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은 미궁 속으로? 밸브 ‘파이어워치’ 캄포 산토 인수
뭇 개발자에게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밸브가 새로운 식구를 들였다. ‘파이어워치’로 잘 알려진 독립 게임사 캄포 산토는 22일, 공식 포스트를 통해 자사의 밸브 피인수 소식을 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자리한 캄포 산토는 지난 2013년 다수의 베테랑 개발자가 모여 설립한 독립 게임사다. 텔테일 게임즈에서 ‘워킹 데드’ 시리즈를 만든 숀 바나먼과 제이크 로드킨이 주축이 됐으며 더블파인 프로덕션 ‘더 케이브’ 개발에 참여한 아티스트 제인 응도 여기에 합류했다.
이들은 3년간 개발에 매진한 끝에 2016년 첫 작품 ‘파이어워치’를 선보였다. 인적 드문 산림 공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어드벤처 게임 ‘파이어워치’는 독특한 서사와 분위기로 평단의 관심을 끌었고, 입소문 끝에 150만 회 이상 판매되는 쾌거를 거두었다. 또한 그해 GDC 어워드 최고의 데뷔, 최고의 내러티브 수상 및 BAFTA 여섯 개 부문 노미네이트라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현재 캄포 산토는 ‘파이어워치’의 성공에 힘입어 신작 ‘인 더 밸리 오브 갓(In the Vally of Gods)’를 개발 중이다. 80년대 모험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어느 숨겨진 이집트 유적에서의 여정을 그린다. 출시 시기는 2019년 연내이며 이번 밸브 피인수가 일정에 영향을 주진 않으리란 것이 캄포 산토의 설명이다.
밸브가 독립 게임사 전체를 인수하거나 핵심 개발자를 영입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밸브는 게임성이 뛰어난 독립 게임이나 모드(MOD)를 잘 다듬어 2편을 낸 뒤, 절대로 3편까진 만들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팀 포트리스’와 ‘포탈’, ‘카운터 스트라이크’, ‘레프트 4 데드’, ‘도타’ 등 오늘날 밸브의 대표작이 모두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캄포 산토는 이번 밸브 피인수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양사는 게임 개발에 대한 견해가 굉장히 일치했는데 이것은 매우 흔치 않은 일이라고. 둘째, 해외 매체 IGN에 놀러 갔을 당시 제때 배송되지 못한 ‘2011년 올해의 게임, 포탈 2’ 기념 샴페인을 발견하곤 그대로 훔쳐 마셨다고 한다. 이제 그 빚을 갚을 때가 온 것이다.
근 수년간 스팀 플랫폼을 유지 보수하는데 집중해온 밸브가 새로운 게임사를 인수한 것은, 최근 게이브 뉴웰 대표의 발언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는 지난 3월 외신 앞에 신작 ‘아티팩트’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밸브가 개발사로 회귀할 것이며 몇 가지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향후 밸브의 신작 라인업에 ‘파이어워치 2’가 포함되는 것도 기대해 봄직하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