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맞춤법·표준어규정 확정
문교부 내년 3월부터 시행키로
초중고 교과서 90년 전면개편
입시출제는 새 교과서 배운 후
일군→일꾼 가까와→가까워 짭잘하다→짭짤하다
어미 '요'는 '오'로…한자어 사이시옷 사용 않기로
강남콩→강낭콩 상치→상추 호루루기→호루라기로
문교부는 14일 개정된 한글맞춤법과 새로 제정된 표준어규정을 확정, 오는 89년 3월 1일부터 이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개정된 '한글맞춤법'은 지난 33년 민간단체인 조선어학회가 제정, 그동안 국어의 표기규칙으로 사용돼 온 '한글맞춤법통일안'을 56년만에 정부 차원에서 최초로 고쳐 시행토록 한 것이다.
또 새로 제정된 '표준어규범'은 지난 36년 조선어학회가 만들어 바른말의 척도로 사용토록 해 온 '조선어표준말모음'을 현대의 생활국어에 맞게 53년만에 수정보완해 정부가 표준어의 기준을 처음 마련한 것이다.
문교부는 새 한글맞춤법과 표준어규정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금년 8월까지 '한글맞춤법해설서'와 '표준어모음집' 제1집을 발간키로 했다.
문교부는 어문정책의 2대 골격을 바꾸는 데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민학교 1, 2, 3학년용과 중학 1년용 교과서는 교육과정 개편 적용 시기와 때를 같이 해 89학년도부터 새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규정에 맞게 고쳐 보급하고 그밖의 초중고교 교과서는 90학년도부터 개편키로 했다.
문교부관계자는 "한글맞춤법 개정과 표준어규정 제정 내용의 고입 및 대학입시 출제는 새 교과서로 배운 학생이 입시를 치를 때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교부는 그러나 신문 방송과 사전 잡지 소설 등 각종 출판물의 맞춤법과 표준어표기는 제작회사 및 단체의 여건에 따라 89년 3월 이전이라도 이를 적용하도록 권장키로 했다.
△한글맞춤법=지난해 4월 학술원부설 국어연구소가 개정시안을 마련해 공청회를 거치는 동안 학계와 의견이 엇갈렸던 10여개 사항을 국어연구소안대로 고치고 나머지는 현행대로 하자는 학계의 의견을 반영했다. 따라서 고치지 않거나 양쪽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는 쪽으로 개정의 폭을 최소화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일꾼, 일군', '짭짤하다, 짭잘하다'로 혼용되던 것을 '일꾼', '짭짤하다'로 통일표기토록 하고 '가까와' '괴로와'는 '가까워' '괴로워'로 표기를 현실화했다.
종결형의 어미(語尾)는 '요'로 하지 않고 현행대로 '오'로 했으며 한자어의 사이시옷은 사용치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 '대기권' '피부병'으로 표기하되 관습적으로 사이시옷 표기를 해 온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등은 그대로 쓰기로 했다.
띄어쓰기 규정은 일부를 현실화 해 '밝아 온다' '밝아온다'를 모두 허용키로 했으며 십진법으로 띄어 써 온 수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쓰기로 했다.
△표준어규정=표준어의 개념을 현행의 '현재 중류사회에서 쓰는 서울말'에서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고쳤다.
이에 따라 '강남콩'은 '강낭콩'으로, '상치'는 '상추', '호루루기'는 '호루라기'로 각각 정했다.
복수표준어의 인정도 확대해 '우렁쉥이'와 '멍게', '옥수수'와 '강냉이'를 모두 허용키로 했다.
또, 돌(生日)과 '돐(週期)'로 구별하던 것은 '돌'로, '숫꿩, 수퀑'은 '수꿩'으로, '웃도리 윗도리'는 '윗도리'로 각각 통일했다.
한편 표준발음법을 제정, '값어치'의 발음은 '가버치'로, '넓다'는 '널따'로 했으며 '우리의'는 '우리에', '주의'는 '주이'로 발음하는 것도 인정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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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월 15일자 동아일보
시행된 건 1989년 3월 1일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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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음 | 19.02.20 21:18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