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리플레이 저장과 공유가 되면 좋겠네요.
구독제의 컨텐츠를 즐긴다는 의미에서 동영상처럼 보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게임의 스토리 진행을 철권이나 에오엠처럼 리플레이 데이터로 저장하고 다른 이가 다시 재생할 수 있도록 공유되면 좋겠습니다. 유튜브로도 게임영상을 볼 수 있지만 화질이 떨어지고 음질도 다 담지 못합니다. 동영상으로는 시점변경도 불가능합니다.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긴 시간, 어려운 조작, 까다로운 길찾기 등 심리적 부담이 게임을 멈추거나 시도조차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머리를 싸매지 않고 영화를 보듯 편안하게 리플레이를 감상하면서 갓모드처럼 시점변경도 하면 영화와 다른 경험도 될 겁니다. 유튜브 세대에 게임패스 같이 접근이 쉬운 구독제로 게임을 좀 더 대중적으로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게임과 동영상
가끔 게임을 하고 싶어도 손이 안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동영상을 봅니다. 동영상도 부담이 될 때가 있습니다. 음악을 듣습니다. 그외 인터넷을 한다느니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며칠 전 퀀텀브레이크를 완료했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그런 게임과 영화의 조화였습니다.
1. 요즘 게임 용량이 너무 크다.
> 게임의 용량을 줄일 수 있다. 동영상팩을 다운로드나 스트리밍 한다. 물론 이 게임의 스트리밍 품질은 안 좋았다고 합니다. 마소가 넷플릭스 정도의 서비스를 했으면 어땠을까요.
2. 실사 영상이 게임 영상보다 인물과 주변상황을 더 세밀하게 전달한다.
> 게임의 인물은 표정이 별로 생생하지 않더군요. 게임이니까 그려러니 했는데 이 게임은 그것을 극복했습니다.
3. 스토리의 큰 줄거리는 동영상으로 굵게, 인물과의 관계는 게임으로 잔잔하게 표현한다.
> 문서나 대화, 수집품을 모으는 것이 게임의 묘미 중 하나라는 것을 테일즈오브어라이즈를 하고 느꼈습니다. 쉴 때의 대화가 몇 백개가 되는데 그 대화를 보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관음적 관심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이런 컨텐츠는 동영상으로는 시간적 제약이 됩니다.
4. 동영상은 플레이타임에 따라가지만 게임은 좀 더 여유가 있다. 생각할 여유가 있다.
> 참여가 없는 동영상은 쫓기기도 하고 느슨하기도 합니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그 템포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수준에서 경험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퀀텀브레이크는 영상과 게임이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이어갑니다.
게임과 고통
게임을 하다보면 길찾기나 점프같은 난이도가 있는 것에 짜증이 납니다. 절망이나 좌절 그런 것이 아닙니다. 취미로, 재미로 하는 것에 실패하면 짜증이 납니다. 고통을 즐기는 부류가 아닌 나는 매니아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게임 개발사의 창작을 존중하지만 그 고통을 설계한 자의 의도는 극히 사디스트적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마조히스트가 아닌 나로서는 분노하기도 합니다. 게임은 회사일이 아니라고..(드라마제목 회사는 학교가 아니라고를 돌려서 표현해 봄)
콘트롤에서 디비전2처럼 지시선이 없어서 길찾기가 조금 불편하더군요. 디비전2에서 키너를 처리하는데 방법을 잘 몰라 여러 번 죽었습니다. 하이파이러시에서 잔조를 처리한 다음 탈출할 때 통쾌함이 있어야 함에도 전혀 통쾌하지 않았습니다. 대화가 유머있지만 화면이 빠르고 동작도 빨라야 해서 짜증만 났습니다. 물론 끝내고 다시 생각하니 별 것 아니었지만 짜증은 가라앉지 않습니다(하이파이러시는 별로 땅기지 않는 게임이어서 간간히 하다보니 익숙하지 않습니다). 이런 순간일 때 플레이를 멈추려는 유혹에 빠집니다. 잘 컨트롤하는 능력과 도전하는 자세는 분명히 삶에서 유용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한낱 게임(게임러버 제외)에서 실패하며 짜증나 있는 모습에 자괴감이 듭니다. 재밌고 환상적이고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그 목적에 반한 짜증만 유발하니 동영상을 보고 음악을 듣게 됩니다.
그러다가 생각했습니다. 플레이어의 플레이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것이 아니고 철권이나 에오엠처럼 리플레이를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개발사의 의도대로 공식 리플레이 1회차를 경험하고 2회차는 각 에피소드에서 대화로 인물간 관계를 파악하고 수집품을 모으고 숨겨진 과제를 해결하고 등등 개발사의 사디스트적 의도대로 다회차 플레이도 해주고.. 개발사는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파는 것이다. 플레이를 동영상처럼 보는 것도 컨텐츠다. 그러다가 흥미가 생기는 부분은 선택적으로 더 파고들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것이 구독제에 어울리는 콘텐츠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보고 소비하는 것도 경험이다. 게임 매니아가 아니라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짜증나는 심리적 장벽을 허물 수 있다. 게임을 하지 않고 유튜브 시청하는 부류도 많다. 사정상 게임을 못하는 초중고 학생들도 유튜브 게임 영상을 보더라고요. 게임을 재밌게 끝낸 후 최고의 찬사 중 하나가 ‘우와~ 영화 한편 봤다’란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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