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든링) 엘밤통 캐릭터 스토리 - 수호자 편
엘밤통 뽕 안 빠졌을 때 시작했다가, 뽕 빠지고나니 내가 이걸 왜 시작 했나 후회가 드는 캐릭터 스토리.
그래도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남은 캐릭터는 둘.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섹시한 은둔자 누님 되시겠다.
은둔자의 스토리는 은둔자가 혼자서 대화하는 듯이 진행된다.
은둔자는 깊은 숲에 살던 마녀 중 하나.
그런 그녀가 깊은 숲을 떠난 이유는 그림자와 관련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 그림자와 관련 있는 무언가는 은둔자에게 소중한 아이라고 한다.
마녀인 자신이 낳은 아이.
게임 속 연출이나 대사 등을 보면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낳은 모양이다.
(설마 했던 유부녀 속성...?!)
하지만 진짜 자식은 아니고, 병기로서 사용되는 마법 생물인 모양이다.
아이에게 이름을 붙이지 않았지만 별명은 깨물이.
은둔자는 아이의 흔적을 쫓다가 밤의 힘으로 모든 것이 섞인 기묘한 장소, 림벨드에 도달하게 된다.
아이가 밤과 연관되었음을 의심하고, 그 증거를 찾기 위해 밤의 조각을 찾고자 한다.
그러던 중 하인 인형이 은둔자를 찾는다.
다른 목적이 있긴 했지만 원탁으로서의 임무도 수행하는 은둔자에게 하인 인형은 불안함을 느낀다.
다른 이들처럼 밤의 왕을 향한 명확한 목표를 의식을 갖지 않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철의 눈 스토리에도 나왔듯, 모든 이들이 밤과 싸우지 않는다.
그중엔 밤에 굴복하고 원탁을 배신하는 자들이 있다.
하인 인형은 은둔자가 그렇게 될까 두려워 한 가지 시험을 주기로 한다.
밤의 좀 먹힌 자들을 쓰러뜨리고 그 증거가 될 물건들을 찾아오는 것이다.
마침 밤의 좀 먹힌 자들은 은둔자가 필요한 걸 갖고 있었으니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좀 먹힌 자를 쓰러뜨리고 증거를 가지고 오자 하인 인형은 무례를 사과하며 지금까지보다 더 성심성의껏 봉사하겠다고 말한다.
말 나온 김에 은둔자는 소중한 아이를 찾는다는 목적을 밝히고 도와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그 단서는 방금 구해온 밤의 조각이었다.
거기엔... 익숙한 깨문 자국이 있었다.
하인 인형의 조사를 기다리는 동안 은둔자는 옛 마녀 동료를 생각했다.
수레바퀴의 마녀.
구슬리는데 도가 튼 그녀는 깨물이의 유모이기도 했다.
조사를 하던 하인 인형이 뭔가 수확이 있던 모양이다.
하인 인형은 한 전쟁에서 나타난, 그림자를 파먹는 괴물에 대한 정보에 도달했다.
그리고 밤의 조각에 남은 깨문 흔적은 그 그림자를 파먹힌 흔적과 닮았다.
은둔자의 깨물이는 그 그림자를 먹는 괴물이다.
그리고 그 흔적이 밤의 조각에 있는 이상, 분명 밤의 왕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은둔자는 밤의 조각을 돌려달라고 말했고, 하인 인형은 잠시 침묵하더니 조각을 돌려준다.
맥동하는 밤의 흔적을 쫓아 침대로 돌아가니 보이는 피묻은 흔적.
그리고 거기엔 밤의 왕에게 이어지는 단서가 남아 있었다.
복수자 스토리에서 그러했듯, 밤은 은둔자에게도 접근하고 있던 걸까.
그래서 자신에게 찾아와보라며 흔적을 남긴 걸까.
밤 이 새끼는 여미새인가?
밤: 은둔자 짜응!!
은둔자: 꺼지렴.
은둔자는 새 단서를 조사해달라고 하인 인형에게 부탁한다.
그런데 이 하인 녀석, 단서에 무언가가 적혀져 있다는 건 어떻게 보기도 전에 알고 있던 걸까?
추측이지만, 그림자 먹는 괴물을 조사하던 중 그 괴물과 마녀의 관계에 도달한 게 아닐까.
봉인석에서 베낀 각인이라는 걸 보면, 괴물을 통제하기 위해 묶는 용도로...
은둔자는 다시 단서를 살폈다.
밤의 조각과 천조각. 분명 그녀 본인이 담았던 마력이 느껴진다.
은둔자는 깨물이에게 무언가 일어난 그날, 밤의 왕의 그림자를 먹으려 들었다는 사실을 유추했다.
그때 깨물이에게 뭔가가 일어났다.
은둔자는 또 다른 흔적을 느꼈다.
수레바퀴의 마녀.
자신의 친구이자 깨물이의 유모, 그리고 죽었을 터인 그녀의 흔적이.
그날, 깨물이는 어느 큰 전쟁의 무기로 사용되고 있었다.
밤의 영향으로 추정되는 전쟁.
그리고 그 와중 깨물이는 밤의 왕의 그림자를 깨물었다.
깨물이는 통제를 벗어나 은둔자 측을 공격했고, 수레바퀴 마녀는 거기서 목숨을 잃었다.
그녀가 이 원탁 어딘가에 있다.
밤의 흔적처럼, 서서히 침입해들어온 걸까.
은둔자는 찾아나서기로 했고, 곧 수련장에서 하인 인형인 척 하는 수레바퀴의 마녀를 간파할 수 있었다.
수레바퀴의 마녀는 깨물이에게 먹힌 상태로 머물러 있다가 밤의 왕의 자비로 되살아났다고 한다.
그리고 밤의 왕을 쓰러뜨리는 일에 손 떼라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 자식(깨물이)을 죽일 셈이냐고.
진짜 하인 인형은 지하묘에 옮겨놨다고 한다.
가서 깨워보니 무슨 짓을 한 거냐며 당황한다.
과연 기만이 특기라더니, 하인 인형은 은둔자의 모습으로 습격한 모양이다.
은둔자는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하인 인형이 정리해보니 밤의 왕은 은둔자의 아이가 성장한 존재라는 게 된다.
하지만 일개 마법 생물이 그 정도의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의문도 품는다.
실제로 만나게 된 밤의 왕도 은둔자의 자식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밤의 왕이란, 밤의 힘처럼 모든 존재가 섞여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여동생을 위해 스스로 밤의 왕이 되기로 한 누군가.
끝나지 않는 싸움의 유열을 위해 밤을 이어가기로 한 누군가.
한 나라의 기사였지만 나라가 무너진 전쟁에서 홀로 생존하여 절망한 이름 없는 누군가.
그리고 은둔자의 자식이었던 누군가.
만약 밤의 왕 안에 깨물이가 있다면, 그것을 쓰러뜨린 건 자신의 자식과 친구를 동시에 잃게 된다는 소리다.
하인은 무언가를 건네준다.
의식이 없는 동안 꿈을 꿨는데, 거기에서 밤의 왕이 건네주었다고 한다.
뼈처럼 생긴 돌.
혹시 이게 깨물이의 일부인 것일까.
이것을 준 존재는 선택을 은둔자에게 맡기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자신을 쓰러뜨릴지, 받아들여줄지.
은둔자는 뼈를 만지며 밤의 왕에게 도달할 것을 결의한다.
그리고 마침내 밤의 왕을 쓰러뜨리지만.
추적자 그러했듯, 철의 눈이 그러했듯, 은둔자는 여명을 불러오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를 조용히 안아주었다.
그렇게 은둔자의 이야기가 끝……나는가 싶었는데 좀 더 이어진다.
밤의 왕을 쓰러뜨리고 엔딩을 보면 밤의 왕을 쓰러뜨리기 전 상태로 돌아온다.
그리고 안쪽 침실로 가보니 수레바퀴의 마녀가 은둔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레바퀴의 마녀는 우리의 밤을 사랑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냐고 묻는다면,
여기서 우리는 밤의 힘이 평행세계마저 간섭한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다른 평행세계에서 은둔자는 밤과 함께 하는 걸 선택했고,
수레바퀴의 마녀는 그에 대한 감사를 다른 세계의 은둔자에게 전하러 온 게 아닐까.
수많은 평행세계 중 하나일뿐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을 선택해줘서 고맙다며.
굳이 밤의 왕과 싸우기 전 세계로 온 이유는,
우린 그런 선택을 해줬다는 사실 하나로 충분하니 이젠 다른 이들을 위한 선택을 해도 된다고 말하려던 게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원탁에는 자신을 원망하기 충분하지만 무리로서 받아들여준 수호자도 있고, 성깔을 부리긴 해도 딸처럼 귀여워했던 복수자도 있다.
이젠 그들을 위해 싸워도 된다고, 마음의 족쇄를 풀어주고자 했던 것일까.
다른 캐릭터 스토리에서 밤은 재앙, 재해, 황금 나무를 노리는 외래신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지만
은둔자의 스토리를 보면 평행세계의 모든 것에게 자비를 베풀듯 품는 초월적인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다크소울에서 엄청난 재해를 일으키고, 세상을 위해선 반드시 쓰러뜨려야 하는 존재지만
그 재해의 시작이 무언가를 향한 간절한 애정이었다는 심연의 주인 마누스가 떠오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