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온 쥬라기 공원 프랜차이즈의 경영시뮬레이션 게임이라서 기대를 많이 한 건지 플레이하면서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이 보이네요.(재미는 있지만...)
떠오른 것들을 나열해보겠습니다.
1. 사냥모션의 부족
공룡이 사냥감을 포착 시 일정거리를 뛰어가다가 천천히 걸어가서 공격을 하는 식인데 피식자는 가만히 있다가 공룡이 가까이 오니 그제야 인지하고 으아~하다가 먹힙니다. 모션은 그거하나만 계속 재탕이구요.
생동감이 부족하잖아! 달리면서 덮치는 모션도 구현했어야죠!
더 나아가서 공룡의 개성을 살리는 의미에서 티렉스는 달려가면서 물거나 들이받기, 인도미누스는 발톱으로 할퀴기같은 고유모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무리활동의 부재
파키와 트리케의 동족간 가벼운 싸움, 랩터의 무리사냥이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무리짓는 동물에 우두머리 시스템도 없고, 초식공룡간 어울려 놀지도 않구요.
쥬오제에선 잘 어울리던 파라사우롤로푸스와 코리토, 에드몬토가 따로국밥마냥 지들끼리 놉니다.
심지어 포식자가 달려들거나 공격해와도 동족이 아니면 가만히 있네요.
...더러운 종족 이기주의같으니
3. 티렉스 외 대형 포식자들의 축소화
고증상 스피노와 기가노토는 렉스보다 조금 더 크고 영화 설정도 그러한데 왜 티렉스가 더 큰 걸까요? 티렉스 빠심?
이해는 하지만 고증까지 무시하는 건 좀 아닌데...
4. 생물다움의 부재
쥬오제는 활동중에 잠도 자고 종족별 고유모션도 있어서 (랩터는 아프리카의 들소나 영양처럼 지면에 등을 문지르기도 함) '아, 얘네도 살아있는 동물이구나' 했는데 이번 작에선 잠도 안 자는데다 공룡 전부가 인간에 대한 살심이 충만(...)해서 배가 안고파도 달려들고 봅니다.
랩터나 인도미누스는 이해하지만(랩터는 인간사냥을 즐긴다고 하고 인도미누스야 뭐...) 렉스도 그렇고 심지어 초식까지 그러는 걸 보면 이건 뭐 인간에 대한 증오가 유전자 단위로 박혀있는 거 아닌가 싶더라구요.
...혹시 우 박사가 범인인가?!
거기다 위에서 말했던 무리활동 말인데 파라사우롤로푸스같은 하드로사우루스류는 몇놈은 놀때 한놈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사주경계하도록 구현할 수는 없었을런지 참 아쉽네요.
5.관람객의 단순화
쥬오제에서 관람객은 4종류였습니다.
ㆍ공룡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하는 사람
ㆍ공룡끼리 어울려 노는 걸 원하는 사람
ㆍ공룡끼리 싸우는 걸 원하는 사람
ㆍ공룡이 같은 시대, 같은 장소에서 살았던 생물과 고식물 틈속에 있는 걸 원하는 사람(=고증덕후)
거기다 관람객 평가란에 위의 4종류 관람객들의 평가도 있어서 어디서 만족하고 어디가 불만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쥬에볼은... 그런게 없는 그냥 바보네요.
이건 뭐 개돼지도 아니고
6. 알리바바... 플레이어와 40인의 월급도둑들(...)
레인저나 ACU, 화석발굴팀과 경고메시지가 그렇습니다.
ㆍ레인저 - 파손부위 수리는 그렇다쳐도 왜 먹이 리필까지 일일이 지정해야 되는 걸까요? 떨어질때마다 알아서 하게 할 수 없었을까요
아니면 주간 내지는 월간으로 리필 하도록 먹이보급통에 옵션으로 설정할 수 있으면 될 텐데...
ㆍACU - 니들은 일단 명중률부터 올려라.
폐나 섬에서 폭풍 수리와 탈출한 티렉스 마취탄이 빚맞아서 그 가격만으로 마이너스 150만의 빚더미에 올랐다 이것드라! 명중율 업글해도 똑같아!!
그리고 우리안에 들어간 관객을 구출해야 되는데 그것도 안돼! 멀둔은 가능했다고!
ㆍ발굴팀 - 일일이 어디가라, 캐와라 지정해야 하는데
딱 그것만 캐고 돌아와선 일을 안합니다.
바빠서 까먹으면 DNA채취창에 공허만 가득합니다.
전작의 그랜트박사는 해당 지역에 화석이 동날 때까지 계속 캐고 고갈되면 문자보내고 그랬다고! 니들 왜 그래?!
ㆍ경고 메시지 - 공룡이 우리를 부수고 나서야 알리더군요.
공격이 시작했을때 알려줘야지, 왜 한발 늦는거야?! 수리비가 내 주머니에서 나간단 말이야 !
7. 시설의 단순화와 관람 불가
개인적으로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다들 자신이 만든 놀이공원을 한번 즐기고 싶잖습니까?
일단 쥬오제는
ㆍ관람창(딜로포 우리에선 독을 맞을 수 있으니 추가 업글 존재)
ㆍ전망대
ㆍ사파리 지프(대형 육식우리에 지으면 터져요!)
ㆍ돔형 관람구(입구는 우리 근처, 돔은 우리 안에 지어서 공룡을 바로 가까이서 감상가능)
ㆍ열기구
이것들을 전부 플레이어가 관람객의 시선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작은 요소지만 게임에 몰입을 위해 필요하다고 봐요.
만약 관람창에 공룡이 안 보인다?
관람 각도를 조절하면 되고 정 안되면 건물인 공룡유인기로 향을 피우면 우리안의 공룡이 그쪽으로 다 모이게 하면 됩니다.(하나로 초식용, 육식용 선택사용 가능)
무엇보다 위의 시설에서 사진을 찍어서 돈을 벌 수 있고 자신이 찍은 사진을 따로 보는 곳도 있습니다!
(돈은 옳다구!)
반면 쥬에볼은
ㆍ관람창
ㆍ전망대
ㆍ자이로스피어
ㆍ모노레일(본 공룡 숫자가 나오니 관람시설&이동수단이겠죠?)
...이 있는데 관람이 불가능합니다.
거기다 쥬오제에선 화장실이나 쓰레기통, 휴게실, 미화원 사무실 같은 것도 설치해서 요금을 부과할 수 있었고 현금 출금기 연구로 지갑을 넘어서 통장까지 털어버릴 수 있었는데!!!
8. 한글 플레이 불가능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습니다.
위에서 불만을 잔뜩 적었지만 그래도 나쁘지는 않은 게임입니다.
그래픽이 상당히 좋은데다가 최적화도 훌륭해요(관람객도 찰흙덩어리 같았던 쥬오제보단 잘 생겼습니다. 복붙이지만;)
다만 쥬오제라는 정신적인 전작이 있었고 게다가 워낙 잘 나왔다보니 비교하게 될 수 밖에 없네요.
쥬공 시리즈의 공원 경영게임이 저 두개밖에 없는 것도 이유일 겁니다.
듣자하니 디벨로퍼가 유저의견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니 거기에 희망을 걸어야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