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0년 전 벌어진 일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2002년으로 기억한다. 개방적인 대중문화가 주류이다 보니 터키는 외국 방송사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많이 방송한다고. 일본의 니혼TV가 터키 국영방송에 6개월 여 프로그램을 내보낸 적이 있었다.
청춘남녀가 나오는 짝짓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다. 애초 이 방송을 기획했던 니혼TV는 터키를 좋아하는 신인 여배우를 기용, 그녀와 결혼하려고 모인 다수의 터키남성 중을 골라 최종 배필을 선정한다고 선전했다. 신인 여배우의 이름은 나카조노 구니. 이 프로그램은 방송 초기부터 터키 일본 양 국가에서 앞 다퉈 보도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배우자를 구합니다! 꽃 같은 24살의 아름다운 미혼 여배우, 아버지의 호텔을 경영수업하는 부잣집 딸, 나카조노 구니가 터키가 너무 좋아서 터키 남성과 결혼하려고 합니다. 관심 있는 미혼의 터키 남성은 누구나 도전해주세요!”
대략 이 정도의 예고 방송과 지면광고가 나갔을 것이다.
니혼TV의 이 기획물은 원래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일본 현지에서 방영한 ‘전파소년’이라는 코미디 프로그램 중 한 시리즈였다고. 일본에서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방송이라고 한다. 인기를 끈 것은 엽기 발랄한 기획 때문이었다. 예컨대 히치하이킹만으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거나, 방구석에 틀어박혀 상품 추첨 엽서만 수천 통을 보내서 당첨된 상품으로만 먹고 사는 모습을 방송했다고.
웃자고 만드는 ‘전파소년’의 타켓이 터키가 된 셈이다. 방송 초기 동양의 선진국에서 일부러 찾아 온 미모의 일본 아가씨를 터키인들은 남녀노소 모두 좋아해 프로그램 방영 내내 시청률이 톱을 달렸다고 한다. 드디어 시간이 흘러 출연자들이 하나 둘 탈락하고 나카조노 구니에게 구애한 최종 생존자 3명만 남은 상황. 생존자들의 면모는 대강 이랬다. 젊고 잘생긴 ‘훈남’, 젊고 인기많은 스포츠스타 ‘몸짱남’, 돈이 아주 많은 ‘흔남(흔한 외모의 남자)’…
결과는? 여러분 예상대로다. 터키 국민을 무지 화나게 만들 일이 벌어진 것이다. 최종생존자인 ‘훈남’, ‘짱남’ ‘흔남’을 내버리고 여자가 떠났으니 말이다.
동서 교역의 중심지로써 역사적으로 무역업이 흥했던 터키는 옛날부터 일본을 좋아하는 국가였다. 그래서 일본은 아시아 끄트머리에 위치한 터키와 유럽을 잇는 두 개의 다리 중에 하나인 술탄 마호멧 다리를 무상건설해주기도 했다(물론 고속도로에서 우리 국민 돈을 걷어가는 매킨리 사 같은 조건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방송이 회를 거듭할수록 코미디 프로라는 애초 의도대로 터키남성을 놀리고 웃는 방향으로 방송이 나가자 차츰 이 사실을 깨닫게 된 터키인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 방송은 터키를 조롱하기 위해 제작됐다”며 터키 정부도 일본을 비난하고 시청자들은 “터키경제가 어려워진 것까지 일본 탓”이라며 전국적인 ‘열폭’ 현상이 벌어졌다. 터키 언론과 방송까지 일본을 비난하고 나오자 외교문제로까지 비화할 것을 우려한 니혼TV 제작진과 나카조노 구니는 도망치듯 터키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
특히 터키인의 감정을 건드린 부분은 신문 광고에 “처녀”라고 일부러 쓴 점, 그리고 아빠가 부자라고 선전하여 165명의 터키 남성들이 응모하게 한 점이라고. 가부장 사회인 터키 남성을 등장시켜 당시 경제가 어려웠던 키 국내 사정을 응모자들을 통해 노출시킨 점이 특히 그렇다. 사건으로 비화한 후에 밝혀진 여배우의 실명이 ‘아마기 준코’라거나 터키 방송 당시 싸구려 호텔에 투숙했던 사실도 까발려졌다고 한다. 이 사건의 실제 책임이 니혼TV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언론 및 일본 제작진들이 출연 여배우에게 과실을 뒤집어 씌웠다고.
‘나카조노 구니 사건’ 말고도 유사한 에피소드는 또 있다. 수년 전 ‘에가시라’라는 코미디언이 터키에서 공연 중 군중 앞에서 하반신을 노출시켜 국제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나카조노 구니, 즉 아마기 준코는 이 사건 이후 활동이 전혀 없어 일본인의 기억에서 잊힌 존재가 됐다.
일본은 잊었지만 터키는 다르다. 그래서 ‘때린 이는 잊어도 맞은 자는 못잊는 것’이다.
그때 돌아선 터키남성의 ‘니뽄녀 증오심’ 발발 사건은 아직도 회자 중이다. 오죽하면 평생 터키를 처음 가보는 관광객에게 들려줄까. 터키 유명 관광지에선 일본인을 종종 만났다. 지진이 나고 원전이 터져서 이전보다 일본관광객 수는 많이 줄었다고 한다. 에페소, 트로이, 카파도키아, 파묵칼레를 돌아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르며 블루 모스크에서도 마주치던 일본인들…
관광객이 터키남성을 접촉할 기회는 많지 않다. 주로 기념품 가게며 관광지 인근에서 만났던 터키 남성들은 우리 일행에게는 “대~한민국!”이라며 박수 치거나 “꼬레아? 브라더?”하며 반색을 해도 일본여성 관광객에게 웃는 모습은 못 봤다.
일본 여배우 단 한 명이 터키 남성의 등을 전부 돌려놓았다. 시작이 아무리 사소한 일이었다고 해도 국민 정서를 건드리면 문제가 된다. 바늘구멍처럼 사소한 작은 일이 후쿠시마 원전 구멍만큼 커진 셈이다. 국제 외교에서 민간의 힘이 중요한 이유다.
참고로 나카조노 구니 사건은 일본 국내에는 거의 보도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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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을 논하려는건 전혀 아니지만 외국에 나가면 내가 한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갖고 행동해야합니다. 한국인이 많이 가는 나라는 나 하나가 잘못해도 한국 전체를 까지는 않지만 한국인이 드물게 가는 나라는 내 행동 하나 갖고 "한국인들은 다 저렇구나." 하고 생각해버리거든요. 그렇다고 큰걸 해라는건 아니고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해주면서 최소한의 예절을 차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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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짓하고 일본인인척 한다고 문제 해결되는거 아닙니다. 동아시아 인들이나 한국 중국 일본 구분하지 다른지역 사람들이 그걸 일일히 구분할것같나요? 님들이 유럽에서 네오나치 만났을때 한국인 일본인이라고 아무리 우겨도 걔넨 그냥 중국인이라고 생각하고 두들겨패는일 흔합니다. 일본 욕먹이겠다고 일본인 흉내 내봐야 그들은 [못된 일본인]이 아니라 [못된 황인종]으로 뭉뚱그려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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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강연한 소린데 안지키는 사람이 참 많죠. 특히 유적에다 낙서하는 종자들.... 개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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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군/ 그건 아니죠. 아무리 일본이 짜증나지만 그건 아닌겁니다. 중국인이 뭐 잘못하고 한국인인척 하면 되게 짜증나잖아요. 그냥 애초부터 하지말고 실수를 저질렀어도 진심을 다해 사과 하면 됩니다. 딱 예절만 지키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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묭묭// 맞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애국이라는게 꼭 나라를 위해 목숨을 불사르는 것만이 다는 아니거든요. 해외에 나가서 예의 지키면서 행동하고 현지인들 눈살 찌푸리는 행동만 안해도 작은 의미로 애국인거죠. 예전에 한동안 일본 도쿄 시내쪽에 자주 갔었는데, 길에서 큰소리 내는 사람들은 거의 한국 사람들이더군요... 원래 한국사람들이 남의 눈을 많이 의식하고 사는 사람들인데 해외 나가서 그렇게 용감하게 행동하는거 보면 참... 아니아니. 혼자서는 얌전한데 여럿이 모이면 용감해 진다고 해야할까요??? 아무튼, 이야기 하신데로 내가 한국을 대표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조금씩만 자중해도 적어도 나라 욕 먹일일은 없죠... 그런 생각하면 낸시랭 영국가서 한짓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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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을 논하려는건 전혀 아니지만 외국에 나가면 내가 한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갖고 행동해야합니다. 한국인이 많이 가는 나라는 나 하나가 잘못해도 한국 전체를 까지는 않지만 한국인이 드물게 가는 나라는 내 행동 하나 갖고 "한국인들은 다 저렇구나." 하고 생각해버리거든요. 그렇다고 큰걸 해라는건 아니고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해주면서 최소한의 예절을 차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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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강연한 소린데 안지키는 사람이 참 많죠. 특히 유적에다 낙서하는 종자들.... 개노답 | 13.10.24 13: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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묭묭// 맞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애국이라는게 꼭 나라를 위해 목숨을 불사르는 것만이 다는 아니거든요. 해외에 나가서 예의 지키면서 행동하고 현지인들 눈살 찌푸리는 행동만 안해도 작은 의미로 애국인거죠. 예전에 한동안 일본 도쿄 시내쪽에 자주 갔었는데, 길에서 큰소리 내는 사람들은 거의 한국 사람들이더군요... 원래 한국사람들이 남의 눈을 많이 의식하고 사는 사람들인데 해외 나가서 그렇게 용감하게 행동하는거 보면 참... 아니아니. 혼자서는 얌전한데 여럿이 모이면 용감해 진다고 해야할까요??? 아무튼, 이야기 하신데로 내가 한국을 대표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조금씩만 자중해도 적어도 나라 욕 먹일일은 없죠... 그런 생각하면 낸시랭 영국가서 한짓은 진짜... | 13.10.24 13: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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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군/ 그건 아니죠. 아무리 일본이 짜증나지만 그건 아닌겁니다. 중국인이 뭐 잘못하고 한국인인척 하면 되게 짜증나잖아요. 그냥 애초부터 하지말고 실수를 저질렀어도 진심을 다해 사과 하면 됩니다. 딱 예절만 지키면 되요, | 13.10.24 14: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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