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는 시작, 블루홀 콘솔 게임 개발 인력 확대

비검사와 마공사를 선보인 2014년 테라 개발 2팀 팀장 역임 후, 2015년 모바일 쪽에서 잠깐 일을 하다 콘솔 포팅에 참가했다. 그리고 작년 말부터는 투자본부에서 투자2실 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 콘솔 게임을 담당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지?
그렇다. 우리가 콘솔 게임을 낸 게 처음이다 보니... 다른 회사에서도 경험한 적이 없었고.
● 테라 콘솔 버전은 어느 쪽에서 먼저 제안이 나왔고,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가?
북미 지역 자회사인 엔메스 엔터테인먼트에서 PS3/Xbox 360 시절부터 제안을 했다. 하지만 당시는 지역적인 확장에 주력하던 시기인데다 콘솔과 PC의 구조가 많이 달라서 검토 후 중단했다. 그런데 스팀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2015년 말 엔메스에서 다시 제안이 왔고, 현세대기의 경우 플랫폼이 PC와 좀 더 비슷해져서 재차 알아보게 됐다.
다만 구조가 비슷하다 해도 이제까지 경험한 적 없는 영역이다 보니 처음에는 포팅 업체를 섭외하려 했는데, MMORPG의 장르 특성 상 내부에 개발 인력이 없으면 빌드 완성 후에도 제대로 서비스 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 성사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시도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어 2016년 2월 경 내부 개발 프로젝트로 전환했다. 이후 개발자를 모집했으나, 신작이 아닌 테라의 이식이라는 것 때문인지 초기에는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이 분들 위주로 시작을 하기에 이르렀다.
● 콘솔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또 예상치 못한 난관이 있었다면?
힘들었던 점 밖에 없는데... (웃음) 일단 예상을 할 수가 없었고,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는지만, 우리가 뭘 모르는 지를 잘 모르겠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물어볼 데도 없다 보니 그걸 알아가는 과정도 정말 어려웠고. 또 테라 PC 버전은 언리얼 엔진 3 기반이다 보니 이를 바로 이식할 수 없어 한 번 언리얼 엔진 3.5로 옮긴 후에 안 되는 것을 하나 하나 되게 만들면서 UI를 고쳐 나갔다. UI는 왠만하면 그대로 쓰려고 했으나 하나를 바꾸면 다 바꿔야 하는 상황에 빠져 결국 90% 이상 교체했고, 지금도 계속 만들고 있다.
전투의 경우 원작 자체가 컨트롤러와 상성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 플레이 하는 맛을 내는 것까지는 괜찮았으나, 던전에서의 복잡한 플레이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병행됐으며, 외적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로딩 방식 및 멀티 프로세서 최적화도 큰 난관이었다. 플랫폼 홀더의 심사 기준을 맞추는 데 있어서도 시행 착오를 많이 겪어서, 여기에만 1년 정도가 소요된 것 같다. 그래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결과물이 잘 나온 것 같고, 특히 가장 중요시 했던 던전 플레이를 내부 기준에 맞출 수 있어서 기뻐하고 있다.
● 테라 콘솔 버전은 한국 MMORPG 최초의 콘솔 론칭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서비스 하지 않는 이유는?
솔직히 말하면 첫 콘솔 게임 런칭이다보니 게임이 나올 지 안 나올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자회사라 의사 소통이 편한 엔메스와 시작하게 됐으며, 이 과정에서 서비스 가능한 지역부터 론칭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에서도 문의가 왔으나, 일단 미국에 내서 시장이 확장되어야 한국에도 서비스 할 수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개발자들 자신이 한국인이기 때문에 초기 빌드는 한국어로 만들어지고, 그런 만큼 국내에도 서비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국내 게이머 분들의 심정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죄송스럽다고 생각하지만, 한국 서비스를 강행하기에는 불확실한 요소들이 너무 많았다.
● 테라 콘솔 버전에 대한 국내 콘솔 게이머들의 반응은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 찾아봤고, 예상대로였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무리한 시도를 할 수 없었기에, 바꿀 수 있는 부분만 바꾸는 식으로 포팅 하자는 것이 우리 생각이었고, 그래서 그냥 PC 버전 그대로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오히려 칭찬처럼 느껴진다. 본판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니 변경된 부분에 대한 피드백만 받아도 기분이 좋더라.
● 테라 콘솔 버전이 3주 만에 100만 다운로드, 동시 접속자 7만을 기록 중이라고 알려졌는데, 내부 반응은 어떤가? 만족할 만한 수치인가?
실은 매출도 꽤 좋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매출을 함께 발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보도자료에는 싣지 않았다. 데이터로 미루어 보건대 콘텐츠만 좋다면 PC 이상의 매출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더라. 처음에는 과연 게이머들이 콘솔에서도 MMO 장르의 게임을 할까, 또 부분유료 방식의 과금에 돈을 쓸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그런 걱정이 모두 해소됐다. 한 마디로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 테라 콘솔 버전에 대한 해외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파 크라이 5랑 같은 시기에 나온데다 뒤에 갓 오브 워도 기다리고 있다 보니 걱정을 많이 했는데, 무료 게임 이용자와 상용 게임 이용자가 구분되어 있는지 트래픽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느꼈다. 하지만 MMO 장르와 유사한 다인 플레이 게임이 나온다면 어떻게 될 지는 또 모르겠다. 실제로 플랫폼 홀더도 이쪽 부류를 따로 구분하는 것 같고.
해외 이용자들의 반응은... 2017년 3월 PAX에서 공개한 것이 처음이었는데 이후 플레이스테이션 엑스포 공개에 이르기까지, 론칭 전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 중에는 PC 사정 때문에 못 해보신 분들이 많았다. 내부 데이터로는 PC 버전 경험자가 60%, 비경험자가 40%였으며, 열린 마음으로 플레이 해주셔서인지 반응도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편이었다. 개인적으로도 통상적인 레벨에서는 키보드보다 패드로 플레이 하는 편이 재미있더라.
● 콘솔 버전으로 이식할 때 UI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들었는데, PC와 콘솔의 UI 차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UI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마우스 오버로 보여주던 항목들을 어떻게 보여줄까 하는 것이었다. 데스티니처럼 그냥 마우스를 쓸까 하다가 그냥 기본 컨트롤러에 최적화시키기로 했는데, 이것이 생각보다 대공사였다. 현재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기는 해도, UI 때문에 게임을 못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는 아니라서 나름 성공적이라고 보고 있다. UI/UX 때문에 컨설턴트도 받아보고, PC와 콘솔을 동시에 서비스 하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 같은 게임도 참고하면서, 자주 쓰는 스킬 위주로 TV에서 잘 보일 수 있도록 UI 방면의 전문가들이 작업에 임했다. 뎁스도 2단 이상 안 넘어가게 했고.
● MMORPG인 만큼 유저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콘솔 환경에서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파티를 맺으면 전용 음성 채팅 세션이 생성된다. 사실 콘솔에서의 채팅은 심의 등 여러 부분에서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구현하는 것이 맞다고 봤고, 여기에 다이얼식 이모션과 퀵 채팅을 추가했다.
● 컨트롤러 최적화가 아직 덜 됐다는 지적도 있더라.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마우스와 키보드로 운용되는 테라의 전투 경험을 가능한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목표였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생각은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드 콘텐츠인 던전에서 게임 패드로 재미있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란 것을 잘 알기에 앞으로도 계속 피드백을 받아 수정해나갈 계획이며, 론칭 시점에 하나의 버튼으로 주로 사용하는 스킬 연계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추후에는 이를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게 하는 업데이트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 PC 버전과의 빌드 차이는? 향후 업데이트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가? 아무 제약이 없는 PC와는 아무래도 다를 수 밖에 없을 텐데...
빌드 차이가 꽤 난다. 2016년 2월 시점에 개발을 시작하다 보니... 그래서 이 상태로 이전할 것인지 아니면 안정화에 더 신경 쓸 것인지 선택을 해야했는데, 결국 최적화 쪽을 택해서 버전 차이가 많이 나게 됐다. 이를 따라잡는 것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겠지만, 지나치게 차이가 나면 잊혀질 수 있어서 일단 텀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내부에서도 PC랑 차이나는 부분에 대한 논의가 많았으나 어쩔 수 없었던 점 양해 부탁 드리고, 향후 주기적으로 무언가가 추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고 본다.
콘솔에서의 업데이트는 빌드를 만들어 올리는 절차들이 있는데, 설명용 자료를 함께 제공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수단도 제시해야 한다. 물리적인 테스트 기간은 5일이며, 통과 후에도 상품 구성에 따라 별도의 검수 기간이 있어서 노하우가 쌓인 지금이라면 잘 풀렸을 때 한 달 정도를 잡아야 큰 업데이트가 가능할 듯싶다.
● PS4 프로와 Xbox One X에 대응시킬 계획도 있나?
현실적으로 따로 지원할 만큼의 여유가 없었다. 만일 지원한다면 근본부터 고쳐야 하는데 론칭 자체가 될 지 안 될 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만 지금 당장 대응할 계획은 없어도, 프로세서와 메모리에 여유가 있는 만큼 프레임레이트가 좀 더 안정적으로 나오긴 한다. 참고로 이번에는 아트 애셋을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이식했기에, 상위 기종에 맞게 텍스쳐를 고치면 인핸스드 게임 목록에 올라갈 수 있겠지만 쉽지 않은 일일 듯하다. 훗날 게임에 대한 가치 평가가 잘 나온다면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그럴 힘으로 스케쥴에 맞게 콘텐츠를 업데이트 하는 게 우선일 것이다.
● F2P 방식으로 서비스 되고 있는데, BM에 대한 해외 이용자들의 반응은?
BM에 대해 별다른 반향이 있지는 않다. 아마도 이런 BM을 이해하는 분들이 주로 플레이 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 김효섭 대표는 콘솔 유저와의 만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는 것이 있나?
앞으로 나올 PC 기반 게임은 콘솔로 함께 나온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이미 그렇지만, 그래서 테라 콘솔 버전을 만든 것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 프로젝트 자체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그런 결과물을 내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회사 내부, 외부에 증명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이제 결과가 나왔으니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분위기 형성이 보다 용이해지지 않을까 싶다.
● 향후 콘솔 게임 제작을 위한 인재 채용도 진행될까?
물론이다. 콘솔 포팅 TFT도 한 번 작업을 마쳤으니, 이제 테라 콘솔 라이브를 챙기면서 다른 프로젝트의 포팅, 혹은 다른 콘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비전이다. 장기적으로 콘솔 개발력을 늘려나가는 것이 회사의 방향인데, 그 시발점이 콘솔 포팅 TFT이며, 이를 중심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내부에 문화를 전파해나갈 생각이다.
● 몬스터 헌터: 월드의 경우 이미 20만 고지에 도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콘솔 게임 시장에 대한 블루홀의 전망은? 또 콘솔 F2P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콘솔 F2P 시장은 계속 커질 것 같고, 점점 PC처럼 될 것 같다. 그 시장의 규모를 알기에 플랫폼 홀더도 이를 원하고 있고. 현세대기에서 얼마나 더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키워 나갈 생각을 하고 있으니 차세대기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 시장 역시 계속 커지고 있어서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우리 게임은 글로벌을 지향하다 보니, 한국만을 위한 게임이라기보다는 준비가 된다는 전제 하에 한국도 함께 론칭하는 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한다.
● 끝으로 루리웹 이용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린다.
루리웹은 지금처럼 규모가 크지 않았던 시절부터 이용해온 사이트이다. 그래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잘 알고 있는데, 그게 우리 게임이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지만, 나중에 상황이 좋아지면 한국어 서비스를 꼭 하고 싶으며, 앞으로 나올 게임에 대해 기대해달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