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군대에서 군수과 일하면서 답답했던거 존나 많음

[나15]

군대에서 보급 신청하는것도 결국 예산 반영되니까 막 신청할 수는 없는건 맞음.

근데 시발 군수과 존재의 이유가 보급을 위해선데 필요한걸 안해주는건 이해가 안감.

내가 군수과에서 일했는데 악명 높은 K-2가스조절기 같은것부터 시작해서 많은 보급품들은 대부분 단위부대 소모삭제품임.

이게 무슨 말이냐하면 요런것들은 평소에도 손실이 자주 발생하고 정비 들어가기도 애매한 물건이니까

각 부대에서 알아서 손실나면 재산목록에서 삭제하고 필요한만큼 다시 신청해서 받아 쓰라는 얘기임.

일단 멀쩡한거 해먹었으면 당연히 까이는것도 맞고 예산이 무한한게 아니니까 아껴써야되는건 맞는데

걍 한소리하고 말면 될걸 사람 잡아먹을듯이 뭐라하고 협박하고 겁주고 하는거보면 뭔가 싶었음.

치장품목도 아닌데 검열 대비한답시고 창고에 짱박아둬서 곰팡이 슬게 하거나

여유분 만들어놔야한다고 전산장부랑 실제장부 따로 만들어서 쓰고 짱박아두다보니 어디에 있는지 찾는데 한세월인 등등

배치받아서 일해보니까 왤케 소통 안하고 주먹구구식 전시행정하는가 싶고 이게 한국 군대의 현실이구나 싶기도 했음.

결국 군수과장이랑 쇼부봐서 내 군생활 내내 독자적으로 재고조사해서 현물이랑 전산장부 일치화하고

창고물품 품목별 용도별 사용빈도별 분류 다시해서 재배치하고

틈만나면 ㅅㅂ 짱박아둬서 3달 전에 받은게 창고에 있는 부식 엿같은거 쿨탐 찰때마다 뿌려서 공간 차지하던거 없애버림.

그 외에도 검사 다 해놓고 안되는데 조치 안하고 짱박아두던 구형 무전기 같은것도 다 부속품 새로 신청하거나 정비 넣어서 해결하고

여튼 개 답답하고 븅신같은거 존나 많았는데 그런거 조금씩이나마 고치다가 전역했는데

문제는 후방이라 전역할때까지 부사수가 안와서 인수인계서 하나 달랑 남겨두고 전역했는데 지금은 어찌되었을라나 모르겠다.

[AbsoluteOne]

수송:군수과 기름 좀

[나15]

우리는 사단 본부 내에 있었던지라 내가 용지 뿌리면 수송부에서 알아서 기름 넣고 자료 기입해서 나한테 제출하면 되는 구조라 편했었음.

[나15]

나 말년때 신병이 행군 중에 잃어버려서 내 서랍 안에 굴러다니던거 줬던 기억이 나네. 그 당시에 존나 웃겼던게 부대장이라는 사람이 가스조절기 괴담에 낚여서 이거 큰일나는거 아냐? 어떻게 처리하지? 이랬음ㅋㅋㅋㅋㅋ

[슈퍼굳건이]

전장비와 전군재물조사는 잊지못할 이벤트였음

[나15]

존-나게 헬이지 검열관이 PP박스 하나 까서 품목 확인하는데 번호 안맞으면 지옥 열리는거

[철학도 릴리]

다들 비효율적인가 알아도 금방 전역하니까 바꿀려고 안할껀데;; 대단하네...

[나15]

나도 내가 성실해서 했다기보다는 걍 부대가 후방인데 관리하는 물자는 많고 사람은 없어서 효율화를 안하면 현장에서 일해야하는 내가 뒤질판이라 조금이라도 편해보려고 한거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