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영화는 많이 아쉬웠음.
대표적으로 세가지 정도가 아쉬웠는데
1. 너무 후속작을 염두해 둔 듯한 이야기와 떡밥들
2. 이건 뭔가 묘사의 보강이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냥 넘어가는 이야기
3. 작중 등장인물들이 도통 이 세계에 몰입을 하지 못 한 것 같은 연기(연기력을 말하고 싶은게 아님.)
1.
1번 부터 털어봄.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굳이 감독 인터뷰를 안 봐도 '님들 이건 시리즈 영화구요. 이 시리즈를 시작으로 앞으로 영화 더 만들거에요. 그러니깐 이거이거이거를 기대해주세요.' 하는게 너무나도 뚜렷하게 보임.
쉽게 말하면 감독이 후속작 떡밥을 너무 대놓고 투척함.
약간 코스로 전체 음식을 먼저 먹고 있긴 한데, 옆에서 이 요리해준 요리사가 다음에 나올 주요리를 한 접시 덜어서 내 눈에다 가져다대고, 내 코에다 냄새 풍기면서 '맛있겠죠? 이 음식은요~ 엄~~청 좋은 음식으로 만든거에요~ 아, 참고로 주요리의 맛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전체요리는 일부러 싱겁게 했어요' 하면서 자랑하는? 그런 기분임.
좀 이 영화 본연의 맛을 보고 즐기고 싶은데 맛이 좀 밍숭맹숭하고 일부러 후속작을 위해서 본작을 깔아놓기만 하는 식으로 이용한게 많이 아쉬움.
대표적으로 영화 중반부 넘어가기 이전까지 중간중간에 나왔던 해골 뒤집어 쓴 사람의 정체라던가, 영화 오프닝을 장식한 아이 '지미(짐)'의 이야기라던가
2.
2번을 털어보자면 1번의 연상선이기도 한데 다만 여기서 더 말하고 싶은건 주인공 스파이크의 감정 묘사임.
얘는 대체 왜 이런거지? 싶음. 영화를 보다보면 용기가 아니고 뭣모르는 애새끼의 객기, 만용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거임.
영화 초반부 주인공 스파이크는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섬의 통과 의례로 본토 진출을 했음.
그 때 많은 실수를 하고, 자신의 무력감과 공포에 지배 당하는 정신 등 많은 것을 겪어보고 느껴봤음.
아버지가 자기를 치켜세워주기 위해서 거짓말도 무릅쓰고 떠벌인 말에도 부끄러워하고 '그렇지 않다'고 느낄 정도로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던 아이였음.
그런 아이가 아버지의 외도를 알아내고, 본인 스스로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서 의사를 만나기 위해 본토로 간다는게 이해가 잘 안 감.
정확히는 동기 자체는 이해가 감.
홧김이든 뭐든 아버지를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니 이제 가족을 건사할 남자가 자기 밖에 없으니깐, 자기가 아픈 어머니를 돌봐야 하니깐.
그 동기 자체는 이해가 감.
다만 그런거라면 스파이크가 열심히 활도 쏘고, 운동도 하고, 책을 읽는 등 훈련을 해서 각오를 다진다거나, 그게 아니라면 아버지가 진짜 대놓고 외도하는 것을 보여줘서 스파이크와 엄마의 분노를 이끌어내던가 뭐 그런 묘사가 있었어야 했음.
그런거 일절 없이 2분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무력감을 잘 느꼈던 아이가 단 하나의 준비도 없이 내가 엄마를 지키기 위해서 아빠랑 둘이서 갔음에도 둘 다 죽을뻔 한 본토를 정신도 온전치 못 한 엄마랑 같이 가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의사를 찾아내겠다!!! 이 흐름이 잘 이해가 가질 않음.
3.
마지막으로 3번을 말해보면 이것 때문에 영화 내내 집중이 안 됐음.
작중 등장인물들이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인지를 못 하는 것 같음. 다들 영화에 나오는 엄마처럼 암이 뇌에 전이되어서 현실 인지 능력이 많이 퇴화된 것 같은 느낌이 듦.
분명 본토에 가기 전 까지만 해도 '아들아 본토에 가면 항시 조심해야한다. 조용해야하고' 이러면서 겁이란 겁은 다 주더만 정작 본토 들어가서 감염자 한 명 보자마자 '아들아 저건 어떻고 저떻고 이렇단다'이런 설명을 마치 교수가 넓은 강의실에서 강의하듯 목소리도 줄이지 않고 나불나불 떠들고, 아들이 감염자 한 명을 처치하자마자 숲 속에서 메아리가 칠 정도로 환호하는거 보고 '대체 이게 시발 뭐지?!' 싶었음.
영화 중반부 이후에 등장하는 북해 순찰 임무를 받은 스웨덴 군들이 대거 나오는데 얘네는 대체 진짜 군사 훈련을 받은 군인이 맞는지도 의문일 정도로 멍청한 모습을 보여줌.
얘네가 보트 하나로 순찰 돌아가 암초에 박아서 전부 영국 본토로 피신 할 정도면 최전방에 배치된 군인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군인들 중에서 사주 경계나 후방 경계 따위 할 줄 아는 놈들도 없는데다 다들 지들 살기 바빠서 도망만 가는 모습을 보여줌.
그래, 도망만 치는 것 까진 좋아. 근데 그 군인 놈 중에 한 명은 이미 자기 뒤로 감염자들이 미친 듯이 뜀박질하면서 자기 동료들 물어뜯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바로 옆에서 감염자로 변하기 일보직전의 동료를 물끄럼이 쳐다만 보고 있음.
막 피토하면서 감염자로 일어날려고 하니깐 그제서야 느릿느릿 총을 겨눠서 자비 사살을 하긴 했는데, 난 얘한태 카메라도 원샷 박아주고 제법 분량도 많이 할애하고, 느릿느릿 여유롭게 행동하길래 뭔가 무력이 개쩌는 또다른 주인공인 줄 알았거든? 근데 자비 사실하고 바로 아군에게 합류하는게 아니고 멍청하게 거기 서있다가 뒷덜미 물어뜯겨서 죽더라.
아니 뭐 이 군인이 부상 당했다던가(부상 당한 군인들은 이미 화면 배경에서 지들끼리 어깨동무하면서 조빠지게 도망치고 있음.), 이미 감염자들에게 물렸다던가 그런 묘사가 없거든? 근데 뭔 뒤에서 아군들은 공격당해 죽고 있고, 본인은 그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 하는 듯 변이되어가는 아군을 느긋하게 바라보며 자비 사살하는거 일일히 다 보여주면서 분량 질질 끌더만 바로 물려 뒤지는게 뭐냐고?
뭐 감독이 위기감 연출할려고 그런거 아니냐고? 그것도 아닌게 얘네 양 옆이 좁은 배수구? 같은 곳에서 도망치고 있어서 군인 두 명이 총질 하니깐 달려오던 감염자들이 네다섯명 씩 퍽퍽 죽던데? 거기 있던 열 명 넘는 군인들이 충분히 서로 번갈아가며 후방 경계해주면서 도망가면 쫒아오던 감염자 스무명 정도는 그냥 다 쓸어버리겠더만 왜 그렇게 일부러 군인들을 무력하게 연출했는지 모르겠음.
차라리 뒤에 감염자들이 백여명 정도 달려왔으면 말을 안 하겠다.
총알이 없는게 아니었냐고? 아니 걔들 마지막 발악으로 오지게 사방으로 오지게 난사하던데 저 정도 화력이 남아있었으면 군인 열 명이서 감염자 스무명 따위는 금방 쓸어버리고 도망치는게 더 안전하지 않았을까 싶음.
그리고 여기서 살아남은 군인 한 명이 후반부에 스파이크랑 조우하는데 분명 둘 다 감염자들한태 고생고생한 뒤임.
군인은 본인 전우들 다 잃었고, 스파이크는 감염자들 한태 몇번을 죽을 뻔 하기도 함. 그러면 둘 다 어찌해야 자연스럽고 관객이 납득이 갈 까요?
1. 목숨 하나다. 이미 고생이란 고생 다 하면서 죽을 고비 엄청 넘겼으니 이제부터라도 조심조심, 조용조용 행동하자.
2. 여기가 마치 안전지대인 것 마냥 사주경계 따위 하지 않고 사방이 보이지도 않는 풀밭 한가운데서 돗자리 하나 깔고 질펀하게 누워서 큰 소리로 따발따발 노가리나 까면서 사과나 씹어먹자.
나는 일단 1임.
요약.
1. 후속작, 시리즈 신경쓰기보단 본작 부터 좀 탄탄하게 만들어줬음 좋겠다.
2. 이야기 흐름이 듬성듬성 비어있다. 보강을 좀 해줬음 좋겠다.
3. 좀 아무리 그래도 니들 상황 설정은 좀 지켜라. 제발이지 등장인물들 아가리 좀 닥치게 하고, 이미 소음 때문에 좀비한태 여러번 발각되고 죽을 고비 넘겼으면 좀 ㅆㅂ 소음 안 내게 해야지 왜 애들이 시종일관 큰소리 고래고래 치고, 아가리를 닫을 줄 모르냐?!
5/10점
그래도 오프닝 시퀸스가 굉장히 강렬하고, 중간중간 노이즈 낀 것 같은 느낌의 화면 연출이 매우 세련되어서 5점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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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후는, 영화를 너무 묵혀서 맛이 가버렸다... 고 해야하나. 마치.. 흠... 그 뭐였지? 롯데가 우승한 뒤에 마시려고 어디 묻어놓은 술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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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후는, 영화를 너무 묵혀서 맛이 가버렸다... 고 해야하나. 마치.. 흠... 그 뭐였지? 롯데가 우승한 뒤에 마시려고 어디 묻어놓은 술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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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전형적인 옛날 영화 같음. 이해 안 갈 정도로 안전에 무신경한 등장 인물들 때문에 위기가 벌어지고 이해 안 갈 정도로 무능력한 군인 때문에 위기 대처를 못 하고 진짜 딱 옛날 영화에서 보여주던 문법임. 이거 때문에 답답해하면 '에이~ 영화 스토리 전개 할라면 이렇게라도 해야지~' 하던 시절의 영화 | 25.06.24 20:09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