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신들과의 만남 (1)
“이봐. 독방에 지내니 심심하지 않아? 애초에 그러려고 수감시킨 건데. 여긴 슈퍼맥스니까.”
“간수인 네가 말을 걸지 않으면 그렇게 되겠지.”
“어이쿠, 입 실수.”
오랜 세월 동안 바닷속에 있는 감옥의 한 독방에 갇혀있는 나는 명상으로 시간을 때우다가...
“?”
내 옆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느낌에 옆을 봤더니...
“웃차!! 도착했다~!!”
남미 스타일의 청년이 불쑥 나타났다.
“!?”
“뭐야!? 누구야!?!?!”
“? 뭐야 이 좁은 곳은? 저기.”
“.. 뭐지?”
“여긴 어디야?”
“감옥이다. 바닷속 감옥.”
“에에.. 그런 답답한 게 이 세계에도 있어? 재미없게~.”
뭐야 저 녀석? 마음이 애인데, 순간이동!?
“긴급경보 긴급경보!! 제모 남작 수용실에 침입자가 나타났다!! 제압군을 이리로 보내!!!”
“저기, 나와 같이 밖에 나가서 놀자~!!”
“뭐? 놀자고?”
“가자~!”
그 청년이 밝은 모습으로 내 오른팔을 잡더니...
“후우우우~!!”
나와 함께 이 독방에서 사라졌고...
“일났다..!! 제모 남작이 탈옥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라진 나와 그 청년은...
“제대로 도착~!!”
“!?”
중화거리 한가운데에 나타났다.
“여긴..?”
“와~!! 사람들이 많아!! 즐길 거리도 많고~!!”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이동당한 나는 당황하면서 주변을 둘러봤고, 마침 스마트폰이 보이자...
“빌리지.”
“잠깐!!”
그 스마트폰을 강제로 빌려서 지도로 내가 있는 장소를 알아봤다.
“!!.. 중국 상하이..”
“?”
“여기는 중국의 상하이라는 도시다.”
“헤에~, 여기가 상하이라는 도시구나. 밝아서 좋아~!”
스마트폰을 돌려준 나는 이런 황당한 일에 휘말려서 두통을 느꼈지만...
“그 전에..”
눈에 띄는 죄수복으로는 경찰에게 잡힐 위험이 있어서 마침 골목길에서 담배나 피는 청년들에게 다가가...
“? 뭐야 저 아재는?”
“그 옷 내놔.”
바로 그 청년들을 제압해서 그들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으으.. 죄수야..?”
“입 다물고 있어.”
그러고나서 주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있는 그 청년에게 다가가...
“와~!!”
“이봐.”
“?”
“너는 누구...”
“아!! 이름을 묻는 걸 깜빡했네!!”
“저기..”
“야야, 네 이름은? 네 이름은 뭐니!?”
“... 제모라고 불러라.”
“제모.. 특이한 이름이네.”
“너는?”
“나? 나는 전쟁신 테스카틀리포카!!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어~!!”
“전쟁신?”
그 청년의 이름을 알아냈다.
2화 신들과의 만남 (2)
“테스카틀리포카.. 테스카틀리포카..”
그러니까, 아즈텍 신화에 나오는 신이라고 들었는데..?
“테스카틀리포카.. 정말로 그 케찰코아틀과 싸웠던?”
“아.. 말하지 마.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다가 케찰코아틀에게 얻어맞아서는..”
“역시, 그 창세신들 중 하나군.”
“치사하지 않아!? 내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 몽둥이로 나를 때리고는 물 속에 던져서 왕좌를 뺏었다니까!! 내 전성기였는데..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그래서 이 세계에 온 거야? 무엇을 위해?”
“세계 구경을 하기 위해서!! 이 멀티버스에는 신기하고 신나고 즐거운 세계들이 많아! 나는 그 세계들을 다 가보고 싶어~!! 그래서 돌아다니다가 제모 너와 만난 거야!”
“물 속에 던져졌다고 수중감옥으로 나오다니.. 안 웃겨..”
“저기저기! 모처럼인데, 같이 이 세계 구경을 하면서 안내해주면 안 돼~?”
“뭐? 무슨 소리야?”
“여긴 이제 질렸어. 다른 곳으로 가자~!!”
“이봐, 잠ㄲ...”
테스카틀리포카가 제멋대로 나를 데리고 이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놀라워~!! 인류가 이렇게 성장해서 좋은 것들을 만들었어~!! 역시 여행하길 잘했다~!!”
“이봐.”
뉴질랜드의 한 도시에서 각종 관광품을 들고 있는 나는 테스카틀리포카를 잠시 불렀다.
“제모제모!! 다음엔 어디로 갈까!? 서쪽!? 아님 동쪽!?”
“적당히 좀 해. 나는 네 안내원이 아니라고.”
“에에~엑!? 그럼 누가 세계를 안내해줘?”
“다른 사람을 불러. 나는 돌아가련다.”
돌아갈 테니 나를 데리고 다니지 말라고 확실히 말하기 위해..
“하지만 제모제모! 이대로 돌아가서 감옥에만 있을 거야!? 그럼 아무 재미도 즐길 수 없잖아!”
“내겐 그럴 필요가 없어. 그럼.”
“잠깐만!!”
이렇게 확실히 말하고 돌아가려던 찰나에...
“찾았다.”
“!?!?”
어느 살기가 담긴 목소리에 내 몸이 멈춰지면서 공포에 떨었고...
“뭐야..?”
나는 그 목소리가 울린 앞을 봤는데...
“여기에 있었군, 형제.”
“아, 케찰코아틀!!”
“에?”
그건..
“네가..!!”
태양, 비, 지식, 장인, 의술, 죽음, 지혜, 풍요, 수많은 것들을 관장하는 뱀신 케찰코아틀이었다.
“여기서 네 녀석의 전능을 얻어서 재창조를 실현하겠다!”
“그~러~니~까~! 아직 둘러보지 않은 세계들이 있으니 하지 말라고!”
“뭐라고?”
재창조..라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봐.”
“뭐냐, 인간.”
“네가 말하는 재창조는 무엇이냐? 우매(愚昧)한 인간에게 알려주는 것이 신의 의무이지 않은가?”
“흥. 세계를 소멸시켜서 처음 그대로 되돌리는 것을 말하는 거다.”
“세계를 소멸..!?”
“이 멀티버스 곳곳의 세계들은 인류에 의해 고통받고 있다. 전쟁, 기아, 독재, 여러 이유로 인해 인류는 세계를 멸망시켜 ‘라그나로크(세계 종말)’를 일으킬 거다. 그러니 나는 세계의 유지로서 위급한 몇 개의 세계를 원래대로 되돌려서 인류의 생명도 되돌리는 것으로 라그나로크를 막을 거다!”
“라그나로크를 막기 위해서라고..!?”
“케찰코아틀! 그 방식은 나쁘다고!!”
3화 신들과의 만남 (3)
라그나로크.. 멀티버스를 인지한 자들은 세계 종말을 라그나로크라고 부른다. 그걸 저 신이 막는다고..?!
“그렇게 악의가 많이 있어도 더 좋은 것도 많이 있어! 라그나로크를 막겠다고 그걸 없던 걸로 되돌리면 안 된다고! 내가 보지 못한 좋은 것들을 없애면 안 돼! 땍이야!!”
“다물어라!! 종말을 막으려면 세계를 처음으로 되돌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네 녀석이 가진 전능(全能)이 필요하다!”
케찰코아틀이 옆에다가 비를 내리게 하더니, 거기에다가 오른손을 내밀자...
“!!”
비가 거대한 낫으로 뭉쳐지면서 케찰코아틀의 오른손에 쥐여졌고...
“나의 대적자여, 지금이야말로 본래 내가 가져야 할 전능을 회수하겠다! 이제 죽어라!!”
케찰코아틀이 나를 지나간 뒤에 테스카틀리포카를 향해...
“잠..!!”
낫을 휘두르려는 순간...
“!?”
“!!”
케찰코아틀의 앞에 어떤 옷가지들이 내려와 케찰코아틀의 앞을 가렸고...
“뭐냐..!? !!”
그 틈에 내가 밧줄로 케찰코아틀의 목을 감싼 바로 당겨서 끌어당겨서 넘어뜨렸다.
“있던 걸 전부 제로로 되돌리는 건 리스크가 너무 커. 확신이 없는 이상은 너무 위험해!”
“꺼져라, 인간!!”
그랬지만 케찰코아틀이 바로 일어서면서 나를 향해 낫을 휘두르자, 그걸 예측한 나는 그 전에 움직여서 피했고, 빗나간 낫이 거리를 크게 베어버린 뒤에...
“아아!! 관광 티셔츠가!!”
“이봐!!”
내가 테스카틀리포카에게 다가가서...
“당장 녀석이 따라잡지 못할 곳으로 이동해!!”
“뭐?”
“어서!!”
“어, 알았어!!”
테스카틀리포카의 능력으로 테스카틀리포카와 같이 다른 곳으로 이동됐다.
“어디로 가든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렇게 이동한 나와 테스카틀리포카는...
“후우.. 여긴?”
“다른 세계인가?”
“아니, 그렇게까지는 안 그랬는데.. 여긴 지구 아니지?”
“아마도. 우주 어딘가에 있는 문명 행성들 중 한 곳이겠지.”
문명이 고도로 발전한 어느 우주 제국의 수도에 도착했고...
“것보다, 너 전쟁신이잖아. 케찰코아틀과 안 싸워?”
“에에~? 형제와 왜 싸워? 그런 건 패륜(悖倫)이야!”
“웃기지 마. 게다가 네 세계 여행, 사실은 도주극이었지?”
“그건 아냐! 왕좌에 물러나서 자유가 생긴 덕분에 세계 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케찰코아틀이 나를 노리기 시작했어! 도주극만이 아니었다고, 제모제모!”
“제모제모라고 하지 마. 난감하군..”
하필이면 세계를 리셋시키려는 신과 싸우게 될 줄이야.. 만일 그 신이 이 세계를 리셋시킨다면..!
“내 가족의 죽음도 없던 일이 되겠지만, 추억도 없던 일이 되어버려..!”
“그럼! 나와 같이 케찰코아틀을 피해 여러 세계들을 돌아다녀...”
“아니, 케찰코아틀을 죽인다.”
“하아?”
“내가 아무리 악인이라해도 그 이전엔 인간이야. 세계를 멋대로 처음으로 되돌리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그러니 죽여서라도 막아야 해.”
“하지만, 내 형제를 죽...”
“너는 다물어. 그렇게 죽이기 싫다면, 내 손으로 죽이겠다.”
“너는 무리야! 신이라고? 너는 인간이고. 인간이 신을 이기는 건 절대로 불가능해!”
“가능해.”
“뭐?”
“신념과 인내심만 있으면 인간도 신에게 도전할 수 있어. 게다가 세계의 유지인 케찰코아틀을 죽이려면, 세계에 반역하는 아웃사이더들이 필요해.”
“아웃사이더?”
“뭐, 나 같은 나쁜 놈들.”
“그런 나쁜 놈들을 모아서 케찰코아틀을 죽인다니..”
“이건 세계를 건 싸움이야. 그러니 내가 악의를 모아서 나서야지.”
나는 신에게 싸우기 위해...
“나는..”
보라색 복면을...
“바론(남작) 제모니까.”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