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신뢰'
신뢰라는 자원만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것보다 큰 역할을 하는 원동력은 잘 없음.
한 나라, 사회가 발전하는데 수많은 요인들이 있다지만 현대 사회는 분명 자본주의 기반의 사회이고
이 자본주의 사회는 신뢰가 두터울 수록 더 큰 효용과 발전을 거듭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신뢰로 인해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는 더욱 커지고 반대로 상대적인 비용은 크게 줄어드는
결과를 낳기 때문으로
가령 물건너 미국에서 08년 일으킨 서브프라임발 경제위기 또한 우리가 보기엔 (그리고 그들 자신도
되짚어 보니) 어처구니가 없는 탐욕 그 자체였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하나의 상품으로서 기능할 수
있던 배경은 이런 상품일지라도 충분히 유통 및 지속가능하다는 신뢰가 존재했었기 때문임.
지금이야 우리 입장에선 너무나도 허무맹랑한 상품 + 미국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주류가 돼서
그렇지 당시엔 저 상품에 대한 신뢰는 (일찍이 문제제기를 한 일부 현인을 제외하곤) 확고했음.
그러니깐 그게 무너졌을 때 데미지가 어마무시했던거고..
눈썰미좋은 사람은 눈치챘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신뢰는 곧 신용을 의미하고, 이건 곧
자본주의 사회에선 돈을 의미함. 즉 신뢰가 두터운 사회는 그 신뢰를 신용이란 이름의 상품으로 가공해
도처에다가 돈을 찍고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줌.
이 돈들이 곳곳에 스며들어 경제에 활력을 가져다주고 성장이라는 과실을 안겨주는 것.
이게 바로 신뢰가 중요한 이유임.
다만 우리는 사회통상적인 의미에서의 신뢰가 꽤 바탕에 깔린 사회에 살다보니 퍽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때문에 이 반대 예시를 들어보면 뭔 말인지 이해될 것.
대체로 어느정도 성장곡선을 타다가 꺾이고 무너진 나라들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궁극적인 까닭은
신뢰 형성에 실패했다고 보면 됨.
가령 아프리카 국가들중 상당수는 내전이나 기아 등으로 신음하는 곳이 많은데 이런 곳들은
그 이유를 따지고보면 제국주의 시절 유럽 국가들이 독립시켜줄 때 임의로 줄 긋고서 막
독립시킨 까닭에 전혀 동떨어진 애들과 한 나라로 엮이거나 아님 아예 적대하던 부족들끼리
뭉친 꼴이 돼 신뢰라는 바탕 자체가 성립되기 어려웠기 때문임.
아프리카는 너무 극단적인 예시라면 이번엔 중진국인 인도로 가보자.
인도의 경우 분명 빠르게 성장할 기대와 그럴만한 동력도 분명 가진 국가지만 과연 그 도약이
성공할 것인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여전히 사회 곳곳에 부패가 적지 않고 이를 억제할 만한 행정력은 모자르며 그에 따른
사회적 신뢰는 낮기 때문으로 특유의 분권화된 사회 특성에 따라 부패의 경우 어디 한적한 곳에
공장을 세울 때 보통 한국같이 어느저도 중앙집권화가 잘 된 국가의 경우 그곳의 군수나 유지측에
뒷돈을 주면 별다른 터치가 없으나(하다못해 그 중국조차도 지역 공산당 간부에게 꽂아주면
탈이 적더라하는 편)
인도의 경우엔 별 갖잩은 것들까지 냄새를 맡고 뒷돈을 주라 아우성을 치고 실제로 어줍잖게
뒷돈을 주면 별 효과도 못 본다같은 경우가 적지 않으며 하도 짝퉁이 판을 치다보니 아예 국가차원에서
이것만은 철저히 통제하겠다며 나서서 겨우 믿음이 있는 '대입 성적표'가 가장 표준화된 학력
증빙이 될 정도이다..
그나마 인도란 국가는 독립 이래 단 한 번의 쿠데타,내전없이 어찌저찌 나라가 계속 굴러간 국가니
이정도고..이조차도 못 한 중진국 이하 나라들은 대체 어느 지경일 지 슬슬 예상이 될 것.
겨우 싹 튼 신뢰가 있다더라도 쿠데타나 내전 등으로 한 번 싹 쓸려나가면 과연 그게 다시 싹트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