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시동이 그립다.
수동기어가 그립다.
아날로그 물리버튼이그립다.
다이얼이 그립다.
기어봉이 그립다.
레버식 파킹브레이크가 그립다.
첫차를 마련했을때는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처럼 두근거렸다.
자동차를 운전하지만 마음만큼은
전투기나 로봇을 조종하는듯한 상상을 하며 심장을 울렸지.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메고 흡연하지 않지만 중고차에 배인
담배냄새와 차냄새가 섞인 특유의 향을 한껏들이키고
클러치를 밟고 열쇠를 돌려 시동을 걸면 그르릉 하며 들려오는 엔진소리.
시선을 왼쪽으로 돌려 사이드미러 버튼을 딸깍.
펴지는 사이드미러
시선을 센터페시아로 돌려
외부공기차단버튼 딸깍.
A/C버튼을 딸깍.
공조기 다이얼을 띠디디디디디딕 돌려 바람세기를 조절.
버스커버스커 1집 CD를 삽입하고
2번 첫사랑을 재생하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며
파킹브레이크 레버 락버튼을 누르며 레버를 잡아내려 브레이크를 해제하고
클러치를 밟고 오른손은 기어를 중립상태에서 좌우로 한번털어준뒤
1단기어를 넣고 클러치를 살살 떼주며 주행시작.
티비도 라디오도 휴대폰도 세상 모든게 물리버튼이었는데
요즘은 너무 많은게 터치식이니 그립다.
그 딸각이는 소리, 드르륵거리며 돌아가는 다이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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