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계는 명나라 말기의 신료로서, 병참과 전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서구 문물에 일찍이 눈을 뜬 인물이었다.
그는 유럽의 캘버린 포의 가공할 위력을 일찍이 파악하고 있었고 그 서구병기를 명군의 화기로 채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상소를 올렸다.
그 과정이 만만치는 않았으나 서광계는 결국 자신의 의지를 관철했다.
그렇다면 대포는 어디서 들여오는가? 바로 포르투갈이었다. 당시 마카오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무역거점으로서 활약하고 있었는데
덕택에 그 곳에 있던 포르투갈인들은 명과 가장 빈번히 접촉할 수 있는 서양인들이었고, 서광계는 그들로부터 캘버린을 1차적으로 도입하여 북부 지역으로 공수해왔다.
명은 이 대포를 홍이포라고 불렀는데, 네덜란드인(홍이)들이 만들었다고 하여 붙인 것이다.
(네덜란드 계통 캘버린을 들여온 것은 맞으나 거래대상인 포르투갈인들은 자신들은 네덜란드인이 아니니 구분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명은 홍이포를 그냥 홍이포라고 했다.)
영원에서 홍이포는 놀라운 위력을 선보였다. 비단 영원이 사수된 이유가 홍이포 때문만은 아니었으나, 그 위력은 확실히 큰 도움이 되었다.
이로 인해 후금의 한, 누르하치는 영원을 넘지 못하고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영원의 싸움으로 인해 명나라건 후금이건 모두 "거포 홀릭"에 빠졌다. 명나라는 홍이포를 추가로 확보코자 했고, 후금도 홍이포를 노획, 모방하고자 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명, 후금 양측 모두 홍이포를 보유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