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타이틀
애거서: Can we get a star home map?
제롬: Kind of a waste.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맵 투 더 스타' (2014)
1. 어디서 왔어요? 목성에서요.
2014년 E3에서 헬로 게임즈가 들고온 '노 맨즈 스카이'가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 게임이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했다. 몽환적인 색감으로 성계에서 성계로 워프를 하며 로딩 없이 행성과 행성 바깥 우주를 넘나드는 웅대한 비전에 많은 게이머들은 빠져들었다. 행성에 내려앉았더니 크고 아름다운 공룡들과 자연 환경이 반겨주는데, 심지어 이렇게 방문할 수 있는 행성이 18,446,744,073,709,551,616개나 된다고?!
아마 그때 그들이 정말로 목성에 왔다고 말해도 사람들은 믿었을 것이다. 사실 우주 자체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은 거론하기 귀찮을 정도로 많지만 우주 탐사에 주력을 둔 게임은 그렇게 대중적이진 않았다. 그나마 꼽으라면 홈월드나 엘리트: 데인저러스, 스텔라리스, EVE 온라인 정도를 언급할 수 있겠지만 홈월드나 EVE 온라인, 스텔라리스은 집중하고 있는 영역이 달랐으며 엘리트: 데인저러스는 깊게 다뤄지지 않았다. 스포어도 행성 탐사를 내세웠지만 완전히 같다고 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스타바운드와 달리 풀 3D로 행성을 구현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노 맨즈 스카이는 많은 기대를 받았다. 다소 지지부진하거나 깊이가 얕다고 느껴진 우주 탐사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것일까? 특히 다크 소울과 저니처럼 멀티플레이적인 접촉도 지원한다는 정보가 공개되자 안 그래도 높았던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드넓은 세계를 '있지만 보이지 않는'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행성 여행을 한다니 참으로 멋지지 않은가. 노 맨즈 스카이는 그야말로 우주 여행의 로망을 총집대성한 게임처럼 보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발매일이 다가왔다.
꿈과 희망이 넘쳤던 2014년 E3. |
유감스럽게도 노 맨즈 스카이는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노 맨즈 스카이를 열어본 사람들은 목성에서 온 줄 알았던 제작진들이 실은 뮌히하우젠 남작의 포탄을 타고 날아온 거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했다. 유료 DLC와 발매 직전 미구현된 디자인에 대한 실토 등 제작진의 성실하지 못한 대응은 그런 의심에 불을 질렀다. 그리고 발매되자 썩 유쾌하지 않은 말들이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오갔고, 노 맨즈 스카이는 희대의 사기극으로 낙인 찍혀가고 있다.
정말로 노 맨즈 스카이는 그렇게 형편없는 게임인가? 적어도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게임은 하고 싶은 바는 많았고, 몇몇은 실현시켰으나 대부분을 실현시킬 역량은 부족했고, 결국 참사를 불러일으켰다. 그렇기에 이 리뷰는 하고 싶은 바가 뭔지 파악하고 어떤 식으로 역량이 부족한지 분석하고자 한다.
꿈은 부서지기 위해 있는 거야, 라고 말하는 듯한, 시작하자마자 등장한 파괴된 함선이야말로 복선 아니었을까…. |
2. 이즈 데어 라이프 온 마스? 놉. 노 걸, 어나더 플래닛.
하지만 이 영화는 슬프고 지루할 뿐. 내가 10번은 더 썼던 것이기에
-데이비드 보위, 'Life on Mars?'
대부분의 플레이어라면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노 맨즈 스카이가 어떤 부분에서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타이틀 스크린이 지나간 뒤, 노 맨즈 스카이는 플레이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저 랜덤으로 생성된 어느 행성에 플레이어를 떨군 후 함선을 수리하라고 한다.
사실 여기까지만 하더라도 적당히 지시를 잘 내렸다면 효율적인 튜토리얼이 될 수도 있었다. 떠먹여주는 튜토리얼까지 바란 것도 아니니깐. 하지만 노 맨즈 스카이는 그런 기회도 잘 활용하지 못한다. 특히 게임 내 행동을 좌지우지하는 생명 유지 장치나 유독 물질 방호 장치에 대한 안내가 없는 건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튜토리얼의 부실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행성 탐사와 같은 다른 파트에도 그대로 적용되기에 모험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불친절한 설명을 따르며 게임 진행에 필요한 채취를 시작한 플레이어들은 이내 튜토리얼의 불편함이 단순히 튜토리얼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먼저 인벤토리 항목이 좁아터졌다. 유출판에서도 인벤토리가 좁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지만, 개선되었다는 정식판에서도 인벤토리는 매우 좁은 편이다. 물론 제작진도 바보가 아닌지라 드랍 포드를 찾거나 함선을 사는 형식으로 인벤토리를 확장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튜토리얼의 불편함 때문에 그 드랍 포드가 어디 있는지 찾는 과정에서도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그나마 양심은 있어서인지 튜토리얼 지원은 해주기는 한다. 지원해주는 수준에서 멈춰서 문제지. |
사실 진짜 문제는 바로 엑소 수트나 함선 기술 같은 것도 인벤토리 칸을 차지하게 처리했다는 점이다. 대체 왜? 라는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기본적으로 노 맨즈 스카이의 중핵을 이루는 부분은 바로 자원 채집과 우주 탐사다. 따라서 탐사를 쾌적하게 하기 위해서는 엑소 수트나 함선 기술이 필요하고, 그 기술을 사용하거나 개발하기 위해서는 자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엑소 수트와 함선 기술, 자원이 같은 인벤토리를 쓴다면 안 그대로 좁은 인벤토리가 미어터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기술 수가 적은 게 아니라 가짓수도 상당히 많다.
이럴 거면 엑소 수트나 함선 기술은 인벤토리를 공유하지 않고, 다른 슬롯으로 빼는 게 나았을 것이다. 강력한 기술을 덕지덕지 바르는걸 막고 싶었다면 다른 슬롯의 용량을 조절하는 방식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노 맨즈 스카이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인벤토리가 꽉 찬 채로 자원을 채집하면 얻은 자원조차도 사라지는 모습에 플레이어는 열불이 터질 수 밖에 없다.
무슨 4차원 박스 같은 걸 바라는 건 아니지만 인벤토리 진짜 비좁다. |
그래도 이 정도면 불편하긴 해도 게임의 진짜 핵심은 아니니 기대감을 잃을 정도는 아니다. 여러 난관을 뚫고 게임에 겨우 익숙해진 게이머들은 곧 행성을 빠져나가 우주를 탐사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신날 것이다. 지긋지긋한 행성에서 빠져나가면 드넓은 우주가 반겨주기 때문이다. 드넓은 공간 속에서 행성은 저 멀리까지 보이고, 그 사이엔 우주 정거장과 소행성들이 보인다. 주변엔 우주선이 날아다니고 정말로 공간이 거대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이 정도만 해도 훌륭한 모험극의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드디어 그 고생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게 있구나, 라는 기분에 조금 고양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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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하릴없이 방랑한다는 느낌으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나쁘지 않다. |
사실 본 작품에서 구현하는 우주와 행성은 AAA급 게임처럼 무지막지하지 않아도 나름 실속은 있는 편이다. 날씨와 토양, 식생 상태를 나눠서 행성을 구성한다는 아이디어는 평범하긴 해도 제법 안정적으로 구현되어 있다. 폭풍이 불다가 눈과 비가 내리고, 방사능으로 질척거리는 땅을 기어 다니다가 동굴 속에 숨어서 유독 물질을 피하거나 물속을 탐사하는 일련의 과정은 의외로 유기적으로 배치되어서 정말로 행성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충분하다.
기술력의 한계가 보이긴 해도 지구와 차별화되는 행성을 구현하려는 그래픽은 나쁘지 않다. 복셀을 활용한 지형 디테일 묘사 같은 것도 그럭저럭 볼만하며, 무엇보다도 그런 재료를 가지고 창출해내는 분위기가 그럴싸하다. 이질적이고 삭막한 느낌을 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고 할까. 외우주 묘사 역시 홈월드 같은 선배들의 업적을 공부한 티가 나긴 하지만, 로딩 없이 행성에 착륙해 마음껏 조사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우주선을 내려놓고 산책을 한다는 느낌으로 둘러보면 꽤 매력적이다.
센스 오브 원더라고 할 만한 게 나름 느껴진다고 할까. |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덩치만 쓸데없이 크고 언제 끝나는 건지 짜증이 밀려오는, 소위 대하소설이 가지는 단점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것이다. 감이 좋은 사람은 튜토리얼부터 느꼈을 건데, 노 맨즈 스카이가 자랑하는 실제 크기의 행성은 말 그대로 크기만 크고 쓸모없다. 물론 상기한대로 행성 생태계 구성은 괜찮은 편이고 삭막하고 이질적인 느낌은 잘 구현하긴 했지만, 산책 이외엔 거점과 거점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이 드넓은 행성에서 할 수 있는 게 동물 관찰하고 채집하고 외계인 만나서 거래하고 외계 문명 조각 찾는 게 전부라고 하면 믿기는가? 게다가 그게 꽤 빠르게 질린다고 하면?
게다가 편의성도 부족하다. 행성에 자유롭게 내려 앉을 수 있다는 건 좋다. 하지만 주변에 거점이 될 만한 장소 같은 걸 착륙할 때 자세히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다소간의 삽질을 하면서 찾아야 한다. 자원 채집 도중 인벤토리가 가득 찼는데, 상점이 있을 만한 거점이 파악되지 않을 때 짜증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게다가 스카이림 스타일의 나침반 내비게이션이 있지만 자동 매핑이나 미니 맵 같은 것은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조차 힘들다. 이동 속도도 느리기에 걷느니 차라리 함선 타고 돌아다니지,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큰 문제다. 산책하는 게임인데 산책이 쾌적하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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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것 말고는 할 게 없는데다, 꽤나 불친절하다. |
동물 관찰도 그리 재미있는 편은 아니다. 행성 생성처럼 생물도 무작위 조합으로 만들어지는데, 개별 파트 디자인의 문제인지 무작위 조합 기술 자체가 센스가 없는 건지 매력적이지 않다.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전위적인 디자인으로 당혹감과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아니다. 어딘가 타협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 굳이 초기 영상과 비교하지 않아도 비슷하게 파츠 별로 조합해 재미있는 디자인의 외계인을 만들어낸 스포어 같은 부류의 게임과 비교해도 콘셉트 아티스트의 상상력과 손길이 더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이런 어정쩡한 느낌이 게임 분위기에 어울린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왠지 '안 볼 때 걸어 다녀요' 이런 표제를 달아야 할 것 같은 생물들이 즐비한데, 썩 매력적이진 않다. |
노 맨즈 스카이는 아틀라스 패스로 대표되는 퀘스트를 통해 플레이어가 이 우주에 대한 비밀을 알아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바이킨, 겍, 코벡스, 아틀라스로 불리는 외계 종족을 만나면서 그들과 거래를 하고 언어를 배워 협상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 역시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한 편이다. 한마디로 흥미진진할 법한 이벤트 자체를 지루하고 안일하게 처리한다. 외계인들은 네 종류나 있지만 모델링은 다들 판에 박혀 있고, 언어를 알아 들을 수 없게 처리해서 언어 습득을 유도하는 연출은 괜찮았지만 이벤트 연출은 돌려쓰기가 강하다. 그렇기에 처음 만났을 때나 흥미롭지 나중에는 지루해진다.
노 맨즈 스카이는 다크 소울 시리즈가 그러했듯이 분명한 플롯 없이 모호한 분위기의 대사들과 유적 이벤트로 전체적인 세계관을 암시하려고 하는데, 이런 설정 자체는 나쁘지 않다. 다만 노 맨즈 스카이가 암시하는 세계관 자체가 흥미 있는가는 다소 의문을 남긴다. 누설이 되니깐 자세히 적지 않겠지만, 노 맨즈 스카이가 기반으로 삼고 있는 세계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하고 많이 닮아 있는데 이는 개인의 호오에 따라 결정될 문제라고 보지만 전반적으로 흡입력이 부족하다. 공식적인 끝맺음 자체도 어딘가 매우 허전하기 그지없다.
이벤트 연출도 그렇게 재미있진 않고, 넓은 공간을 계속 돌아다니다 보면 세계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도 지지부진해진다. |
기술적으로도 노 맨즈 스카이는 프리징이나 그래픽 깨짐 같은 문제들이 산적한 편이다. PS4 버전 같은 경우 워프 도중 크래시가 발생해 튕기는 경우가 있었으며 그래픽이 깨져서 카메라 시야가 땅을 뚫고 나오는 등의 문제도 보인다. 게임 특성상 난수 발생기가 프리징이나 크래시를 만들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노 맨즈 스카이는 전반적으로 뒤처리가 엉성하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음악만은 괜찮다. 영국 포스트 록 밴드 65데이즈오브스태틱과 폴 위어의 합작 사운드트랙은 그 자체로는 평이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포스트 록이나 앰비언트 음악이 품고 있는 대양적인 이미지를 우주랑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이미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65데이즈오브스태틱과 위어는 에이펙스 트윈과 스퀘어푸셔, 보즈 오브 캐나다 같은 워프 레코드식 IDM/드럼 앤 베이스와 브라이언 이노나 퓨처 사운드 오브 런던 풍 앰비언트, 갓 스피드 유 블랙 엠퍼러!나 모과이 같은 강렬한 기타를 동반한 포스트 록, 합창 음악을 끌어오면서 노 맨즈 스카이만의 독자적인 분위기 창출에 성공했다.
노 맨즈 스카이의 사운드트랙은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서정적인 앰비언트와 이펙트를 잔뜩 머금은 채 긴 잔향을 남기는 전기 기타 사운드의 혼합이라는 점에서 Cendre 같은 사카모토 류이치와 크리스찬 페네즈의 협연 앨범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는데, 그보다는 훨씬 강렬한 톤을 유지하고 있다. 어찌되었든 노 맨즈 스카이의 사운드트랙은 단순히 배경 음악 이상의,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감상할 가치는 있다.
사운드트랙은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게임은 사운드트랙으로 완성되는 물건은 아니다. |
가끔 격하게 뿜길 정도로 엉성한 버그가 등장하는 것도 문제. |
3. Bigger than Life 혹은 Shaun Liar.
가엾고도 가엾고나... 가짜한테 맘을 뺏기다니.
-박찬욱, '아가씨' (2016)
사실 노 맨즈 스카이는 우주 행성을 탐험/체험하는 게임으로는 썩 나쁘지 않다. 타협적인 생명체 디자인에서 아쉬움을 남기긴 하지만 자기 비전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뼈대를 채워넣기 위해 도입한 게임 디자인은 얄팍하기 그지 없고 그마저도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어찌보면 이 파탄은 초공식 난수 발생기로 행성을 만든다는 선전에서부터 예고된 것이였다. 난수 발생기로 다양한 경우의 수를 조합해 엄청난 수의 행성을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거기서 멈춘다. 난수 발생기로 만들어진 행성에 무엇을 어떻게 채워넣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문제의 핵심은 거기에 있다. 노 맨즈 스카이는 롤러코스터 타이쿤의 무한 맵으로 플레이어하는 초보 게이머마냥 간신히 뼈대 주변을 채워넣는데 그치고 있다. 넷핵과 유사한 랜덤 생성 구조를 지니고 있음에도 노 맨즈 스카이에서는 넷핵과 같은 진득한 매력은 찾아볼 수 없다.
제작진은 난수 공식기를 맹신하지 말아야 했었다. |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사실 노 맨즈 스카이는 세간의 악평과 달리 어떤 영역을 개척한 것은 확실하다. 3D 공간으로 구현된 외우주와 행성을 마음껏 누비며 산책하는 오픈 월드 어드벤처 말이다. 그 정도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뼈대 자체는 꽤 그럴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영상이 공개되고 홍보되는 동안 노 맨즈 스카이는 자신이 이뤄낸 성취보다 비대하게 커져가기 시작했다. 더 나쁜 일은, 아무리 정상참작을 하려고 해도 제작진들은 헛된 희망이 부풀어가는 과정을 방치했다는 점이다(사람에 따라선 더 과격하게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확실히 헬로 게임즈의 숀 머레이 대표가 상상해왔고 사람들에게 약속한 비전은 매력적이었다. 그게 다 실현되었다면 노 맨즈 스카이는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을 게임으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비전은 숀 머레이와 휘하 제작진들 손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숀 머레이는 실현시킬 수 없는 멋진 환상 속에 머물며 사람들에게 사실인 마냥 떠벌리는, 거짓말쟁이 청년을 다룬 영국 소설 '거짓말쟁이 빌리'의 주인공 빌리 피셔를 닮았다.
그들이 엄청난 악의를 가지고 이런 사단을 저질렀다곤 생각하진 않지만, 철이 없었던 건 분명하다. |
차라리 모두를 전율케 했던 E3 예고편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해본다. 차라리 처음부터 자신들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개척할 것인지 정확하게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해본다. 하다못해 이 게임이 얼리 액세스 게임들처럼 조금씩 완성되는 형태로 공개되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그랬다면 이런 사단이 나지 않았을까? 아니 지금이라도 DLC와 모드가 꾸준히 공개되고 게임이 개선되면 재평가받지 않을까?
부질없는 일이다. 무료로 공개될 줄 알았던 DLC가 유료로 제공될 거라는 소식에 남아 있던 사람들마저 떠나버렸다. 지금 어느 누구도 숀 머레이가 이뤄낸 성취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으며 심지어 악질적인 사기꾼으로 취급하고 있다. 또한 헬로 게임즈가 만들어낼 게임은 "또 노 맨즈 스카이처럼 만들다 만 거 낸 뒤 내팽개치겠지."라는 쑥덕거림을 피하지 못할 운명이다. 그 점에서 숀 머레이는 빌리보다도 더욱 큰 후폭풍을 맞이하고 있다. 무제한 환불이 가능하다는 루머가 퍼졌을 때 소비자들이 보인 반응은 잃어버린 신뢰와 후폭풍을 방증한다. 그와 헬로 게임즈가 잃어버린 신뢰를 찾으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 게임엔 필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장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훗날 추가된 콘텐츠 중에 보석 같은 것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그 장점이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아마 재발굴이라 부를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능할 것 같다(스포어의 행로를 보면 이조차도 비관적이다). 노 맨즈 스카이는 그 점에서 2016년 게임계의 큰 비극이라 할 수 있다. 괜찮을 수도 있었던 신생 게임 회사의 출발을 망쳤고, 이뤄낸 성취마저 묻어버렸다는 점에서 말이다.
헬로 게임즈는 기회는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다.
편집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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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이 불친절하고, 시작 할 때부터 부숴져있는 우주선은 2시간의 환불 가능 시간을 없애기 위한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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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13, 노맨즈스카이 예구 2연타 맞고 게임불신병에 걸려버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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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게임즈로 사명 바꿔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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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잼 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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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명작이 많았던 탓일까요? 올해 나온 게임들은 대부분 통수의 연속같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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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13, 노맨즈스카이 예구 2연타 맞고 게임불신병에 걸려버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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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삼국지는 간만의 한글 삼국지라 참고 했는데 노잼즈는 ㅠㅠ | 16.09.29 11: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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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전반이 좀 호구같았지만 삼국지 13은 그래도 플레딸때동안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고 하긴했었더랩니다 ㅎㅎㅎ | 16.09.29 16: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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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할만이라도했지요...노맨즈는 진짜 개봉해보고 1시간 했나 바로 봉인해버림 그것도 한정판.. | 16.09.29 18: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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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13이랑 비교하지 마시죠...그래도 삼13은 전면전으로 뭔가 신선한 느낌으로 꽤나 해볼만함 ㅎㅎ 노맨즈는 내 인생통틀어 10망작 | 16.09.30 01: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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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구가 게임 완성도를 망칩니다. | 16.10.06 16: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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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잼 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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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 그러게 ㅎㅎ | 16.10.02 22: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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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게임즈로 사명 바꿔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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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아, 같은 행성계여서 물품도 비슷비슷한건가?" 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아... 인벤토리가 작은 이유가 거기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어디 하나 제대로 된 저장소도 없고.. | 16.09.29 02: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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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줄이 핵심이군요. 명심하겠습니다. | 16.09.29 13: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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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요??? 그럴바에 차라리 스포어 하는걸 추천함,,, 1만원대면 ㅇㅈ 함 ㅎㅎ | 16.09.30 01:29 | |
(IP보기클릭)61.75.***.***
3만원도 너무 비쌈. 2만원 정도면 괜찮을듯 | 16.10.01 12:48 | |
(IP보기클릭)121.134.***.***
요즘 중고 2만오천원대에 구입가능. 플4버전 | 16.10.01 20:41 | |
(IP보기클릭)125.188.***.***
며칠전에 만오천원에 파는 매장도 봤어영 | 16.10.02 03:24 | |
(IP보기클릭)211.169.***.***
(IP보기클릭)182.216.***.***
(IP보기클릭)218.158.***.***
? 이런 결과를 만든 게임은 속편이 나오면 100% 망합니다. | 16.09.29 22:32 | |
(IP보기클릭)218.37.***.***
이 게임의 속편이 엄청난 관심을 받는다면 그것은 사기꾼색히들이 또 뭔 구라를 칠까? 하는 관심일 것이고 만약 판매량이 엄청나다면 그건 게이머들이 지뢰찾기에 혈안이 되었다는 뜻이다. | 16.10.01 03:01 | |
(IP보기클릭)121.136.***.***
모든 문제점을 전부 해결하고 나올수도 있지않는지? 전 이런류의 게임을 좋아합니다. 저같은 게이머 꽤 많을 것이구요. 이번에 욕먹은 것들이 모두 수정된다한다면 충분히 매력있는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 16.10.01 13:06 | |
(IP보기클릭)218.37.***.***
애초에 플레이도 안하시고 소재만 보고 문제점 해결하고 나올수 있으니 속편이 많이 팔리고 많은 관심을 받는다 예상하시는거 자체가 말도안되는일 같습니니다만.. 게다가, 이런류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가 많은것 따위는 어찌되던 상관없습니다. 이 게임을 구입한 사람들 전체가 엿을 먹었다는 사실이 중요하죠. 애초에 이번에 욕먹은 것들을 모두 수정할 능력이 있는지는 차처하더라도 이미 이미지가 개판됐는데 후속편이 대박을 터뜨리면 그건 게이머들에게 문제가 있는거겠죠. | 16.10.01 13: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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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렇게 욕을 들어처먹고있는데 후속편을 쉽게 못만들것이고, 만약 만들게 된다면 완벽해야할 것입니다. 전 그걸 기대하는거죠 ^^ 뭐 그냥 제가 기대하는것이고 제 생각에는 그렇게 발매가되면 꽤 팔리지않겠냐? 그런 개인적인 생각인데 뭘 그렇게 부정적이고 공격적으로 글을 쓰시는지 모르겠네요. 정가주고 구입하셨나봐요?? 뭐 그렇다면 이해는 됩니다만... 전 일단 안해봤지만 해볼 생각이에요. 할인 조금만 더 되면요 ^^ | 16.10.01 14: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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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 게임이 값어치가 풀프라이스가 아니라는걸 아시는 것 같으신데.. 아무튼, 공격적으로 댓글을 작성한 것은 죄송합니다만, "다음엔 좋아질건데 이번에 사기당했다고 안살거야? 살거잖아?" 이런 느낌으로 다가왔네요.. | 16.10.01 14: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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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그런식으로 쓴 글 아닙니다^^ 제가 원채 탐사나 여행비스무리한 게임을 좋아해서 저같으면 살거라서요. 근데 악평들 들어보면 대충 견적 나오잖아요? 이 리뷰도 그렇고... 다만 탐사 자체로는 나쁘지않다고하니.. 전 꼭 해볼까하지만 역시나 정가로 구입하긴 아깝고 그럴 게임은 아니란 거 알고있습니다.... 아무튼 조언 감사합니다. 꾸벅. | 16.10.01 14: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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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하실 때 여행을 중점으로 하신다 하시더라도 인벤토리랑 자원, 에너지때문에 암걸리실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ㅠㅠ | 16.10.01 14: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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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지도않고 속편하고 판매량 예상하는건 굉장한 능력이네 | 16.10.01 22: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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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을 꼭 먹어봐야 똥인지 아는 건 아니니까요 ㅎㅎ | 16.10.01 23: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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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 16.10.02 21: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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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저 회사가 디오더 회사처럼 망해가고 있는 큰 위기입니다. | 16.10.06 08: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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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플레이 대신 플레이타임의 9할을 ♥♥♥같은 필러로 채워 놓고서 그에 따는 불편함과 지루함은 감성이라는 식으로 얼버무려서 플레이어한테 다 떠넘기는 식으로 제작된 게임. 게임이 게이머가 아니라 제작자를 위해서 설계되니 이꼴이 나는거죠. | 16.09.29 16: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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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느낀게 아니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6.09.29 18: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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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욕을 참고 글을 쓰다보니 어쩔수없이... | 16.10.01 00: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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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막판에 좀 격앙된 말투가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담백하게 객관적으로 잘 쓴 글인거같은데요 | 16.10.04 15: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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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폭행 | 16.10.06 23: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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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구 정말 왜 적은건지ㅋㅋㅋㅋ 너무 붕 떴습니다 | 16.10.01 21: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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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 | 16.10.11 05: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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