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꽤 기구한 곡절이 있습니다. 이름을 이야기할 수 없는 모 유명 판타지 소설 관련 갤러리에서 단권 라이트노벨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반드시 나오는 이름이었는데, 실제로 Y24에서 주문을 해 보니 초판이 오더라고요. 문제는 그 때가 이미 출간된 지 5년이나 지난 시점이었다는 것입니다. 네, 재고입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그 후 책장에 박아놨다가 다른 일로 책장을 뒤지던 저는 깨닫고 만 겁니다. 제가 이미 그 책을 다른 지인분에게서 (중고로) 구매했다는 걸요... 네, 같은 책이 두 권인 것입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도 한참이 지난 후에 아는 분에게 제가 샀던 신품을 무료나눔으로 보내드리고 저는 중고를 읽었으며...
갓작입니다. 진짜 갓작입니다. 왜 안 팔린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판빨망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강렬한 블랙코미디입니다만, 그러면서도 구조가 잘 짜여 있습니다. 뭣보다 재미있습니다. 손에서 놓을 수 없습니다. 올해 읽어본 중 베스트에 넣어도 될 것 같습니다.
"학원물에 안 어울리는 플롯과 스토리, 갱스터물에 가깝다"는 지인분의 의견도 있었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그 '안 어울리는' 지점이 오히려 언밸런스함을 극대화시켜 블랙코미디스러움을 강화시켰다는 느낌이 듭니다. 접대 테니스는 좀 웃겼음. 덕분에 템포 조절이 되어 적잖은 분량이 스무스하게 흘러갔습니다. 아무튼 좋습니다. 이거, 좋습니다. 왜 안 팔리지. 진짜 판빨망이냐.
중간중간 패러디가 많이 들어갔지요. 그 2인조가 나올 때마다 들고 나오는 도지사 드립에서는 세월이 느껴집니다. 올드보이 패러디에서는 좀 뿜어버리는 바람에 뒤이은 액션신이 좀 진빠지게 되어 버렸네요(← 뿜은 놈 잘못임).
액션신 하니 떠오른 건데 일러스트가 솔직히 좀 그렇습니다. 액션신의 날아차기 일러스트는... 도저히... 아 제발 좀...
다 읽고 나서 이름을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판타지 갤러리에 재밌더라고 뻘글 싸니 45초만에 갤 떡밥이 그짓말로 변하더라고요. 역시 누구보다 보르자를 사랑하는 판갤러들이다.
나의 학교생활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내가 기대한 것: 청춘 학원 드라마
내가 본 것: 상ㅁㅁ 소굴
아니 작가 미친(미투데이 친구 아님)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는 소리가 읽는 내내 나왔는데요 아니 정말로 청춘 드라마 같은 거 기대했거든요 왜냐하면 내가 그런 게 좀 필요했거든 근데 그건 제가 책 소개글을 전혀 믿지 않는다는 증거가 되었을 뿐이었어요 왜냐하면 책 소개글 대로거든요 정말로! 연애 그딴 거 없고요! 주인공은 존나게 머저리고요! 여주인공은 존나게 나쁜 놈이고요! 나머지 네임드 여캐 둘도 멀쩡한 게 없고요! 나머지 꼬추 하나는 짜증나는 야구부 리얼충이고요! 초반 10페이지만 읽어도 이거 뭔가 이상한데 싶고요! 30페이지 쯤 가면 아 이거 ㅁㅊㄴ 소굴이구나 싶거든요! 근데 재밌어! 그게 내 취향이야! 뻔뻔하게 밀고 나가는 게 훌륭해! 뻔뻔한 거 최고!
안타깝게도 이 작품에 대한 평을 찾아보니 제목 때문에 평범한 청춘 학원 드라마라고 여기고 넘긴 사람이 한둘이 아니군요. 제목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다니(← 얘도 그랬음), 현대사회의 비극이라 하겠습니다.
그러고보면 두 작품은 비슷한 구석이 좀 많네요. 나쁜 여주인공과 끌려다니는 남주인공이 거대 학교를 배경으로 암약하는. 뭐, 그짓말의 영희가 그래도 근본은 착한 애야, 하는 쪽이면 학교생활(좀 치유물같은 약칭)의 사토는 순수악에 가깝다는 차이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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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 '재고왕' 자의 작품은 대충 그 셋 정도였죠 아마... 노벨 배틀러는 별로 흠 싶은데, 평도 떨어지는 모양이고요. 메멘토 모리는... 있다는 것만 알지 찾아보진 않았는데, 제목만으론 촉이 안 오네요. | 17.10.30 16:1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