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간단 후기
좋았던 점
- 감독이 노스페라투 연극을 연출한 경험 덕분인지
굉장히 고급진 연극 같음. 무대 디자인, 배우 중심으로 연기 연출, 빛과 그림자 활용 등등
- 어둠을 강조한 영상미, 몽환적이면서 흑백에 가까운 영상미는 단연 압권.
-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릴리 로즈 뎁은 큰 기대 없었는데 연기 아주 잘해준 느낌,
윌렘 대포야 뭐 연극 분야에서도 알아주는 베테랑이니 무게감이야 말할 필요없고.
니콜라스 홀트는 못한건 아닌데 비중상 어중간한 포지션이라 가장 아쉬웠다는 느낌이 들 정도.
또 의의로 사이먼 맥버니가 연기한 크녹은 중간 중간 마다 출연해 고딕스러운 분위기 잘 돋고 줘서 좋았음
- 올해의 의상상감. 의상 잘 만들긴 했음.
특히 엘렌의 심리가 많이 투영되어 있어서 의상만 봐도 엘렌의 심리를 포착 가능
- 원작 소설 드라큘라에서 차용한 부분이 많음.
아예 1922년작에 없던 등장인물까지 새로 추가해
캐릭터 포지션이나 스토리 구조를 최대한 원작 소설과 유사하게 만듬.
덕분에 원작이 가진 풍부한 상징들을 내포하게 되었고,
고전 고딕 문학 좋아하면 뿅 갈 법한 분위기가 있음
- 로버트 에게스 감독의 전작들과 다르게 스토리가 난해하거나 어렵진 않음.
그렇다고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적은 것도 아니고,
전작들처럼 이성과 비이성 사이에 줄다리기를 하는 작품으로 파고들 맛 나는 작품
- 이성(문명, 억압하는 품위, 남성)
vs
비이성(초자연, 자유로운 본능, 여성)
으로 주로 대비되며 비이성은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게 연출됨.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던 폰 프란츠 교수도 노스페라투에
대해 잘 모른다고 대답하는 장면은 이러한 관점의 연장선.
- 에로스(육체를 통한 사랑)는 이번 작품에 단연 큰 특징.
원작 영화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
등장인물들이 가진 에로스인데
하딩과 엘렌은 에로스에 강한 집착을 보이면서도
서로를 싫어하는 안티테제.
역병에 대해 하딩은 쥐가 원인이라는 이성적 결론을 내리고,
엘렌은 흡혈귀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등
서로가 서로를 배척할 수 밖에 없음.
- 남자들끼리는 여자 밝히던 시절 이야기를 낄낄대면서
여자 앞에서는 얘기를 삼가던가,
침대에 묶거나, 코르셋을 사용하던가,
아무튼 여자가 성적 욕망에 대해서 억압하던 시대상이 은근히 표현 됨.
사실 엘렌의 억압된 욕망을표현하는 측면에서 주제를 내포하고 있음
- 원작 영화에서 올락 백작은 햇빛을 맞고
처음부터 없었던 존재인양 소멸하는 것과 달리,
이번엔 엘렌의 품에 안겨 추악하고 선명한 시체를 남겼는데,
올락 백작이 엘렌의 (당시 시대상으론)추악한 욕망을 상징한다는 부분에서 흥미로운 점.
- 그리고 이건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 크게 갈릴거 같은데, 올락 백작이 엘렌 첫사랑임ㄷㄷ
작중 올락 백작과의 묘한 썸씽은 기분 탓인가? 하고 넘어가도,
결말에서 엘렌과 올락 백작이 죽은 침대에
폰 프란츠 교수가 라일락 조의의 뜻으로 라일락 꽃을 바침.
그리고 라일락 꽃에 둘러싸인 둘의 시체를 끝으로 영화가 끝나는데, 라일락의 꽃말은 첫사랑..
심지어 해당 라일락 꽃은 장기 출장을 가게된 남편 후터가 엘렌에게 줬던 거.
역병에서 남편과 인류를 구원한 희대의 NTR..
나빴던 점
- 메인 빌런인 올락 백작 전혀 안 무서움.
원작 영화(1922)의 섬뜩한 공포를 기대했다면 분명 실망할 것.
점프 스케어도 단순해서 대실망.
오히려 모습이 드러나지 않을때 올락 백작에 두려움과 광기에 찬 인간들의 모습이 더 매력적임
- 원작 영화에 없던 올락 백작의 탄생 배경이 나옴.
이게 극적으로 준비된 대사를 전하는 장면이기도 하고,
딱히 매력적이지않은 설정으로,
올락 백작이 가진 미스터리한 면모를 깍아내리는거 같아 아쉬운 부분.
- 점점 고조되던 분위기는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니까 좀 풀림..
이건 초자연 현상을 해설하는 폰 프란츠 교수 때매 그런거 같아 좀 아쉬움.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이거 때매 작품의 재미가 준다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
특히나 고딕풍 흡혈귀 자체가 워낙 고전적인 소재이고,
미지의 두려운 존재로 표현되기엔 이미지 소비가 심했어서 현시대에는 좀 안 맞는 소재긴 함
호불호
- 초자연 현상, 심리적으로 공포를 주로 하는 고딕이란 장르 특성상
궤도에 탑승하지 못하면 존나 안무섭고 재미도 없음
- 화면도 시종일관 어둡고 유머한번 없는데
굳이 따지자면 폰 프란츠 교수가 자기 딴엔 나름 농담을 하는데
캐릭터의 비정상적인 면모가 강조하는 거라 이거보고 웃을 사람은 없을 것
요약
고전풍 고딕 호러 NTR러브 스토리
기예르모 델토르가 좋아할거 같다
고딕 영화의 전통을 로버트 에거스 스타일대로 각색함
원작 소설(드라큘라)과 1922년 원작 영화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작품.
무대 디자인과 연극적 연출은 감독의 경험이 돋보이며,
특히 흑백에 가까운 영상미와 배우들의 연기, 영화의 분위기는 압도적
이성 대 비이성의 대립, 에로스와 억압된 욕망이 중요한 테마로 등장하며,
엘렌과 하딩의 관계에서 그 두 가지가 잘 드러난다.
올락 백작은 원작과는 다르게 엘렌의 첫사랑으로 묘사되며,
엔딩에 이미지는 기이하게 아름답다.
하지만, 올락 백작의 공포는 기대에 못 미친다.
원작에서 느꼈던 공포감이 사라지고, 오히려 미스터리가 풀리는 과정에서 매력이 떨어진다.
점프 스케어와 같은 요소도 크게 실망스러운 부분.
결론적으로, 초자연을 기반으로 심리적 공포를 주는
고딕 공포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만족을 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감정적 거리감을 느끼고 지루함만 유발될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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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나서 읽어도 좋음. 고딕 호러 좋아하면 추천 | 25.01.20 14:4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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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의 에로스적 테마는 뱀파이어의 인터뷰에서 트와일라잇까지 너무 많이 쓰인 요소인데 고전 재해석에 너무 강하게 드러낸 것이 아니가 싶기도 했고... '고딕 테마의 고전 리메이크'와 '에로스적 욕망의 표출과 NTR'은 결합이 아주 잘 된건 아니라는 느낌? 이러나 저러나 기본 완성도가 원채 높기도 하고, 또 흡혈귀=성교 테마는 원채 오래 쓰이던거라 아예 안 맞는 것까진 아니긴 했지만. | 25.01.20 14:5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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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공포를 강조하기엔 흡혈귀 이미지 소비가 너무 심했어서 에로스를 강화하는 쪽으로 각색한거 같긴해 트와일라잇처럼 여성향에서 소비되던 방식과는 또 다른 방식이라 반갑기도 했지ㅋㅋㅋ | 25.01.20 15:0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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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빼고 문학 측면에서 본다면 여전히 좋은 작품이긴해서 연극화 되면 어떨까 싶네 | 25.01.20 15:0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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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원작 소설 비유 얘기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드라큘라 원작 소설이 참 대단한 문학이긴 해... 흡혈귀 계열 쪽에선 복수물의 몬테크리스토 백작 포지션인듯. | 25.01.20 15:0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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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현대 시점에서 원본 소설 속 이미지는 거의 없다는게 아이러니ㅋㅋㅋ 그래서 이 작품이 더 반가운가봐 나도 오랜만에 문학뽕 차서 읽다 포기한 드라큘라 다시 읽는 중 | 25.01.20 15:1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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