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내가 살던 집터는 주택가였음.
새벽에 친구들이랑 한잔 걸치고
집에 돌아가던 길에 집앞 공원에서 그 아조시를 만났다.
첨엔 웬 ㅁㅊㄴ이 말을 걸어오나 싶었는데
말좀 섞다보니 꽤 넉살좋은 아조씨여서
서로 신변잡기를 나눴더랬다.
일면식도 없었지만 꽤 말도 맞았고
아조시가 분위기를 탔는지 요앞 포장마차에서 한잔
하는건 어떠냐고 했다.
내 배때지가 허용 용량이 남았다면 흔쾌히 오케이 했겠지마는 그날은 너무 달린데다 다음날 출근이 걱정되서 거절했다.
시무룩해진 표정의 아저씨는 다음에 보면 한잔 하자며 터덜터덜 공원 바로 앞 자기집으로 들어가셨다.
어쩐지 우리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아 짠했다.
그 후엔 우리동네가 재개발터로 지정되면서 거기 살던 주민들이 뿔뿔히 흩어져서 결국 다시 만나진 못했다.
몇년전 그저 스쳐간 인연이지만 이상하게도 가끔 새벽시간엔 그 아저씨가 떠오른다.
(IP보기클릭)121.150.***.***
비밀아조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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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아조씨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