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에 저장된 사진을 감상하다가, 유스티니아누스 1세의 청동 기마상 스케치 및 복원도 사진들을 문득 보고 '공작 깃관을 쓰고 로리카 무스쿨라타를 착용한 유스티니아누스 1세를 한번 그려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어 그리게 된 그림입니다. 그렇게 삘(?) 받아서 그린 건 좋았는데, 문제는 시간이 이전보다 더 많이 소요되더군요. 흑백 부분은 그리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는데, 컬러 부분 완성이 지연되느라 다 그리는 데 며칠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공작 깃관과 사진 합성이 문제였습니다. 공작 깃관을 그리다가 공작 깃털 색깔이 문제가 된다는 걸 발견하고 다시 칠하거나, 깃털이 꽂힌 방향을 수정하거나, 배경을 합성하는 걸 처음 해봐서 쩔쩔매거나 하는 바람에 시간을 꽤 잡아먹었습니다. 색채 지정 및 명암 넣기, 인체 비례 등등 미숙한 게 한둘이 아니어서 보면 볼수록 더 아쉽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저는 임용고시를 준비해야 해서, 그림 그리는 걸 반강제적으로 쉬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게 올해의 마지막 그림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테오도라 황후는 예쁘게 그린 것 같아 그나마 만족스럽습니다.
배경 합성에 쓰인 사진은 트라야누스 대 로마 제국의 최대 강역 지도입니다. 고토 수복 전쟁을 통해 서로마 지역의 모든 영토를 수복하진 못했지만(역병이 너무 컸죠), 유스티니아누스 본인은 서로마 영토를 모두 회복하고 싶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유스티니아누스의 꿈을 묘사하기 위해 서기 117년 즈음의 로마 제국 지도를 썼습니다.
...그리고 고토 수복 전쟁 시기 뺑뺑이 돌며 엄청나게 고생할 벨리사리우스에게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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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지금 지구 반대편 상황만 봐도 동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 지구 반대편이 그러한 역사적 장소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편이니 참 동유럽은 불쌍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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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동유럽의 경우에는 동로마의 지배도 있었어서 공통점이라도 존재해 금방 배울 수라도 있지... 서구 중심 사관을 방치하는 데 알게 모르게 방조한 것 같이 된 이상 저도 남말할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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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두스가 일리리쿰에서 전사하지 않았더라면 벨리사리우스의 부담이 줄어들었을 겁니다. 애초에 유스티니아누스의 계획은 벨리사리우스와 문두스를 통해 고트족과의 전쟁을 양면전선으로 유도해 고트 왕국을 멸망시키는 것이었으니까요. 문제는 문두스가 전사하는 바람에 벨리사리우스가 뺑뺑이를 돌아야 했던 거고요. 사람 일은 정말 계획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 22.03.01 00: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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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잉여잉여칠면조
그건 지금 지구 반대편 상황만 봐도 동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 지구 반대편이 그러한 역사적 장소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편이니 참 동유럽은 불쌍하군요. | 22.03.01 00: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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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은 훈족의 침입, 몽골의 침공, 오스만과의 전쟁을 여러 차례 겪는 등 참 다사다난한 지역이죠.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 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대규모의 전쟁이 많았던 건데,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는 동유럽사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세계사가 서유럽사 위주로 편성되어 있으니까요. 이렇게 말하는 저도 동유럽사는 서유럽사나 로마사에 비하면 잘 모르는 편이라, 남말할 수가 없는 처지입니다 | 22.03.01 00: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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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잉여잉여칠면조
그렇죠. 동유럽의 경우에는 동로마의 지배도 있었어서 공통점이라도 존재해 금방 배울 수라도 있지... 서구 중심 사관을 방치하는 데 알게 모르게 방조한 것 같이 된 이상 저도 남말할 수 없네요. | 22.03.01 02: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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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대제님 ㅎㅎ 벨리사리우스는... 본인이 이탈리아 일대를 뛰기 싫었나 보죠, 뭐. 그러니까 표정이 썩어들어간 거겠고요. 괜히 인생 말년에 반역에 연루되었던 게 아니겠죠 | 22.03.01 17: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