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나는 토마호크를 바닥에 내려놓고 말았다.
파란색의 구체로 둘러싸인 행성들, 그리고 대규모로 모여다니는 우주함선들....
나는 이걸 보며 믿지 못했다.
우리가 이런 놈들이랑 싸웠다고? 우리가 이런 놈들에게 침략당하고 점령당했다고? 우리가 이런 놈들에게 지배당하거나 죽을거라고?
나는 생각을 더는 할 수가 없었다. 이 XEN이라는 정거장에서.... 나는 두눈으로 본 광경을 보았다. 그래도 아름다웠다. 파란색으로 빛나는 구체가. 그래, 이걸 보며 담배라도 피워야겠다....
담배를 꺼냈더니 내가 장전했던 총탄들이 생각난다.
라이터를 켰더니 전쟁터의 잿냄새가 났다.
담배에 불을 붙이니 죽어간 생명들이 생각났다.
담배를 들이키기 시작하더니 싸웠던 전우들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담배 연기가 내 폐에 침투하면서 울분과 비애가 울컥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담배연기를 뱉더니 아무것도 생각이 안난다.
저걸 보면서 다시 생각이 나기 시작한다.
나는 힘이 없었구나, 정말로.
나는 저들에게 맞설 힘이 없다.
그들에겐 우리 지구를 점령한것이 자랑스러운 정복이고 그들에겐 우리가 악이겠지.
그래, X발. 힘없는게 죄지.... 난 직장에서도 그걸 느꼈고 전쟁터에서는 더욱 뼈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아무것도 대비하지 않거나 행동을 안하고 무력하게 당하는게 진짜 죄악이라 생각이다.
나는 무력하게 당하기 싫었기 때문에 맞서싸웠다. 월리엄, 그 욕쟁이 영감탱이가 싫었어도 힘을 키워 맞서라는 말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맞서 싸운것이었을까.... 하지만 그래도 분하다. 슬프다. 내가 할 수 있는건 더 없다.
그래도 나는 훗날에 저항을 이어가려는 이에게 전하고 싶다. 도덕만을 내세우며 비난만 하는건 소용없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저항에 필요한건 도덕이 아니다. 힘과 지혜이다. 힘이 없는건 죄악이다. 어리석은 것 또한 죄악이다. 힘이 없으면 저들에게 억압당하는 시대는 되물림될거라고 말할것이다. 세상은 누굴 위해 헌신해주지도, 지켜주지도, 눈물을 흘려주지 않으니까. 그러나, 더욱 죄악인건 힘이 없다고 안일하게 살아가며, 나약하게 살아가며, 아무것도 대비하지도 않고,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고 살아가는것이야 말로 죄악이라고 본다. 그저 이를 명심하며 어떠한 상황에도 최선을 다하며 콤바인에 대한 저항의지를 이어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제프 랜돌프가.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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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라이프 3 스토리가 작가에 의해 유출된 것을 보고 한번 써봤습니다. 이걸 본편에 넣을지는 아직 안정했습니다. 그냥 아직은 외전이죠. 아무튼, 하프라이프가 이렇게 스토리 작가의 공개로 인해 허망하게 끝나는거 보고 저는 실망과 비애를 많이 느꼈지요. 하프라이프 살려내! 밸브 개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