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만큼 애정이 담긴 곳이라서 이렇게나마 첫 글을 적어봅니다.
대략적으로 2000년대 중반, 집안 형편이 그다지 좋지 못 할 학창 시절에 제 운신은 상당히 제약되고 있었습니다. 피자나 스테이크 같은 양식을 좋아하긴 했는데 손에 든 돈으론 홀로 외식하러 가기엔 식당은 무서웠고, 아시다 시피 그런 건 혼자 먹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무엇보다 수능을 앞둔 학생 신분이라서 놀고 싶은 마음과 별개로 시간도 없었구요.
그래서 주말이나 방과 후 야자가 없을 땐 책을 사는데 “실패한” 결과 남은 푼돈을 들고 피씨방을 찾아 떠났습니다. 그리고 배가 고파질 때- 바로 아래에 있는 토스트집을 찾았죠. 밤 중에 이 거리가 왜 그리 찬란해 보였는 지.....
본래 이 가계는 동네 피자가계였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런 비싼거 관심 없었고 좀 더 작은 걸 찾았죠. 항상 친절한 아저씨는 이삼천원짜리 토스트를 만들어 주셨고, 피자집이라는 장점을 살려— 그 안에는 모짜렐라 치즈나 두툼한 소세지, 그리고 오븐 스파게티 면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피자 오븐의 풍미가 느껴지는 그 부들바삭한 식감과 그럴 때 마다 터저 흐르는 육즙과 두툼한 피자토핑들의 맛은—- 이제 2010년 대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여길 찾게 만들었습니다. 그 시절에 비한다면 내부 조명도 많이 밝아졌고, tv와 가계간판도 새걸로 바뀌었지만, 저 안의 피자 오븐만큼은 그대로네요.
큰 맘 먹고 스페셜 스테이크 토스트와 치즈바이트 콜팝을 시켰습니다. 학창 시절엔 PC방 요금 문제로 시키지 못했던 가장 비싼 메뉴 중 하나였던 걸로 기억해요.
여전히 푸짐합니다. 소세지 하나를 반으로 쪼개서 구운 통쾌함. 그 아래 깔린 두툼한 도매품 햄거거 패티와 슬라이스 햄. 그리고 갓 구어낸 계란 후라이에 바삭한 양배추....
당연히 소스는 돈가스 소스 비슷한 스테이크 소스와 마요네즈죠.
콜팝까지 시킨 건 욕심이 과한 것 같았지만, 그래도 고구마무스를 머금은 페스츄리 도우를 보면 이야기가 살짝 달라지죠. 마늘 디핑소스를 뿌려서 먹으니, 제가 왜 홀로 피자가 고플 때 여기 온 건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입 배어 먹으니 그 시절의 감동이 느껴집니다.
짭짤달콤한 스테이크 소스와 육즙이 그대로 올라오는 소세지, 말 그대로 몇 센치미터에 가까운 스테이크를 씹어 먹는 것 같은 식감은 어린 시절 절 후회하지 않게 할 만 하더라구요.
아쉽게도 아저씨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세월이 무섭게도- 아저씨는 발에 통풍이 오셔서 오늘은 아주머님이 대신 토스트를 구워주시더라구요.... 그래도 오랜만에 알던 사람을 만나니 기뻤습니다.
하지만 먹고 보니 정작 학창 시절 때 즐겨먹던 피자토스트를 먹을 배가 남지 않게 되버렸네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아와서 그 때 기억을 만끽해 봐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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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올드함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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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자주 들리는 곳인데 루리웹에서 보네요^^ 초딩때부터 지금까지도 자주 갑니다. 옛날엔 베이글로도 토스트를 해주셧는데 요즘 없어서 아쉽네요. 그리고 주인아저씨가 정말 좋은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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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시절(아마도 고딩?) 때는 피자도 혼자 쳐묵쳐묵했는데 요즘은 못먹네요.. 두조각만 먹어도 배가 빵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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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보니 저도 추억의 토스트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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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데파트를 여기서 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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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동시에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이라면 등짝 스매시 당합니다 | 18.04.21 15: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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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시절(아마도 고딩?) 때는 피자도 혼자 쳐묵쳐묵했는데 요즘은 못먹네요.. 두조각만 먹어도 배가 빵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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