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을을 벗어나자 마자 바로 마왕 본부가 있는 거대한 도시 입구에 도착했다.
나는 또 여기가 엄청 시골이고 마왕 본부인가 뭔가 하는 곳까지 가려면 한참을 걸어가야 겠구나
생각했더니 바로 코 앞이었다.
굳이 교통비를 아껴려는 이유가 있었네..
근데 왜 그 마을은 이런 어마어마한 크기 도시 옆에 있으면서 완전 촌구석이냐..
도시로 들어서자 나는 시골에서 상경한 놈 마냥 어마어마한 높이의 고층빌딩과 이곳의 신문물에
감탄을 하며 두리번 거렸다. 물론 내 옆에 두 명도 똑같이 두리번 거리고 있다.
마왕 본부가 있는 도시라는데 그럼 여기가 서울 정도 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해보며,
나는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둘러보았다.
그래.. 평범하군.
야이씨.. 나만 이상한 옷 입었잖아!!
나는 불만이 가득한 체로 키나에게 뭐라고 해보려더가 말았다.
그녀가 먼저 말했거든.
"아! 저기 은행이 있네요! 가서 계좌랑 금고를 만듭시다!"
나는 그녀의 손에 이끌려.. 손에 이끌려.. 그래 이런 거 나쁘지 않아.
암튼 손에 이끌려 커다란 빌딩 앞에 섰다.
-신 마계 은행-
이름 그대로 마계에 있는 은행인가 보다.
그녀의 손에 이끌려...(헷) 은행 안으로 들어서자 아까 우리에게 전갈을 전해주었던 녹색의 조그만 놈들이
잔뜩 있었다. 어쩐지 은행에 들어서기 전 은행 앞에 있는 동상의 생김새가 그렇더라.
나는 키나에게 저들이 어떤 류의 마족인지 궁금해 물었다.
"와.. 작은 놈들이 엄청 많네. 저기 키나씨, 이들은 대체 뭔가요?"
"네, 주인님. 저들은 고브리안이라고 불리우는 종족인데 금전에 밝아서 보통 마계에서 이런 쪽 일에 많이
종사하고 있어요."
"아.. 왠 주인님?"
그러자 키나가 나에게 밀착해 귓속말 했다. 그래.. 이런거 좋다.
"지금 주인님은 마왕 후보생이기 때문에 정체가 탄로나면 안되잖아요. 그리고 저하고 쿤한테 반말로 하세요."
아. .그렇단 말이지. 일단 알았고.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키나는 쿤에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하고는 나와 함께 비어있는 창구로 갔다.
"에.. 무슨 일로 오셨나요?"
키나는 방긋 웃으며 은행 창구에 있는 여성이라고 봐야되나.. 하는 고브리안에게 말했다. 그녀는 매우 바빠보였다.
"안녕하세요. 제가 모시는 주인님께서 여기 금고를 하나 만들고 싶어하는데요."
"그렇군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 고브리안은 책상 서랍에서 금색으로 된 두툼한 판떼기를 하나 꺼내어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여기에 손도장 찍으시고, 서명하세요."
손도장? 지문 찍으라는건가.. 라는 생각에 엄지 손가락을 판떼기에 찍으려고 갖다대자 상담 고브리안이
말리며 말했다.
"아니.. 손 다 펴서 찍으라고요. 그리고 옆에 있는 나이프로 서명하세요."
그녀의 말에 나는 손을 쫙 펴서 판떼기에 꾹 눌러서 손도장을 만들고 옆에 있는 나이프로 내 이름을 적었다.
"아, 이게 주인님 이름이에요? 그러고보니 이름도 내가 안물어봤네. 그런데 이건 뭐라고 읽는 거죠?"
아차차.. 나도 모르게 그냥 한글로 적어버렸네. 내 서명을 확인하는 고브리안 그녀도 나를 슬쩍보며 의아해했다.
그래서 나는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말을 내뱉었다.
"아.. 이거 마왕후보자인 내가 만든 언어야."
실은 세종대왕께서 만들었지만.
키나는 놀라는 표정으로 나에게 되물었다.
"오오.. 뭔가 멋진 글자네요. 뭐라고 읽어요?"
"나솔현 이라고 하지."
"난 소련?"
아니.. 나는 그런 파시즘이 강한 이름이 아니야. 공산당과 홍차는 사양하고 싶어.
"나. 솔. 현. 이라고."
"나 스리안??"
"솔. 현."
또박 또박 다시 말해주었다.
"소리안이군요. 마왕님의 이름이 소리안이라니 뭔가 멋진 이름이네요."
관두자. 발음이 안되나 보다.
"그래.. 소리안이라고 하자."
암튼 그렇게 간단한 절차를 마치고 우리는 상담원의 안내를 받아 어디론가 따라 들어갔다.
그곳에는 작은 탈 것이 있었는데 작은 보트 같기도 했다.
"자 어서타세요. 주인님. 저도 같이 갈거에요~ 신난다~"
뭐가 신난다는거야.
그렇게 나는 상담원과 키나 이렇게 셋이서 작은 보트를 탔다.
"그럼 꽉 잡으세요."
상담원의 말과 동시에 보트는 천길 낭떠러지도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꽉 안잡으면 죽잖아. 야이 미친!!
작은 보트는 수로를 따라 엄청난 물보라를 일으키며 롤러코스터? 후룸라이드? 처럼 뱅글뱅글 돌아가며
미친듯한 속도로 어딘가로 흘러가고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우리는 뭔가 금고들이 잔뜩 있는 곳에 도착했고, 나는 이 엄청난 배멀미를 참지 못하고
내리자 마자 그대로 쏟아내었다.
이런건 좀 미리 이야기를 해주라고.. 이 것 들아..
먹은 거라곤 매운 차 밖에 없어서 그런가 엄청 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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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