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식 '역발상'…민노총 출신·민간 국방장관·윤 정부 유임

[새대가르]

노조위원장 고용노동부 장관·64년 만의 문민 국방부 장관 후보자
보훈부 권오을·농식품부 尹정부 송미령…진영 초월한 실용·통합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을 하고 있다. 2025.6.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국방부와 고용노동부 등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선을 단행했다.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현직 철도 기관사로 활동 중인 민주노총 전 위원장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5·16 군사쿠데타 이후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을 지명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발탁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유임되고. 국가 보훈부 장관에 전 한나라당 의원이 내정됐다. 진영을 초월한 실용주의와 제도 개혁이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가 보훈부 장관에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이 내정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인사였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유임됐다.

노동 개혁·군 개혁 적임자로 '민주노총' 김영훈-'민간 출신' 안규백

제도 개혁을 위해 고용노동부와 국방부에 이례적 인사를 단행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 후보자는 철도노조 위원장과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한 대표적 노동운동가다. 현재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기관사로 근무 중이다.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첫 민주노총 출신 고용노동부 장관이 된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노동계의 숙원인 노동조합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 산업재해 예방, 주 4.5일제 등 노동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 소홀했던 '노동 존중 사회로의 대전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 정부의 노동 탄압 기조를 혁파하고 노란봉투법 개정 등 일하는 사람의 권리 강화를 위한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방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잠시 나서고 있다. 2025.6.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안 후보자 지명은 비상계엄 이후 '군 개혁'이라는 새 정부의 뚜렷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안 후보자가 장관이 될 경우 5·16 쿠데타 이후 첫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된다. 대통령실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에 적극 가담했던 만큼 계엄으로 상처받은 국민에게 문민 장관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강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을 국방위에서 활동해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라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부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尹 정부 장관 유임 "실용주의에 기반"…통합형 인사로는 권오을

진영을 초월한 실용주의 인사도 눈길을 끌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유임된 송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발탁된 인물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 정부에서 일했다 하더라도 계엄이나 내란에 동참한 적 없고, 새 정부의 가치지향에 동의해서 열심히 활동한 분이라면 진영 가리지 않고 쓰겠다는 인사다. 실용주의에 기반한 인사"라고 말했다.

실용을 앞세운 인사 기조는 중도층에 호응을 얻을 수 있지만 지지층 내부에서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송미령 유임은 곧 내란 농정의 연장"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송미령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반발했다.

신임 국가 보훈부 장관에는 권 후보자가 지명됐다. 보수 정당 국회의원 출신인 권 후보자는 진영을 넘어 보훈을 통해 국민 통합을 이뤄낼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강 비서실장은 "권 후보자는 경북 안동에서 3선 국회의원을 역임했다"며 "지역과 이념을 넘어서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의 의미를 살리고 국민 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제426회국회(임시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5.6.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327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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