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 포드, 커리어 전반을 훑는 인터뷰
Q. 채널을 돌리다가 본인이 출연한 작품을 우연히 발견하고 ‘오랜만에 한 번 볼까’ 했던 적이 있나요?
네, 최근에 그런 적이 있었죠. 바로 '위트니스'였어요. 채널을 돌리다 제 얼굴이 보여서 1~2분 정도 봤습니다.
Q. 어땠나요?
젊더군요.
Q. 그 작품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올랐죠. 촬영 당시 기억이 어떤가요?
역할 자체가 훌륭했습니다. 피터 위어 감독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고요. 제가 그 영화를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는, 준비 기간이 굉장히 짧았다는 겁니다. 피터는 아미시 공동체에 대해 전혀 몰랐기 때문에 그걸 배우러 떠났고, 저는 경찰에 대한 조사를 하러 갔죠. 2주 후 다시 만나서 서로 배운 걸 공유했고, 그 내용이 각색 과정에 반영됐습니다.
그렇게 촉박한 상황이 주는 긴장감을 저는 좋아합니다. 각본이 완전히 다 준비된 상태가 아니었고, 큰 빈칸 몇 개를 남긴 채 촬영을 시작했죠. 그래도 우리가 만드는 영화에 대해 자신이 있었고, 실제로 흥행도 성공했습니다.
Q. 시상식엔 참석하지 않았죠?
그때 피터랑 저는 모스키토 코스트 촬영 중이었기 때문에 시상식에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치 그런 일(노미네이트)이 없었던 것처럼 느껴져요. 당시 제가 지내던 벨리즈의 배 위에서 TV 중계로만 봤습니다. 상을 받느냐 못 받느냐는 중요하지 않았지만, 제 연기가 인정받았다는 점은 기뻤죠.
Q. 첫 스크린 데뷔작은 LA 현금탈취작전(Dead Heat on a Merry-Go-Round)에서의 벨보이 역이었죠.
그땐 콜럼비아 픽처스 전속 계약을 맺고 주당 150달러를 받았는데, 딱 그정도의 존중만 받았었죠. 신인배우 프로그램 책임자 사무실로 불려갔더니, 제게 앞으로 배우로서의 미래가 없다고 하더군요. 뭐, 괜찮았습니다. 그러고는 머리를 엘비스 프레슬리 스타일로 자르라고 했죠. 그건 거절했습니다.
Q. 이름까지 바꾸라고도 했다면서요?
네. ‘해리슨 포드’라는 이름이 젊은 배우에게 너무 거창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Q. 그 사람을 나중에 다시 만났나요?
네, 훗날 식당에서 마주쳤는데, 그가 제게 쪽지를 줬어요. ‘내가 틀렸군’이라고 적어놨더군요. 처음엔 누군지 잘 몰랐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 걸 보고 ‘아, 그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Q. 배우가 되고 싶었던 계기가 뭔가요?
대학에 다니긴 했지만 학업 성적은 형편없었어요. 3학년이 될 무렵, 성적을 좀 올릴 수 있는 과목을 찾다가 연극 과목을 봤습니다. 설명 첫 줄이 ‘희곡을 읽고 토론한다’였는데, 그 정도는 할 수 있겠다 싶었죠. 그런데 끝까지 읽지도 않았어요. 나중에 보니 그 과목은 그 해 동안 학교 연극에도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돼 있었더군요. 연극 같은 건 해본 적이 없어서 꽤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곧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즐겁다는 걸 알았고, 다른 사람을 연기하며 ‘숨을 수 있는’ 게 좋았습니다. 또 비슷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는데,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사람들이었죠. 그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들이었습니다.
Q. 그게 당신을 ‘보이게’ 해줬다고 느끼셨나요?
아니요. 오히려 ‘보이지 않게’ 해줬죠. 캐릭터 뒤에 숨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게 제 인생 첫 자유였습니다.
Q. 청춘낙서(아메리칸 그라피티) 얘기를 해볼까요. 비중은 작지만, 주목받은 작품이었죠.
그 영화에서 많은 배우들이 나왔고, 특히 조지 루카스가 음악을 활용한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로선 드문 현대 음악 사용이었죠. 촬영은 재미있었지만 제작비는 아주 적었습니다. 기억나는 건, 도넛을 한 개만 먹으라고 했는데 두 개 먹었다가 거의 잘릴 뻔한 일입니다.
Q. 그 영화로 조지 루카스와 인연이 시작됐죠. 첫인상은 어땠나요?
말을 못하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오디션 때도 방 안에서 유일하게 말이 없더군요. 나중에 알았죠. 그는 꼭 필요할 때만 말하는 사람이라는 걸.
Q. 제국의 역습에서 레아가 ‘사랑해요’라고 했을 때 ‘나도 사랑해요’ 대신 ‘알지(I know)’라고 한 건 애드립이었죠?
원래 대사는 ‘나도 사랑해’였는데, 그건 한 솔로다운 대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진부했죠. 그래서 거절했고, 어빈 커슈너 감독도 동의했습니다. 조지는 처음엔 확신이 없었지만 시사회에서 관객이 웃는 걸 보고 그대로 넣기로 했습니다. 좋은 웃음이었으니까요.
Q. 한 솔로가 특별한 캐릭터가 될 거란 건 언제 알았나요?
첫 영화를 찍을 때 속편이 있을지조차 몰랐습니다. 그래서 속편 계약도 하지 않았죠. 결과적으로 그게 모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Q. 캐리 피셔, 마크 해밀과의 관계는 어땠나요?
둘 다 정말 특별한 관계였습니다. 캐리는 재치 있고 똑똑했으며, 마크도 소중한 친구였죠. 둘 다 여전히 제게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Q. 지옥의 묵시록에서의 경험은요?
제 캐릭터 이름은 제가 직접 지었는데 ‘루카스’였습니다. 캡틴 윌라드에게 커츠 대령을 제거하라는 임무를 주는 신경질적인 군인 역할이었죠. 촬영은 필리핀에서 했고, 마침 스타워즈 직후였습니다. 조지 루카스가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자기 이름을 단 그 캐릭터가 저인 줄도 몰랐다고 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일종의 ‘이스터에그’였던 셈이에요.
Q. 스필버그, 루카스, 코폴라와 모두 작업한 몇 안 되는 배우입니다. 당시 헐리우드는 어땠나요?
70년대 말~80년대는 영화계가 아주 흥미진진한 시기였습니다. 독창적인 사고방식과 개성을 지닌 젊은 감독들이 한꺼번에 등장했고, 저는 운 좋게도 그들과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부터 주연 배우가 되고 싶진 않았어요. 그냥 생활이 가능한 배우면 충분했습니다.
Q.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에서 숀 코너리와 호흡을 맞췄죠.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거친 사람이 아니고,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가 테니스를 치자고 했는데, 저는 해본 적이 없었죠. 서브를 넣다 두 번이나 그의 등을 맞췄는데, 그는 무척 재미있어했습니다. 오토바이와 사이드카 장면에서는 운전은 자기가 더 잘할 거라며 저를 놀렸지만, 제가 이겼습니다.
Q. 인디아나 존스를 5편까지 연기하게 될 줄 알았나요?
전혀요. 첫 영화는 읽자마자 ‘이건 대박 나겠다’ 싶었지만, 이렇게 오래 이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Q. 블레이드 러너에서의 경험은요?
그 영화의 촬영 경험은 정말 특별했어요. 50일 동안 비 오는 밤 촬영을 했기 때문에 꽤 힘든 작업이었죠. 그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죠.
Q. 가장 좋아하는 버전은요?
내레이션 없는 버전이요. 원래 대본에 내레이션이 있었는데, 저는 그게 영화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스튜디오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다시 넣으라고 했죠. 여섯 번이나 녹음했지만, 아무도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내레이션 없이 개봉된 게 기뻤습니다.
Q.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라이언 고슬링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첫 편보다 훨씬 즐거웠습니다. 비도 안 오고 밤도 아니었으니까요.
Q. 촬영 중 라이언 고슬링을 때린 일도 있었다죠?
리허설 중 거리가 너무 가까워져서 실수로 주먹이 들어갔습니다. 바로 사과했죠. 한 번 때린 건 주워 담을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그 잘생긴 얼굴이 어디가는건 아니죠.
Q. 비행기 사고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몇 번 큰 사고를 겪었지만, 지금은 회복해서 일상에 큰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Q. 배우로서 변화가 있었나요?
없습니다.
Q. 관객 반응이 좋지 않을 걸 알면서도 선택한 작품도 있었나요?
네, K-19 위도우메이커가 그랬죠. 관객이 안 좋아할 거라는 건 이미 알았습니다. (웃음) 전 늘 ‘한 작품은 나를 위해, 다른 작품은 관객을 위해’ 선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Q.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에 출연했는데, 마블 재출연 계획은요?
없습니다.
Q. 은퇴 계획은요?
없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노인 연기를 위해서 나이든 배우도 필요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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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오래 스크린에서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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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부터 봐왔던 내마음속의 goat 배우. 이 배우를 볼수 있다는게 행복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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