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올해 자전거로 하고 싶은 목표가 서너가지 있었는데 휴가 때 가려고 했던 제주도 여행이 어쩌다보니 일을 관두고 가게 되었네요.
2018년 10월 14일부터 21일까지의 여행기입니다.
계획성이 없는 타입이라 기초적인 부분만 준비(짐,박스 보관 예약,편도행 비행기 티켓)하고 바로 떠났습니다.
사진상에 몇가지 빼먹고 안찍은 물건(헬멧,고글,장갑)이 있긴한데 지금 생각해보면 불필요하게 옷이 많네요.
저중에서 가장 잘 가져갔다고 생각하는건 다이소에서 산 클립형의 후미등입니다.
여름에 갔으면 쓸모가 없었을 수도 있지만 10월이다보니 해가 6시정도면 지다보니 매우 유용했네요.
특히 등에다 바로 꼽을수 있는 클립형이라 맘에 들었습니다.
김포공항 수화물 보관소에 가면 할머니 한분이 자전거 포장 해주십니다.
가격이 3만원이라 비싸다는 말이 많던데 저 같은 뚜벅이는 포장한 자전거 옴길 방도가 없고 전용 케이스를 빌리면 약간의 분해 과정이 필요하기에
그렇게 나쁜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제가 도착했을때 이미 여성분 한분이 포장중이더라고요.(사진 왼쪽)
대기가 없으면 포장은 몇분 안걸리고 다음부터는 전화로 예약하고 와달라고 하시네요.
출발은 일상복에 자전거용 신발을 신고 왔습니다.
제주도에 자전거용 박스 보관해주는 가게가 몇개 있습니다.
몇일 전에 미리 예약해두면 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트럭으로 픽업 해주십니다.
1만5천원이면 박스를 한달간은 보관해주시고 재포장해서 공항까지 태워주시니 시작과 끝이 편했네요.
학창 시절 수학 여행으로 용두암에 와본거 같은 기억이 있긴한데 별거 없네요.
제주도에 환상 자전거길이라 불리우는 코스는 파란색 선으로 앵간하면 이어져 있습니다.
그보다 항상 바다를 오른쪽이건 왼쪽이건 끼고 달리면 한바퀴 도는건 매한가지죠.
첫날은 금방 해가 떨어져서 얼마 못 타고 애월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숙소도 항상 그날 그날 앱으로 잡다보니 해 떨어질 때 쯤이면 항상 같은 고민을 했네요.
둘째날
첫날보다 날씨가 좋습니다.
이날은 자전거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가보고 싶어 할 수도 있는 천백고지를 가본 날입니다.
숙소에 모든 짐을 맡기고 오니 홀가분하게 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천백로 들어가기 전에 도깨비 도로가 있다는걸 알게됐네요.
자전거를 탔다보니 별의미 없는 그저 도로일 뿐이죠.
해발 450m
여기까진 탈만 했습니다.
해발 6~700 쯤 들어서니 다리가 말을 안 듣네요.
10% 경사로 표지만 너다섯게 본거 같습니다.
더욱이 멘탈에 충격을 주는건 중간에 내리막이 있다는겁니다.
분명 1100m를 올라가야하는데 그와중에 내려가야한다면 또 올라가야한다는 사실에 내리막의 즐거움이란 없죠.
올라오니까 꽤 추웠던 기억이 있네요.
도로를 새로 깔아서 그런지 노면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 진가는 내려갈 때 느껴지는데 브레이크에서 잠깐 손을 놔도 5~60은 쉽게 넘어가니 가장 무서운 다운힐이였습니다.
시내로 내려와 혼자 먹을 마땅한게 없다보니 국수로 때웠습니다.
셋째날
출발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적당히 오는거면 맞으면서 갈만도 한데 빗줄기도 쌔지고 앞으로 몇일을 더 제주도에서 탈지 모르니 비를 피하러 가봅니다.
이날 잠깐 들렸다 가려고 했던 카페에서 몇 시간이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비가 그치질 않고 저녁까지 비 예보가 계속 되다보니 제주도에서 있었던 날 중에 제일 적게 간 날인거 같네요.
저녁이 다 되서야 비가 그치더군요.
이날 카페에서 먹은 빵 말고는 먹은게 없다보니 근방에 있는 카레 가게를 찾아갔습니다.
커피랑 카레를 같이 파는 가게인데 카레가 나올 때 멍멍이가 같이 따라 나와서 애절한 눈 빛으로 쳐다봐 줍니다.
얘가 여기 마스코트 같은 신분이라 로고와 가게 상호마져도 멍멍이 이름으로 되어있습니다.
사장님이 친절해서 기억에 남네요.
제주도엔 횡단 보도는 있는데 보행자 신호는 없는 곳이 상당히 많더군요.
넷째날
자전거 길이 폭도 넓고 잘되어 있는 곳이 많은 반면 넓다보니 이런 저런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됩니다.
해안가 옆을 달리는건 보는 재미라도 있는데 내륙쪽으로 나 있는 자전거 도로는 정말 지루합니다.
아침겸 점심으로 들린 카페.
카페 상호 답게 그림 같은 풍경 옆에 자리를 하고 있습니다.
차가 거의 안 다니는 코스라 그런지 더 좋았던거 같네요.
이럴때 자전거 타고 다니는게 큰 장점으로 와 닿습니다.
마을 이름을 보고 왜이리 슬퍼지는건지..
급 짜장면이 땡겨서 이날 저녁은 간짜장으로.
섬이 그다지 큰 편이 아니라 그런가 날씨만 좋으면 어딜가도 한라산은 잘 보이네요.
시큰둥한 멍멍이 표정이 잘 살아있습니다.
이날은 신서귀포 쪽에 신축 호텔인데도 호텔 가격스럽지 않은 호텔에서 묵었습니다.
왔던길을 다시 뒤돌아 가야 했음에도 여길 온건 세탁기가 한몫 했습니다.
하루 종일 15-20도의 날씨에 자전거를 타다보면 땀이 엄청나죠.
매일 같이 숙소에서 빨래를 하다보니 세탁기가 그리웠네요.
다섯째날
날씨가 가면 갈 수록 좋아져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맘때가 제주도 가기 아주 좋은 계절인거 같기도 하네요.
어딜가나 귤이 참 많아요.
조그만한 민가 옆에도 귤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고 샛노랗게 익은걸 보면 참 보기 좋습니다.
이날 자리물회를 못 먹은게 매우 아쉽지만 서비스로 주신 고등어 너무 맛있었네요.
고등학교때 수학여행으로 섭지코지 다녀온 기억으로 관광 버스 피해가며 주차장 까지 가봤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더군요.
관광지에서 몇키로도 안 떨어진 곳만 가도 시골마냥 조용한데 유명 관광지는 자전거 세워두기 무서울 정도로 사람이 많다보니 안 올라가보고 바로 나왔습니다.
성산일출봉도 역시나 바글바글합니다.
앞에서 사진만 찍고 다시 떠났습니다.
제주에서만 볼 수있는 가장 독특한 순간.
다행이 위협적이진 않았네요.
흔히 제주도에 여자,돌,바람이 많다고 많이 말하던데
바람은 이날 가장 크게 체감했던거 같네요.
자전거에 걸터 앉아 사진 찍는데도 자전거가 밀릴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고 자전거가 요동치는걸 한두번 느낀게 아니네요.
평상시에 바람이 세게 불면 역풍 때문에 자전거가 안나간다고 투정부리는 수준이라면 제주도는 수도권에 태풍이 오는 수준으로 흔들리더군요.
구좌읍까지 도착했는데 밥 먹을 곳 뿐만 아니라 숙소 문제에 직면하다보니 해가 다 떨어지고서야 방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근방에 편의점 하나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곳이여서 걱정했는데 다행이도 치킨 배달이 되네요.
여섯째날
날씨가 감탄이 나오는 수준이네요.
셋째날에 비가 안왔으면 벌써 제주시에 도착했을텐데 애매하게 끊어져서 이날은 먹고 싶은거만 생각하며 달렸습니다.
이렇게 첫날 도착했던 배경에 도착했습니다.
전날에 다행이도 돌아가는 비행기편 티켓팅에 성공해서 일요일날 출발하는 비행기를 잡았네요.
10월이 비수기라 생각했는데 은근히 몰리는 주간이 있었습니다.
제주시 도착 전부터 계속 생각하던 뭘 먹을지에 대한 해답은 동문 시장에서 해결했습니다.
몇년전에 통영에서 먹어 본 고등어 회보다 훨신 맛있더군요.
알콜 중화로 시장표 고기 국수까지.
제주도에서 마지막으로 자전거 타는 날
짐은 모두 숙소에 두고 오늘의 목적지를 돌고 와서 자전거 포장을 위해 반납해야 하기에 저녁 이전에 일정을 끝내야했습니다.
이날의 목적지는 제주 4.3 평화공원 입니다.
해발 450m 정도 되는 높이에 차도 많이 안다녀서 저처럼 오르막 좋아하시는 분들이면 가볼만한 목적지입니다.
공원의 의미는 도착해서 알게 되었네요.
평화공원 옆에서 웨딩 촬영이 있길래 저도 올라가봤습니다.
길따라 더 올라오다보면 아름다운 드라이빙 코스가 나오는데 차가 많이 다니고 도로 폭이 좁다보니 자전거로 오는건 비추네요.
자전거를 맡기고 근방에 맛집으로 소개되는 식당에 몸국이라는걸 처음 먹어봤습니다.
구수하고 맛있었네요.
여덟째 날
비행기를 06:50으로 잡아서 그런건지 몰라도 잠이 안오더라고요.
밤새 뒹굴뒹굴하다 24시간하는 고기 국수집이 있어서 제주도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고기 국수가 되었네요.
국수만 몇번을 먹는건지..
재밋는 점이 제주시에 24시간 영업하는 카페는 없는데 고기 국수 집은 있다는게..?
집으로 가는 길이 참 낮선 느낌.
징글징글하게 바다를 봤는데 글을 쓰는 지금도 바다가 보고 싶네요.
다음에 다시 제주도를 간다면 내륙 위주로 돌아보고 서귀포 방향에서 천백고지 올라가보고 싶은데
그보다 다음에 자전거 섬 여행을 간다면 대마도를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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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12.16 19: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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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좋아하시면 한번쯤은 돌아볼만하다고 생각되네요 | 18.12.16 19: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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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천백고지 내리막에서 반대편 중침해서 앞지르던 차량 때문에 식겁했네요 | 18.12.16 19: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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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12.16 19: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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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제주도 다 돌고 배편으로 여수나 부산 쪽에 가보고 싶었는데.. 다음엔 남해 따라 돌아보려고요 | 18.12.18 07: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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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만 좋으면 천천히도 가볼만해요. | 18.12.18 07: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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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꼭 가보세요 | 18.12.18 07: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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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대마도 한번 도전해봐야죠 | 18.12.18 07: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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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12.18 07: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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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있던 당시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다 돌고 나니까 재밋었던거 같아요 | 18.12.24 23: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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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도 있고 오래 달리다보니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집에와서 코스 기록을 보니 해안도로만 달려도 상승고도가 상당하더라고요 | 18.12.24 23: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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