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ygon]
- Chris Plante 작성
레이지 2는 마치 게임 배급사가 모든 작품을 총동원하여 만든 믹스테이프 같다. 비록 악명높은 전작인 2011년작 레이지의 이름을 이어 받았지만, 레이지 2는 E3 2018 데모를 감안하면 베데스다가 만든 다른 게임들에 더 가깝다.
이드 소프트웨어가 개발에 참여했기 때문인지, 레이지 2의 움직임과 사격은 2016년에 발매된 '둠 리부트'와 느낌이 비슷하다. 특히 갑작스럽게 적을 만났을 때 그러한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레이지 2는 은신 게임과 거리가 멀지만, 적을 급습하여 분노를 마구 표출하는 방식은 머신 게임즈가 만든 '울펜슈타인 리부트'를 약간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모든 무기를 인간 분쇄기로 만들어버리는 '오버드라이브' 능력이 대표적이다. 이 능력을 마음껏 쓰다보면 샷건으로 적을 증발시키거나 사지를 박살내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매우 '퀘이크' 스럽다.
베데스다 게임과 공통점을 찾느라 약간 시간이 걸린 요소가 하나 있다. 레이지 2에는 나노트라이트라는 능력이 있는데, 제한된 슬롯에 장착할 수 있는 기술을 일컫는 말이다. 나는 데모에서 '버스트(적들을 공중을 띄워 내장덩어리로 만들어 버리는 염력)'과 '슬램(공중으로 뛰어올라 착지하면 충격파를 발산해 적들을 넘어뜨림)'를 사용했다. 처음에는 컬트 슈터 게임인 '불릿스톰'이 생각났지만, 나노트라이트 능력을 쓰면 쓸수록 머릿속에 "푸스 로 다"라는 주문이 떠올랐다.
레이지 2는 많은 게임을 참고했지만, 동시에 하나의 참신한 게임이기도 하다. 마치 다양한 스타일과 분위기를 담은 데모곡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믹스테이프 같다. 어둡고 격렬하다가도 어느새 웃기고 괴상한 장면이 나오기 떄문이다. 복도를 지나갈 때도 더럽고 수수한 곳과 밝고 알록달록한 곳이 공존한다.
예를 들어, 필자는 데모 후반에 수류탄을 20개 모아놓은 것을 눈치챘다. 막상 필요할 때 수류탄이 없을까 봐 계속 쓰지 않은 탓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20개는 엄청난 숫자였다. 그래서, 바로 다음 방에서 열댓 명의 적들과 마주쳤을 때 수류탄을 다 써버리기로 했다. 폭발로 방 전체가 뒤집어졌고, 연기, 피, 폭발에 날아다니는 사지만이 눈에 들어왔다. 그 짧은 시간동안 엄청난 난리가 벌어졌다.
(영화 '혹성의 위기'에 나온 글레이브라는 무기처럼 칼날이 달린 부메랑을 엄청나게 많이 들고 다닐 수도 있다. 아무튼 그렇다.)
난리를 치는 것도 재미있지만, 무기의 성능이 엄청나게 사기인 것보다 약간 사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가령, 근거리에서 샷건을 쏴도 적이 바로 죽어버리거나 스폰지처럼 데미지를 흡수하지 않는다. 그 대신, 그 충격으로 적이 넘어지거나 헬멧이나 방어구의 일부분이 날아가는 직관적인 연출이 나온다. '죽을 때까지 쏴라' 라는 공식보다는 더욱 복잡한 흐름이 펼쳐지기 때문에, 전투가 잘 짜여진 액션 영화의 동선이나 그로테스크한 안무처럼 보이게 된다.
베데스다가 처음으로 협업한 애벌랜치 스튜디오의 능력을 보여줄 스토리나 차량 전투에 대한 내용은 아직 알 수 없었다. 지금까지 체험한 것으로 볼 때, 레이지 2는 과거의 작품을 조금씩 빌려와 새로운 아이디어로 장식한 게임이며, 베데스다가 걸어온 지난 10년의 집대성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애매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제목이다. 2017년에 나온 '프레이' 처럼, 레이지 2도 전편의 후속작이나 리부트라는 느낌보다는 유명한 시리즈의 뼈대를 빌린 새로운 작품으로 보인다.
레이지 2는 2019년 봄에 플레이스테이션 4, 윈도우 PC, 엑스박스 원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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