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에카노는 아키 토모야의 시점으로 모든게 묘사되는 1인칭 소설입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얻을수 있는 유일한 정보는 주인공의 주관적인 감상 뿐이며
다른 등장인물들의 행동원리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토모야의 제한된 상황묘사나 사실관계밖에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문제는 아키 토모야가 독자들이 작중 인물들의 의도를 오해하게 만들려고 작가가 만든 믿을수 없는 화자라는거죠.
토모야는 과거의 트라우가 원인이 되어 자기기만과 편견에 찌든 인물입니다.
주위 상황에 대한 묘사를 생략하거나 다른 등장인물들의 의도를 멋대로 착각해서 사실관계를 곡해한 뒤 독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죠
특히 토모야의 이런 밑장빼기의 가장 큰 피해자가 카토인데
가뜩이나 중의적이고 속내를 알기 힘든 캐릭터가 토모야의 왜곡된 묘사 덕분에
원작자,편집자,일러스트레이터 마저 카토의 연애감정에 대해서 이견을 보일정도로 매우 복잡한 캐릭터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토모야의 왜곡된 묘사 없이
전적으로 객관적인 3자의 입장에서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관찰할수 있는 애니메이션은
소설만으로는 알기 힘들었던 캐릭터들의 심리를 파악하기 아주 알 맞은 기회겠죠.
그러므로 이번 글에서는 소설로는 알기 힘들던 카토 메구미의 소소한 심리 묘사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 핸드폰으로 보는 그녀의 심리상태
'그리고 카토는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그렇게 말했다. 정말 언제나 너무한 녀석이라니깐.
하지만 카토의 평소와 다름없는 반응을 본 나는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다.' (3권)
'참고로 구석에 모아둔 책상 중 하나에 대충 앉아 여전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참관인, 카토 메구미 양도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을 말해두겠다.' (4권)
'그녀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살금살금 창가로 피난한 나는 좀 전부터 느긋하게 불구경.... 아니, 불구경 대신 스마트폰이나 만지작거리고 있는 또 한명의 서클 멤버에게 말을 걸었다.' (5권)
'.....그리고 이 회심의 공격을 받은 카토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성의나위기감 같은 것은 전혀 느끼지 않는 듯한 투로 대답했다.' (6권)
작중 토모야는 카토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을때마다
평소와 다름 없이 주위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존재감을 지우고 있다고 묘사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토모야가 눈치채진 못한 사실이 몇가지 있습니다.
여고생이 할 일이 없을때 구석에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시간을 보내는건 평범한 일이지만
카토가 이런 행동을 할때는 항상 토모야가 다른 히로인과 히히덕거리고 있었죠.
거기에 카토가 핸드폰을 보고 있는 동안 주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도 토모야의 착각 입니다.
원작에서는 토모야가 다른 히로인들과 노닥거리느라 카토에게 신경을 안쓰기 때문에 카토의 반응에 대한 묘사가 나온적이 없지만
애니에서는 카토가 토모야와 다른 히로인들의 대화 내용을 다 듣고 있다는걸 강조하는 연출이 몇번 나온적 있죠.
그리고 원작에는 없던 애니 오리지널 장면에서 카토의 이런 행동에 특별한 의도가 있다는게 대놓고 나옵니다.
다른 사람과 스카이프 통화중에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건 전혀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닙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대화에 끼어들 주제가 없을때는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조용히 들으면서 눈 앞에 있는 컴퓨터로 시간을 때우겠죠.
반면에 카토는 컴퓨터는 손도 안대고 1분 30초동안 핸드폰 화면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뭐... 당장 핸드폰으로 처리할 작업이 생긴걸수도 있지만 문자 체크 같이 간단한 작업을 1분 30초넘게 하고 있을리도 없고요.
거기에 카토는 다른 사람과 대화중에 할 일이 있다고 핸드폰을 쳐다 볼 만큼 상대에게 배려가 부족한 사람도 아닙니다.
옆에서 사람들이 대화중일때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는건 자기 폰으로 뭔가 보여줄게 있을때 한정이었죠.
그렇다면 카토가 다른 사람들과 통화중에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던 진짜 이유는 뭐였을까요?
애니 10화를 보시면 카토의 진짜 의도를 추측할만한 몇가지 단서가 나옵니다.
서클 활동으로 다른 두 히로인들이 바빠 보이자 카토는 은근슬쩍 토모야의 옆자리를 차지한뒤 토모야에게 말을 걸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제작진이 대놓고 카토의 손 위치를 강조하며
카토가 토모야 옆에 있을때는 할 일이 없어도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지 않는다는걸 확인 시켜줬다는 거죠
그러다가 우타하가 자리교체를 시전하며 토모야와 히히덕 거리기 시작하자
조용히 창가쪽으로 이동한 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토모야의 옆자리가 다시 공석이 되자 은근슬쩍 다시 돌아온 뒤(+ 핸드폰이 사라짐),
토모야가 에리리와 우타하에게만 관심을 가지자 앞에 있는 교본을 주제로 다시 대화를 시도할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모종의 이유로 토모야의 옆자리에서 한번 더 쫒겨나자
우타하와 히히덕 거리는 토모야를 놔두고 창가 자리로 이동해서 다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죠.
시청자들은 이 장면을 통해서 카토에 대한 2가지 사실을 유추해볼수 있습니다
1/ 카토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건 토모야가 다른 히로인들과 노닥거릴때 한정이고
2/ 카토는 주도적으로 토모야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는 겁니다
"왜 저 애는 싫은티를 안내는거야? 나랑 똑같은 비 오타쿠잖아?"
"그런건 본인한테 물어보라고"
-원작 fd 발췌-
실제로 카토는 토모야의 관심이라 쓰고 민폐라 읽는을 싫어하기 보다는 오히려 반기는 모습을 몇번 보여줍니다.
위 장면에서 볼수 있듯이 토모야가 십덕후개론을 주장하며 카토에게 억지를 부릴때도
적당히 받아치면서 토모야를 진정 시키기는 커녕 토모야를 더 자극시킬 떡밥을 투척하면서 토모야와의 만담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죠.
그리고 중요한 점은 카토는 토모야가 관련된 일에서는 허세를 부린다는 점입니다.
카토는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의식해서인지 에리리나 우타하와는 달리 직접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시종일관 멍한 표정을 유지하며 최대한 자신의 감정을 숨길려고 하죠.
다만, 카토도 완벽한 포커페이스는 못 되는지라 행동 자체에서 어느정도 간접적으로 본심이 표현됩니다.
즉, 카토 메구미는 아키 토모야와 시간을 보내는걸 즐겁게 느끼고 있고
반대로 토모야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다른 히로인들과 히히덕 거리는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근데 (여자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이런 섭섭한 감정을 토모야에게 직접 표현할수는 없으니
필요 없는 핸드폰을 계속 만지작 거리며 간접적으로 토모야에게 자신의 속상함을 표현하는거죠.
근데 이 망할놈의 주인공은 카토의 속내는 모른체 '아 평소랑 다를바 없이 오늘도 존재감이 없네?'라고 생각하며
카토의 섭섭함을 무시하고 있으니.....ㅂㄷㅂㄷ
2/ 복장으로 보는 카토의 호감도?
카토는 복장 숫자가 정말 많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다양한 패션을 보여주죠.
다른 히로인들이 교복에 목욕차림 까지 포함해서 10벌 남짓한 복장을 보여줄때
사복만 11벌에 교복이랑 기타 복장까지 포함하면 14벌이나 되는 다양한 복장을 보여주며 1화당 한번 꼴로 새 복장을 보여주는 기록을 세웁니다.
원작에서도 카토의 복장에 대한 묘사가 몇번 나온적이 있지만 이정도로 다양한 종류가 나올줄은 아무도 예상을 못했죠 -ㅅ-;;
뭐... 사실 카토가 우타하나 에리리 보다 더 다양한 패션 스타일을 보여주는건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우타하랑 에리리는 둘다 외출 보다는 집에서 쉬는걸 좋아하는 인도어 파니 외출 복장에 별로 신경을 안쓸테고
그에반해 카토는 취미가 쇼핑이고 백화점 세일소식을 챙겨 볼 정도로 설정상 패션에 관심이 많으니 다양한 복장을 보여주는 것도 당연하죠.
하지만 전 애니에 나온 카토의 사복 종류가 단순한 원작 설정 고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애니 0화에 나왔던 카토와 토모야의 복장이 둘 사이의 무의식적인 공감대를 표현하기 위한 커플룩 디자인이었고
카토가 토모야에게 도움이 될려고 노력 할때마다 이 커플룩을 입었다는 점에서 캐릭터의 복장에도 어느정도 제작진의 의도가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밝은 색깔의 카디건과 바지를 입고 있었다.
확실히 봄 느낌이 물씬 나는 복장이었다.
나 같은 녀석을 만나러 오면서 패션에 신경썼다는 점은 높이 산다.'
-원작 1권 발췌-
흔히들 여성이 자신의 복장에 신경 쓰는건 자기 만족을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카토가 작중 다양한 사복 패션을 보여주는건 어디까지나 자기 만족을 위해서고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도 생각할수 있죠.
하지만, 카토가 토모야를 만날때마다 매번 다른 패션을 보여준게 정말 순수하게 자기 만족만을 위해서였을까요?
아니면 조금이나마 토모야를 의식하고 있던걸까요?
3/ 님 사실....?
남자 사람 친구 집에 놀러가는데 미리 부모님께 늦게 올거라고 말씀 드리고 옴
그리고 늦게까지 있을거 알고 있었으면서 토모야가 붙잡자 급 당황한 표정.....
식당 단골이어서 주차장이 없는걸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자가용 차가 있는 사촌 오빠와 함께 토모야가 일하는 식당에 옴
말로는 망상이 심하다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토모야가 데이트 약속을 잡도록 유도함
아주 자연스럽게 토모야의 옆자리를 차지함
매우 절묘한 타이밍에 화제를 에리리에게로 돌림
분위기 좋을때 중간에 들어와서 컷트 + 자연스럽게 자신의 요리실력을 어필
애매모호하게 대답해서 더 헷갈리게 만듬
분위기 좋을때 컷트(2)
매우 자연스럽게 토모야의 옆자리를 차지함(2)
언행 불일치
아주 자연스럽게 토모야의 옆자리를 차지함(3)
사실 이분은 속이 검으실지도 모릅니다....
뭐 하라구로도 좋지만요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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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토 : 이래서, 눈치빠른 독자는 싫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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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요망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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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캐릭터들 분석하기 위해 작품 다시 읽어보면 메구미 주변의 상황들이 말도 안되게 잘짜여진 것 같이 느껴지죠. 마치 누군가 의도를 한 것.. 읍ㅇㅡ으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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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구미의 캐릭터 컬러는 핑크입니다. 요망한 핑크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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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는 적의 레이더에 걸리지 말아야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레이더로 적을 색적해내야하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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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토 : 이래서, 눈치빠른 독자는 싫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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