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 에반게리온,
고전 애니메이션의 결실은 더 깊은 뿌리가 되었으니
-잔혹한 천사의 테제-
1995년, 어리숙한 한 소년은 자신을 버린 아버지와 수수께끼의 소녀, 그리고 에반게리온을 만났다.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그 이야기는 아직도 신화일까?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추천하는 건 꽤나 어려운 일입니다.
작품이 30년 가까이 돼서 작화 스타일부터 진입장벽이고 그렇다고 신 극장판을 보기에는 애초에 원작을 봐야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라 신작으로 소개하는 것도 무리가 있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자신이 애니메이션을 자주 본다면, 여러 장르를 도전해보고 싶다면 취향이 안 맞아도 한 번 쯤 볼만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왜 아직 까지도 그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요?
여러분은 고전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시대상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어서? 그냥 과거 작품이 더 뛰어나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고전문학이 후대 많은 작품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도 수 많은 SF들의 뿌리는 멋진 신세계와 1984에 있고, 데미안과 이방인은 한 세기가 넘어가도 끝임없이 오마주되고 있죠.
그런 점에서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독특한 위치에 있는 작품입니다.
에반게리온 이전의 작품들로 부터 엄청난 영향을 받았음과 동시에 후대 수 많은 애니메이션들에게 아직 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거든요.
2000년대 초중반까지 쏟아지던 츤데레, 쿨데레 캐릭터는 대부분 아스카와 레이의 변주라 보아도 무방하고,
에반게리온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는 세계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구도는 세카이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도 적용되었죠.
캐릭터들의 관계나 이야기 구조는 아예 이후 몇년간 심각한 분위기에 있어 보이는 애니메이션으로 양산되었습니다.
단순 영향력 뿐 아니라 연출이나 장면들에 대한 오마주들 또한 대단히 많습니다.
오토바이가 나오면 아키라 포즈를 한 번씩 취하고 가듯
로봇 애니메이션이 나오면 거의 필수적으로 에반게리온의 오마주가 들어갔고 로봇 애니메이션이 아니더라도
붕괴3rd 같은 게임, 마블 같은 미국 코믹스 등등 국경이나 장르를 넘어선 오마주와 패러디들로 꾸준히 얼굴을 비추는 작품이 바로 신세기 에반게리온 입니다.
장르와 국경을 넘어서 리스펙을 받을 만큼의 좋은 작품인가? 라고 묻는다면 저는 그렇다고 답하고 싶습니다.
지금봐도 수려한 동화나 캐릭터 디자인, 복잡하지만 알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인 세계관
난잡한 설정들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도록 해주는 세심한 심리묘사와 파격적인 전개들은 수 많은 아류작이 나왔음에도 신세기 에반게리온 만의 특별함을 유지해줍니다.
또 앞서 말했듯 이 작품은 후대에 큰 영향을 끼친 만큼이나 전에 나온 수 많은 작품들로 부터 영향을 받았습니다.
데빌맨이나 전설거신 이데온 처럼 요즘 세대들에겐 익숙치 않은 걸작들 부터 감독의 전작 나디아나 울트라맨을 비롯한 특촬물들의 오마주가 아주 가득 담겨있죠.
처음에는 그저 흘러가는대로 에반게리온을 감상해도 좋지만 조금씩 정보를 찾아보고 해석을 하기 시작하면서 오마주된 작품들에 자연스럽게 눈이 가게되고 애니메이션에 대한 더 넓은 흥미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특장점이 있는 작품이지만 현재 많은 분들이 작품에 입문하지 못하는 건 아무래도 '에반게리온은 어렵다' 라는 인식 때문이지 않나 싶습니다.
검색창에 에반게리온만 쳐도 다양한 방면의 해석이 쏟아져나오니 선뜻 손이 안가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만
에반게리온을 '해석'하는 것은 애초에 작품을 모두 감상한 후에 따라오는 부가적인 것일 뿐, 에반게리온은 해석이 없다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보면서 느껴지는 정보의 불균형과 혼란스러움은 의도 된 것이니 시선을 정보와 그에 따른 의미가 아닌 더 쉽게 눈에 들어오는 캐릭터들의 감정선과 변화에 두면 작품을 감상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겁니다.
당연하지만 작품을 다 본 후 각자의 감상과 해석을 공유하고 찾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테고요.
방영된 지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도 깊고 넓은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처음 보실 분들의 길잡이가 될 대사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타인을 모른다면 배신당하고 상처입을 일도 없겠지만
외로움을 잊을 일도 없어.
-수수께끼의 소년-
(IP보기클릭)1.213.***.***
(IP보기클릭)67.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