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는 불교 교단의 법전에 해당하는 율장이 있고
이 율장에 적힌 율 조항들에 기반해 승려의 잘잘못을 가리고
교단 운영방침의 기반으로 삼음.
이 율장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동북아 불교가 사용하는 '사분율'에 보면
석가모니불께서 왜 룰을 정했는지에 대한 일화가 나옴.
부처님 시절에 마왕의 농간으로 기근이 들어 탁발을 제대로 못해
말먹이용 보리를 얻어 만든 건반(보존용 말린 밥)을 갈아
간신히 허기를 모면하고 있을 때였음.
당시 목건련 존자가 신통력으로 북쪽 대륙인 울단월에 가서
곡식을 얻어오려는 것을 부처님이 말리고 계셨는데
옆에서 조용히 사유하고 있던 사리불 존자가 궁금증이 생겨 질문을 함.
사리불 존자의 질문은
'어째서 다 같은 부처님 가르침인데 어떤 부처님 가르침은 오래 전해지고,
또 어떤 부처님 가르침은 오래 가지 못하고 잊혀져 사라졌는가?'였는데
이에 석존께선 "가르침을 널리 펴고 계율을 정한 부처님 시절 불교는 오래 갔지만
가르침을 널리 펴지도 않고, 계율도 정하지 않은 부처님 시절 불교는 금방 사라졌다'
라고 답해주심.
이때 사리불 존자가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가도록
계율을 정해 주실 것을 청하는데, 여기서 나온 석존의 답변에서
석가모니의 불교의 룰에 대한 관점이 나옴.
석존께선 사리불 존자에게 '아직 유루의 법(잘못)을 범한 승려가 없으니
잘못을 범한 승려가 나오면 그때 계율을 정해야 잘못을 끊을 수 있다'
라고 답해주시는데, 이는 특정 사건이 터졌을 때 그에 맞는 법률을 정해야
앞으로 똑같은 일이 터졌을 때 판단기준으로 삼아 문제를 해결하고
그래야 교단이 오래 갈 수 있다는 석존의 생각을 보여주는 부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