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만하고 인생 사는 게 나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
-> 굳이 찍먹할 필요가 없음. 찍먹까진 해도 그의 철학을 따라할 필요도 그닥 없음. 그게 당신이 살아가는데에 필요한 적절한 믿음이자 삶의 방향성일 가능성이 큼.
사는 게 힘들어도 세상이 시키는대로 착하게 살아봤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납득도 안 가고 뭐같고 너무 힘듬
-> 그 뭐같은 인생을 먼저 살아본 사람이 니체인데 이 양반 얘기 한 번 들어보쉴?
그냥 학문으로서 접근하겠다 하는 거면 그거야 뭐 당연히 빼놓기 힘든 인물이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참고서로 보기엔 대다수 사람들한테는 부적절한 철학이고
(물론 니체가 말하는 것들에는 인간에게 중요한 것이 많지만, 다른 철학자나 컨텐츠로 적절하게 정제된 것들로 얻어도 되기 때문)
니체처럼 착하게 열심히 살아봤는데 살기 뭐같고 힘들었던 사람한테 도움이 되는 철학이라고 생각함.
중요한 건 '착하게 살아본' 사람에게 필요하다는 거.
니체는 말년에 미치기 전까진 책에서 쓰는 언어와는 별개로 어린 시절부터 굉장히 독실한 기독교도였고, 헬라어 성경까지 공부했을 정도로 기독교적 가치와 윤리에 순종하던 인간이었고, 기독교를 버린 이후에도 굉장히 성실하고 윤리적이며, 금욕적으로 살았음.(단 몇 회의 매춘을 했다는 주장은 있는 정도)
니체가 주장하는 철학에선 인간은 낙타(순종) - 사자(반항) - 아이(창조)의 단계를 거쳐야하는데
어떤 것에 순종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반항을 한다는 건
어떤 것을 잘 모르면서 욕하고 깐다는 거랑 같음
가령 기독교에 대해 잘 모르면서 기독교를 욕하고 조롱하는 것
가족에 대해 헌신해본 적도 없으면서 가족이란 가치는 나쁘다고 욕하는 것
친구를 사귀어본 적도 없으면서 친구 같은 관계는 필요없고 나쁘다고 욕하는 것
유대인에 대해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유대인은 나쁘다고 욕하는 것
그런 건 사회나 어떤 가치에 대한 반항이 아니라 그저 폭력임.
사실 이렇게만 말하면 '그렇구나' 라고 받아들이지만
가령, 니체의 철학은 어떤 남자가 가족에게 헌신하고, 좋은 아들, 좋은 오빠, 좋은 동생이 되려고 했지만 그 가족이 나를 은근히 이용해먹고
사랑을 돌려주지 않을 때
나에게는 가족이라는 가치가 마냥 좋은 것이 아니고, 선이 아님에도
세상에서 선이라고 하고, 가족에게 잘 해야한다고 말하고,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강요할 때
그럴 때 필요함. 그럴 때 니체는 '네가 믿는 그 가치가 정말로 좋은 것이 맞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게 해줌.
물론 이게 니체 철학의 전부도 아니고
내가 니체 철학을 잘 아는 것도 아니지만
최소한 인생 순탄하게 잘 사는 인간한테는 굳이 따라할 필요가 없는 철학이라고 생각함.
실제로도 니체를 몰라도 잘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고
니체를 오독하거나 왜곡하면 이상한 사상으로 빠지기 너무 좋은 철학이고
너무나도 유명한 대표적인 예시가 나치.
썩은 동아줄이 좋은 동아줄이라 믿고 낑낑대며 올라가는 누군가에겐 튼튼한 동아줄로 갈아탈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좋은 동아줄을 잘 타고 올라가던 사람에겐 그저 장미 같은 가시가 가득한 동아줄에 갈아타는 행동이 될 수 있음.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철학을 살아가던 니체는 결국 무너졌고.
망가지게 된 계기인 병과 별개로 봐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굉장히 고통스러워 하며 살았던 존재가 니체였음.
니체는 그 뭣같은 인생을 먼저 살아본 선구자이지만
그 인생에서 결국 무너져버린 사람이기도 함.
그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에겐 그에게 배울 점이 너무나도 무궁무진 하지만
동시에 '그의 결말에는 닿아선 안 된다'는 반면교사 역시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함.
니체의 철학에 진심으로 흥미가 생기고 감명 받았다면 거기에 순종 하되, 그 철학에 대해서도 반항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자신만의 가치를 찾을 수 있어야 하는 어려운 철학이구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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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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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엿같다 오래 볼수록 혐오스럽다 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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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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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6.14 04:3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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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엿같다 오래 볼수록 혐오스럽다 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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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6.14 04:4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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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행하는 것이 신의 뜻이라, 또 신이 영원한 축복을 약속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남이 고통받지 않고 행복한 것을 보고 싶어서 행하는 선행 | 25.06.14 04:4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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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일부 공감하는 이야기이긴 해. 다만 기독교 입장에선 두 가지를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첫 번째로는 다르게 보면 '천국으로 갈 수 있다는 약속' 때문에 원래는 선을 행하지 않을 사람도 선을 행한다는 것. 최소한 그 약속에 얽매여 악을 덜 행한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제도적으로 꽤나 가치가 있음. 두 번째로는 기독교의 황금률은 "네가 남에게 바라는대로 남에게도 해주어라"임.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을 해주라는 얘기. 칼에는 칼로 돌려주기보단 사랑으로 돌려줄 수 있지 않은지, 원한에 사로 잡히지 말고 나 스스로 그런 원한에서 벗어나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알라고 한 것. 분명 기독교엔 구원 사상이 있기는 하나 예수는 천국 운운하는 것보다 그것을 진정으로 따라야 할 가치로 봤음. 또 니체는 신을 믿는다고 반드시 나쁘다고 한 것도 아니라서 예수나 야사시의 프란치스코는 고평가 하기도 함 | 25.06.14 04:5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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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6.14 04:5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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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알아듣는 바보라고 때리는 거야? | 25.06.14 04:5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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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풀어서 설명했잖아요 | 25.06.14 04:5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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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어디까지나 지향점일 뿐, 인간은 사실상 100%의 초인은 될 수 없음. 그러니까 '초인'인 거고 ㅇㅇ | 25.06.14 04:55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