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조선 관리가 사표내는 흔한 방식

[봉완미]

영조 20년 2월 27일 을해 2번째기사

황해 수사(黃海水使) 박문수(朴文秀)가 아뢰기를,

"당선(唐船)이

이하생략

비선 20척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만 본영(本營)의 재력으로는 실로 착수하기가 어렵습니다. 감영의 유고전(留庫錢)과 병영의 별비전(別備錢) 각 2백 민(緡), 상정미(詳定米) 50곡(斛)을 특별히 획급해 주도록 허락하면 제때에 배를 만들어 쓸 수 있겠습니다."

하였다. 좌의정 송인명이 그 말을 따를 것을 청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충무공(忠武公) 이순신(李舜臣)은 간과(干戈)가 극렬한 가운데에서도 능히 전선(戰般)을 만들었었는데 옹진(瓮津)이 아무리 피폐되었다고 해도 돈 4백 냥을 마련하지 못하여 이런 청을 한단 말인가? 수신(帥臣)은 추고하고 스스로 마련하여 배를 만들게 하라."

하였다. 형조 참판 이주진(李周鎭)이 말하기를,

"황해 수사가 새로 부임했기 때문에 이런 요청이 있는 것입니다만 1년에 거두어 들이는 어리(漁利)가 4,5천 냥에 가까워서 그 재력이 호곤(湖閫)에 견줄 바가 아닙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임금에게 어떻게 영곤(營閫)에 있는 물력(物力)의 풍박(豐薄)에 대해 비교하여 진달할 수 있는가?"하고, 이주진을 추고하라고 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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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박문수: 해적때문에 군선좀 만들어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함요

영조: 이순신은 알아서 했는데 넌 왜 못해?

이주진(형조참판): 박문수가 이번에 새로 부임해서 그래요. 그 동네가 좀 가난함

영조: 너 이 새끼 건방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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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년뒤

영조 26년 7월 3일 계묘 3번째기사

호조 판서 박문수(朴文秀)가 상서 하였는데, 대략 이르기를,

"지금 양역(良役)의 폐단은 하늘에 사무쳤으니, 어찌 소소한 경장(更張)과 추이(推移)로 구제할 수 있는 일이겠습니까?

~생략~

하나의 통영인데도 원균(元均)이 장수가 되니, 군대 전체가 패망하고, 이순신(李舜臣)이 장수가 되니 가는 곳마다 겨룰 만한 상대가 없었습니다. 통영도 이러한데 소소한 진보는 말할 것이나 있겠습니까? 하물며 이순신 당시에도 이렇듯 허다한 진보가 있어서 힘이 되어 주었습니까? 이제는 그 중 긴요치 않은 진보 4, 50곳을 혁파하고 가장 요해처에 대진(大鎭)을 두어 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습니다.

~생략~

용병을 도태한다는 것은 무엇을 이름이겠습니까? 국고를 탕갈시킴은 쓸데없는 군병보다 더함이 없습니다. 지금 서울에 있는 군문으로 말하더라도 군영의 이름이 너무 많고 쓸데없는 비용도 심히 많아 식자의 깊은 걱정거리가 되어 왔습니다. 금위영의 설치는 다른 영문보다 가장 늦어서 전후로 여러 신하들이 혁파를 청한 것만도 한두 번에 걸쳐 그친 것이 아니므로 공의를 알 수 있겠습니다. 지금 양역에 폐가 생겨 장차 나라가 망하게 되는 데에 이르게 될 판국이니, 군문을 그대로 두고 나라를 병들게 하는 것과 군문을 혁파하고 나라를 이롭게 하는 것과는 어느 쪽이 낫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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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박문수: 이순신이 조낸 쩌는겁니다. 예산부족이 제 잘못은 아니라니까요.

박문수는 저 상소와 함께 사표도 같이 제출했다. 영조는 당장 튀어 오라고 했으나 등청하지 않았다고함.

[프라먀]

저 박문수가 그 어사 박문수야?

[봉완미]

어 그 박문수 맞아.

[제왕적국회의장]

ㅇ

[엘드릿지]

꼬운 상사한테 사표던지면서 한마디 하고갓구만 ㅋㅋㅋㅋ

[루리웹-412845665]

돈도 안주고 막으라고만하고 위로 그분을 앉혀놓았으니 튀어야지.

[봉완미]

비교를 해도 사람이랑 비교를 해야지 군신이랑 비교하면서 넌 왜 못하냐고 했으니 나라도 빡침.

[엘드릿지]

넌 왜 기계어로 코딩을 못해? 저어기 존 폰 노이만인가 그사람은 햇는데?

[봉완미]

옆에 선배가 신입이라 그렇다고 쉴드쳐줫다가 징계먹는 기가막힌 상황.

[사람걸렸네]

[얗얗]

이순신도 게장을 주고 다니진 않았다!

[Sole Survivor]

그렇다고 저기서 경영하고 돈 걷으면 역적으로 처형할거지?

[빠오왕]

아.. 뭔가 어렵다

[사라다이]

조선시대도 가만보면 졸라 골깜.

중앙집권이 잘되서 왕의 힘이 존나 강한것 같은대도. 정작 관리들이 살살 간보면서 엿먹이는 모습들이 보임.

[elder_king]

왕권이 ㅈㄴ쎈데 그 왕권 좀 쓰려고 하면 응 너 그거 쓰면 폭군 신하들 말 잘드어야됨 안들으면 느그애비 엿먹이는거 느그애비때도 안 그랬음 이 ㅈㄹ을 졸라게 많이 했음

[얗얗]

왕권 만큼이나 체면과 명분이 중요해서 외줄타기 오짐 ㅋㅋㅋㅋ
죽여주시옵소서!-> 응 죽이면 너 쫌생이 폭군

[페로페로페로]

근데 그러라고 만든 국정 시스템 맞음

[Sabot]

종묘사직을 생각하여 주소서 -> 응, 니 애비 할애비 얼굴 좀 생각해라
전하, 죽여주시옵소서 -> 진짜 죽이면 폭군으로 기억되는거 알지?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신하들도 적당 선을 지켜야했음

[어머니아버지둘다탈모유전자보유]

태종이 신하들 다 줘패서 왕중심으로 권력집권함 아들 세종이 신하들도 힘써야지 하면서 풀어주고 신하들이 뭐라그러면 말로 줘팸 그아들 세조때 지가 왕위 찬탈해서 왕 중심으로 다시 바꿈 성종때 신하끼리 파벌 나누게해서 싸움붙임

[수치스러운것에저항하라]

전하!
(즈어어어언하!!!!)
이러한 하명은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
(니 애비 할애비도 그딴 미.친 짓은 하지 않았사옵니다!!!)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전하!
(시.발 제발 말을 하면 들어 쳐먹으시옵소서, 즈어어언하!!!!)

[사라다이]

이런거 보면 우리나라가 왜 욕이 발달했는지 알겟다.

윗대가리부터 어떻게 선안넘고 맥일수 잇는지를 연구했음.

[★봉봉★]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 님 도르신?

[Wa!SANs!]

세조는 ㅎㅎ

[루리웹-9369716108]

정도전이 원한 건
핏줄로 결정되는 왕은 상징물로 놔두고, 능력을 증명해서 고위직에 오르는 정승들이 주도해서 국정을 이끌어나간다 라서
왕권과 신권의 조화보다는 일본식 덴노-쇼군에 더 가깝지 않나

[현무킥]

묘하게 민주적... 최소한 세종대 이후로는 '명예혁명' 이후'귀족 민주주의' 영국 수준은 됨..

[열혈혼]

세조는 왕중심으로 바꾸려고 했지만 능력이 ㅈ이라 공신들이 다해쳐먹었다.

[선진위탁경영화된 테카맨]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초 고인물과 뉴비랑 비교하는거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엘드릿지]

박문수 끕 정도되면 뉴비는 아니지

그냥 상대가 너무 사기엿을 뿐이야...

[로코로코코]

초고인물 vs 레전드로 보는게 맞지...

[루리웹-0339219186]

박문수도 정치고수에 빠른판단으로 지 모가지걸고 수재민 살린 적도 있음
가끔 뻘소리 하는데 그게 청치줄타기 하다가 모가지 잘릴까 싶어서 일부러 연기했다는 썰도 있고
절대 뉴비소리 들을만한 사람은 아닐걸
왕도 그래 박문수 쟨 원래 저러니까;;; 라고 했을정도

[기끟이]

애초에 조선이 가난한 나라라...
세종때 화폐도입실패했다는 이야기 듣고 좀 그랬음.

[라인시에르]

조선이 상업이 발달하기에는 애매해서 그럼 조선 초기내지 중기 까지만 해도 세수가 다양화 되어서 광해군 때부터 쌀로 통일 되기 시작하고 상업이 발달 되면서 화폐 정책이 통하기 시작함 괜히 금본위제 기축통화 이런게 있는게 아님 신뢰가 없는 돈은 돈이 아니라 종이쪼가리임

[루리웹-9369716108]

세종 때부터 경제에는 고질적인 문제가 여러가지 있는데

화폐로 사용할 귀금속이 거의 없고, 왕, 관료들의 경제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온갖 헛짓이 발생함.
그 헛짓 중 대표적인데 화폐 쓰라고 해놓고 정부에선 화폐를 안 받는다거나 하는 짓

[긁힌 상처]

ㅠㅠ

[ldiixl]

근데 이건 이야기 보면 박문수가 임명되자마자 추경요청해서 그런거라던데

[ldiixl]

지방예산 확인도 안하고 추경해달라해서 저랬던걸로 기억

[봉완미]

아 그거까지는 뒷이야기를 모르고 있었다.

[불꽃저그]

근데 저 상황은 당시 400냥이 어떤 금액인지,
전후의 해당 지방 고을 예산에서 400냥이 어느정도 금액인지를 봐야 제대로 알 수 있음

[불꽃저그]

막말로 지금도 지자체에서 뭐만 하면 중앙에다 예산 증액 요청 하는데, 다 안 받아주듯이, 저 시절에도 마찬가지임.
영조도 “옹진이 아무리 요즘 상태가 안좋아도 400냥이 없냐?” 라고 반응하거고 이순신 이야기는 사족 같은거지

[이나바 테위­]

문제는 그 사족자체가 너무 어그로가 쎘지

수백년지나도 상향재평가만 있는 분을 예시로 썼으니

[불꽃저그]

오히려 그런 측면에서 고려하면
충무공의 위상에 대해 지금 우리가 가진 것과 영조 때와의 차이가 크다는 것도 가만해야함.
물론 영조시기에도 이순신의 위상이 결코 단순 명장 레벨은 아니긴 했지만,
이후 이순신은 정조 때
구한말-일제강점기 민족주의자들,
해방 이후 꾸준한 연구성과 누적(민족주의 기반연구)
등의 구 수백년간에 상향재평가를 겪은 상태지만
저 시절엔 아직 그정도 까지 상향재평가가 이루어진건 아님.

[불꽃저그]

게다가 저기서 영조가 비교하는 것도
전란기에 중앙에서 예산 끊긴 상황에서 적 함대랑 싸워여 하는 이순신vs평화로운 시기에 지방 수령하면서 밀항선이나 잡는 박문수로 비교했을 때,
이순신의 능력이 박문수보다 압도적으로 높다고 가정해도 이순신이 처한 상황도 박문수보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 과연 ㅈ도 쓸데없고 꼬장만 부리는 사족인가? 하면 그것도 생각해볼 필요는 있음

[에르키스]

오히려 저때가 임란때랑 가까워서 명성이 더 쩔었을 것 같은데

[봉완미]

그런데 저 회의에서 형조판서가 박문수가 부임한지 얼마 안되기도 했고 그 동네가 예산이 후달린다라고 쉴드쳐준거 보면 영조의 지침이 좀 무리한건 맞긴 한듯해.

[제이디엘]

짠돌이 영조니 저 상황이 납득된다 ㅋㅋㅋ

[리예의 약장수]

저것 때문에 충무공은 후배 맘을 모른다고 졸라 깜

[마지야박그네]

박문수랑 영조 사실 존나 친한사이 아니였음?

[비월신검]

그러니 사표 까지 내고 오라고 해도 안가고 개긴거 겠죠 ㅋㅎ

[루리웹-9932038779]

그렇게 말하니까 갑자기 시트콤 되는데

[봉완미]

ㅇㅇ 사실 존나 친한 사이.

[봉완미]

박문수 파벌이 역모에 휘말려서 풍지박살날때도 영조가 박문수는 지켜줬을정도니까.

[박봉출]

영조때 이순신처럼 자체적으로 군 운영하고 경제까지 손대면 바로 역모로 폭풍상소받고 의금부 압송 직행일걸?

이순신 능력이 좋은 것도 있지만, 당시 상황이니까 그런 게 용인된 거지, 막상 영조가 하라 그래서 이순신 한 것 처럼 하면 바로 '이 역도새.끼!'하면서 영조가 노발대발 했을 걸?

[비월신검]

니트로 박사!!!!!

[눈팅만이 살길이다]

참고로 당시 1냥 = 쌀한가마 (포대) 가격이니 요즈음 5만원 언저리와 엇비슷

[아이리오 아키]

쌀 한가마니는 80KG아님? 20만원 아닌가

[비월신검]

5만원 이면 여주 이천쌀 20kg 한포대 값

[루리웹-9369716108]

그렇게 1대1 비교할 수 없는 게 경제라서...
단순 화폐가치가 아니라 당시 임금이나 생활비 등 여러 면에서 고려해야 함.
만석꾼이 화폐가치만 보면 억 단위 밖에 안 되지만 실제 영향력 면에선 거의 재벌급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