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이거 셰익스피어 희곡 기반이구나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장르든 아는 것이 많으면 재미는 배가 되죠. 물론 스포는 제외하고요. 특히 역사 관련 영화에서 지식이 뛰어나면, 영화가 기록을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하며 보는 맛도 있죠. 더 킹 : 헨리 5세도 마찬가이지만, 역사와는 다르게 표현됐습니다.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 희곡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거든요.
그렇기에 헨리 5세를 이쁘게 포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 헨리5세가 가졌던 호전적인 성격은 사라지고, 오직 백성만을 위하는 신중한 왕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영화 내에서 표현한 전쟁은 또 어떻습니까. 프랑스 진영에 도착할때 흘러나오는 성가대 음악은 마치 전쟁을 성전처럼 표현하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선역 헨리 5세 VS 악역 도팽 루이로 명확하게 캐릭터성을 갈라버리니 진부함마저 올라오더군요.
역사 고증을 따지시는 분들에게는 불편한 요소가 좀 있겠지만, 이 이야기가 희곡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영화 구성은 꽤 괜찮았습니다.
"어디로 가느냐? 저 바람은 잉글랜드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스코틀랜드는 저쪽이지."
◆ 망치 세번 쾅쾅쾅!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작가들이 취하는 방법 중 하나는 초반부에 충격적인 전개를 보여주는 겁니다. 독자의 머리를 망치로 쾅! 내려치는듯한 내용을 담는거죠. 더 킹 : 헨리 5세도 그렇습니다. 정확히 세 명의 죽음을 통해 헨리 5세가 가진 성격을 표현함과 동시에, 왕이 될 수 밖에 없는 개연성을 갖게 됩니다.
"닭은 날지 못하는데, 하나를 본적 있다. 날개를 힘껏 퍼덕여 울타리를 넘어가더구나. 그리고 자유를 얻었지. 하지만 자유롭기는 여우도 마찬가지지."
반란군 퍼시, 헨리4세, 헨리 5세의 동생 토마스를 모두 죽음으로 보내며 헨리 5세가 입체적 인물로서 표현해낸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제 예상도 시시각각 부숴졌고요. 오 주인공인가? 오 쟤랑 엮이면서 성장해 나가는 건가? 오 이제 차차 성장해 나가면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겠지? 다 빗나갔습니다.
그만큼 초반부에 자리잡은 영민한 전개는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망치는 저렇게 내려치는거구나.
그렇다고 더 킹 : 헨리 5세가 좋은 영화냐고 물으신다면 제 대답은 '글쎄요.' 거나 '한번쯤은 볼만한 영화' 라고 대답해드리고 싶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100점 만점에 75점정도 였어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영화였습니다. 단점은 아까 말했듯이 너무 진부하게 표현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도팽 루이는 작중 분위기를 해칠정도로 눈에 거슬렸습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질 정도였어요.
장점을 꼽자면 분위기를 잡아주는 멋진 대사들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전쟁 부분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전쟁을 개싸움과 더러운 진흙탕 싸움으로 표현합니다. 아쟁쿠르 전쟁은 가히 최고였어요. 절로 압도되었습니다. 처절하고 답답하고 더럽고...후반부가 쪼오끔 그랬지만.
도팽 루이 그놈 때문에...
마지막으로
명작은 아니지만
시간 잘 보냈다.
중세 전쟁 관심 있으면 꼭 보고.
관심 없으면 머릿속에 넣어 놨다가 기억나면 봐요.
괜찮습니다.
사실 마지막 멘트로 적은게 너무 많았는데...스크롤이 1.7배쯤 길어질라고 해서 싹 날렸음.
스크린샷 또 찍을려고 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