 회를 잊어버린 것 아닐까요.
안노:
그런 것 같네요.
참고로 안노가 좋아하지 않았다는 그 울트라맨 티가의 최종화는 바로
전세계 아이들의 빛이 하나로 모여 최종보스를 물리쳤던 글리터 티가가 나온 에피소드다
아마도 "지구를 지키는 건 결국 인간이다. 울트라맨이 아니다."라는 울트라 시리즈의 메시지를 퇴색시켰다고 느낀 거 아닐까.
인터뷰에서 지적하는 부분도 울트라맨이 되고 싶다는 정서 가진 적이 있지만 지금은 없다, 아니 싫어한다가 한 이유가
인간이 인간으로서 지구를 지커야지 왜 울트라맨과 동화되어야 하느냐 울트라맨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냐? 라는 마인드 아닐까
실제로 초대 울트라맨 결말은 울트라맨이 이기지 못한 젯톤을 방위대가 인류의 기술로 격퇴한다였으니까
본인이 감독한 신 울트라맨의 울트라맨은 주인공이면서 근본은 어디까지나 조력자라는 기묘한 포지션이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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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힘을 하나로 전개가 안노 취향이 아닌가봐 | 25.10.01 16:2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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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볼만했는데. 근데 신고지라가 더 재밌기는 했음 | 25.10.01 16:2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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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재구성하니까 2차 창작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더라 | 25.10.01 16:4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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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싫어하나? | 25.10.01 16:2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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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E는 안노의 양가적인 모순이 폭발한 띵작이라고 생각함 | 25.10.01 16:2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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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노 세대 울트라 시리즈는 인류가 악으로 깡으로 직접 상대했다보니 | 25.10.01 16:1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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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맨이 외계의 존재냐 초자연적인 존재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러한 존재와 일체화 되는게 맞냐는 지적인 듯 | 25.10.01 16:2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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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자기가 초대에 매몰되어있어서 다른 것 안 보려 하는 것에 가깝다 봄. 특유의 쿨찐 성향도 그렇고. | 25.10.01 16:23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