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이것이 문제다 〈4〉
잡음 많은 카세트 녹음기
『녹음을 했다가 재생시키면 잡음이 심하고 음질도 나빠요. 불량품일까요』
서울 서대문구 불광동 김정희(金正姬)
『버튼이 조잡하고 작동이 잘 안 돼요. 테이프가 돌다가 멈추거나 그냥 헛도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울 성북구 삼선동 정영택(鄭永澤)
오디오 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카세트 녹음기는 취급이 간편하고 비교적 값이 싸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큰 인기를 차지, 외국어 회화 학습, 노래 연습 등 쓰이는 범위가 상당히 넓다.
마이크를 통해 들어온 소리의 크기를 전류의 강약으로 변화시킨 뒤 이 전류의 정도에 따라 산화철이나 산화크로뮴 가루를 바른 테이프를 자화(磁化)시킴으로써 소리를 기록하게 된 것이 녹음기의 원리. 따라서 녹음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리를 녹음 또는 재생시키는 데크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아직 완전 국산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녹음기 불량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즉 데크의 여닫이 문이 약한 재질로 연결되어 쉽게 파손되거나 데크의 모터 불량, 헤드 부분의 이물질로 인해 녹음 및 재생이 불가능하다는 등등.
데크 부분 중 가장 중요한 곳은 헤드인데 이물질이 끼어 있을 때는 음이 작고 음질이 좋지 않으며 음이 찌그러지거나 심하면 녹음이 불가능할 때도 있다. 이 때는 일부 회사에서 주고 있는 헤드 클리너를 이용하거나 부드러운 헝겊에 알코올을 묻혀 헤드 부분을 가볍게 닦아내면 된다.
카세트 녹음기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판되기 시작한 것은 77년경. 요즘은 고급화, 고성능화된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 고발 중에는 취급자의 무리한 취급으로 고장이 난 경우도 많으므로 사용상의 주의점을 잘 알아두어야 한다.
첫째 녹음할 때 음이 너무 크면 즉 입력(入力)이 너무 세면 음질이 나빠지므로 음 크기 표시판을 보면서 약간 낮게 잡도록 한다.
둘째 항상 좋은 음질을 감상하려면 클리너나 알코올로 헤드 부분을 수시로 닦는 것이 좋다.
셋째 헤드 부위에 자기(磁氣) 성분을 가진 드러이버나 가위 등이 닿게 되며누 헤드가 자화(磁化)되어 잡음이 나오므로 주의할 것.
넷째 카세트 테이프가 느슨해진 채로 녹음과 재생을 하면 테이프의 헤드 터치가 나쁘게 되고 때로는 테이프가 휘감겨버리므로 느슨해진 테이프에 육각형 연필을 넣어 감도록 한다.
다섯째 테이프는 자성(磁性)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기(磁氣)를 띠면 안 된다. 따라서 앰프 위나 모터, 스피커 등에 테이프를 가까이 놓지 않도록 하며 고온다습한 곳, 먼지가 많은 곳,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곳을 피하도록 한다.
여섯째 빨리감는 동작을 오래 방치해 두면 음 크기 표시판이 변동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가능한 한 일정한 속도로 감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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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5월 24일자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