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수작이 될 수 있다! ‘나의 히어로 원즈 저스티스’ 시연
“너는 히어로가 될 수 있다” 대영웅 올마이트의 뜨거운 명대사로 기억되는 만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가 게임으로 나온다. 주간 소년 점프 인기작이라면 한번씩 거쳐간다는 반다이남코표 태그 배틀로 제목은 ‘나의 히어로 원즈 저스티스’. 지원기기는 PC, PS4, Xbox One, 닌텐도 스위치이며 2018년 연내 한국어화 정식 발매가 확정된 상태다.
2014년부터 절찬리 연재 중인 원작은 ‘개성’이라는 초능력이 보편화된 세계에서, 재능은 없지만 열정과 사명감 가득한 주인공 미도리야 이즈쿠가 프로 히어로 양성기관 유에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성격과 능력을 지닌 캐릭터들이 얽히고 설키며 점차 복잡다단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전개 자체는 왕도적인 소년 만화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성과 탄탄한 연출에 힘입어 현재까지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작품.
사실 지난 6월 열린 국제게임쇼 E3 2018 현장에서 ‘나의 히어로 원즈 저스티스’를 시연해볼 기회가 있었지만 딱히 국내 게이머들이 관심을 갖는 작품이 아니라 기사화는 보류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어화 정식 발매가 발표됐으니 늦게나마 당시 느낀 감상을 전하고자 한다. 참고로 ‘나의 히어로 원즈 저스티스’ E3 버전은 올마이트와 미도리야 이즈쿠, 바쿠고 카츠키, 토도로키 쇼토, 우라라카 오챠코, 시가라키 토무라, 다비, 토가 히미코, 스테인까지 총 아홉 명의 캐릭터와 학교, 숲, 저택 등 여섯 스테이지를 선택 가능했다.
게임을 시작하면 우선 3인 1조로 팀을 짜게 되며, 첫 번째로 고르는 캐릭터만 직접 조작하고 나머지 둘은 ‘사이드킥’이라는 일종의 서포터가 된다. 3D로 구현된 캐릭터의 모습은 반다이남코가 출시하는 여타 만화 IP 게임과 비교해도 상위권이라 할 만한 수준. 특히 의도적으로 명암을 강조하여 북미 코믹스 느낌을 살린 올마이트가 제대로 구현됐다. 아울러 미도리야 이즈쿠의 주먹 강타나 우라라카 오챠코의 무중력 등 각 개성의 연출도 훌륭했다. 개성 발동 시 만화책에서 보듯 효과음이 글로 표시되는데, 이런 요소를 어떻게 한국어화할지 기대된다.
전투 시스템은 근래 소년 점프 IP 게임이 대개 그러하듯 대전 장르로서 완성도보다는 캐릭터 게임의 본분을 지키는데 치중하고 있다. 즉 초심자도 쉽게 상대를 포착하고 접근할 수 있으며 2개 이하의 버튼 조합으로 멋들어진 기술 시전이 가능하다. 문제는 가만히 세워놓았을 때는 그럴싸하던 캐릭터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살짝 깬다는 것인데, 전체적으로 관절부의 움직임이 어색한지라 마치 목각인형이 싸우는 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캐릭터가 높이 뛰거나 날아오를 때 풍선이 두둥실 떠가는 듯 맥빠지는 모습은 적잖이 실망스러웠다.
그럼에도 원작에서 튀어나온 듯한 3D 모델링은 여전히 만족스러우며 두 명의 사이드킥을 활용한 기술 연계도 그럭저럭 합이 맞는 듯 보였다. 개발사가 내세운 또 다른 특징으로 전투 도중에 스테이지 일부가 박살나는 효과가 있는데, 요즘 세상에 이런 걸 자랑한다니 조금 부끄럽지만 확실히 호쾌함을 더해주는 요소기는 하다. 만약 이대로 출전 캐릭터를 더욱 늘리고 밸런스만 잘 잡아가며 완성된다면 캐릭터 게임치고는 수작이 될 수 있을지도. 아니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팬덤을 위해 꼭 그렇길 바란다. 부디 만화를 즐기는 게이머의 히어로가 되어줘!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