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협회 망년회로 계곡에 펜션을 잡고 바베큐를 한 적이 있었음.
이런 곳이었는데
협회장님이 이걸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모름.
한달 전부터 술만 마시면 바베큐 기대된다고 어린아이처럼 들떠했음.
이 바베큐 참가인원은 12명이었는데 협회 내부 인원이 6명, 외부 협력인원이 6명이었고,
나와... 이하 A라고 칭하는 협회장님의 충신 한명을 포함한 외부 협력인원 셋이 먼저 가서 바베큐를 준비하기로 했음.
집합시간은 오후 7시 30분으로 하고 준비인원은 6시에 다같이 모이기로 했는데...
오후 4시부터 예정에도 없던 폭설이 쏟아지는것과 함께 급격한 기온하강으로 영하 21도를 찍음.
숯이랑 번개탄, 고기... 그리고 그 외 잡다구리한것들을 구매해 산 속에 있는 펜션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는것까진 괜찮았음.
차에서 내리는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걸 직감함.
이 추위는 말이 안되는데?
나: 우리 바베큐장 외부 아니었나요?
A: 외부로 알고있는데.
나: 이거 외부에서 해도 되나요? 냉삼 굽다 우리가 냉동되면 본말전도잖아요
A: 그래도 해야죠... 회장님이 외부 바베큐장을 그렇게 좋아하시는데.
A의 말은 틀린말이 아니었음.
회장님은 실외에서 술까는걸 정말 좋아했고, 외부테이블 있는 술집이 있으면 내부가 아무리 깔끔해도 밖에서 먹는 사람이었음.
펜션을 여기 잡았던 이유도 회장님이 '외부에 바베큐장 있는데면 좋겠다'라는 말 때문이었고.
우리 셋 모두가 논리정연하게 영하 21도, 계곡 칼바람이 부는곳에서 고기를 굽는건 자1살행위라는 사실을 서로에게 각자의 목소리로 설명했지만
삼인일색의 목소리는 몰아치는 칼바람에도 변치않는 소나무처럼 꼿꼿한 회장님의 취향을 맞춰드려야한다는 A의 충심에 묻혀버림.
그렇게 혹한기 바베큐 훈련이 시작되어버리고 말았음.
나: 우리 생삼겹살 샀죠?
A: 네
나: 이젠 아니야 냉삼이야...
A: 미친
부랴부랴 고기와 술의 동파를 막기위해 사온것들 전부 펜션 안으로 옮기고 보니
인간은 냉동고에, 고기는 따뜻한 장판위에 올라간 아이러니한 상황에 역학관계가 뒤바뀌지 않았나 내가 왜 도축된 돼지고기와 역지사지를 겪고 앉았나 하는 철학적 고민에 빠져 그만 따뜻한 장판위에 앉아 고뇌의 시간을 갖고있으니
'아 씨1발 나와요! 혼자 따뜻하게있어! 개1새끼다 진짜'
라는 A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 밖에서 들려옴.
결국 세 남자가 머리를 맞대 추위는 나눌수록 좁밥이라는 정신나간 논리를 펼쳐 함께 얼어 뒤져보기로 결정함.
전신 말단에서 천천히 감각이 사라져가는 공포를 혹한기 이후 참 오랫만에 느껴봤음.
와중에 A는 그래도 다들 도착하면 좋아하지 않겠냐며 열심이었고...
7시 30분 도착예정이던 회장님은 폭설로 정체된 도로로 인해 8시 30분에 도착하셨음.
그 정체된 시간동안 뒤집어진 냉동삼겹살과의 역학관계로 인해 전신 말단에 감각을 잃어버린 우리 셋은 그래도 이 미친날씨를 뚫고 바베큐를 완벽히 준비했다며 뿌듯해하고 있었음.
그 뿌듯함은 도착하신 회장님이 단 10분만에
"와 씨1발 존나 추워! 안되겠다! 들어가자!"
라고 말씀하시자 마자 파괴되었지만.
그런데 회장님이 펜션 들어가시려는 순간 갑자기 A가 회장님 앞을 막아섬.
A: 안됩니다.
회장: 왜그래?
A: 회장님 저희 여기서 2시간 반동안 셋이서 준비했습니다. 회장님 좋아하시는 야외 바베큐 세팅하느라고.
회장: 야잇 씨 미안하다! 그러니까 왜 시키지도 않았는데 미련하게 그랬어!
A: 저희만 미련하면 존나 억울해서 안됩니다.
회장: 그럼 어쩌자고?
A: 바베큐 끝나기 전까지 아무도 펜션 못들어간단 말이죠
회장: 야! 이러다 우리 다 동사해! 미1친놈아!
나또한 동사 일보직전이라 회장님께 동의했지만 A의 '여기 모인사람 모두가 얼어뒤지는 느낌을 겪지 않으면 우리 셋이 억울해서 안된다'는 논리정연하고 타당한 의견에 거부권따윈 없었음.
뭣보다 A의 눈에 일렁이는 칠흑의 의지가 무서웠고.
결국 그 강직한 '내가 죽어도 여러분 모두 같이 죽이겠다' 마인드의 A 앞에 아무도 펜션안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했고
'라면 끓여올사람?' 이라는 말에 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앞다투어 냄비로 돌진하는 진풍경을 만들어냄.
너무 추워서 외부 부르스타로 라면물이 안 끓으니까 라면 끓이려면 펜션 내부 가스레인지 써야됐거든.
라면 끓이는 시간동안은 안에 들어가있을수 있으니까.
그렇게 바람부는 영하 21도 날씨에 야외에서 새벽까지 붙들려 술판을 벌인 회장님은 이후 일주일을 앓아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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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우리 생삼겹살 샀죠? A: 네 나: 이젠 아니야 냉삼이야... A: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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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파드 만화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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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장님 뒷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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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일단 돌발상황이 발생했으면 보고를 하라고 ㅋㅋㅋ 바깥온도 영하 20도 넘는데 오시겠습니까 물어나 봐야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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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 a는 로이드도 거를 타입인걸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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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신인척 하는 스파이아니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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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조차 공평하게 멕인 A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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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 a는 로이드도 거를 타입인걸ㅋㅋㅋㅋㅋㅋㅋㅋ | 24.01.22 22:5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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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무서운건 거기에 저런 사람 있었어 어텀이라고... 그쪽은 폭우가 쏟아지는 밤에 야외 정자에서 밥먹자는 광인이었지 ㅋㅋ | 24.01.22 23:0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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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a가 로이드 포지션 아니고요? | 24.01.22 23:0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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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들어가면... 따뜻한 장판 위에서... 삼겹살을 구울 수 있다고...? 허나 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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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을 위해서는 충성을 다하는 존재를 바칠 수 있어야 함 | 24.01.22 23:0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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