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100승-100세이브! 대기록의 사나이
이승엽이 아시아 최다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던 25일,전국을 열광의 함성속으로 몰아넣었던 그 순간 한화의 ‘송골매’ 송진우(3 7)가 한국야구사를 빛낼 또하나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이승엽의 홈런포에 묻혀 티도 나지 않았지만 송진우는 수원 현대전에서 7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7-6 승리를 이끌며 값진 세이브 하나를 따냈다.
이번 세이브로 송진우는 역대 9번째로 통산 100세이브 고지에 올랐고 최고령 100세이브라는 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3번째로 100승과 100세이브 고지를 동시에 점령함으로써 마침내 ‘100-100’클럽에 가입했다.
‘100-100클럽’은 프로야구 22년 역사상 선동렬(95년 4월 19일)과 김용수(98년 4월 22일) 두 명만이 오른 바 있는 대기록이다. 좌완으로는 송진우가 최초다.
야구의 본고장 메이저리그에서도 15명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다. 현역중에는 존 스몰츠(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톰 구든(시카고 화이트삭스) 2명 뿐이다.
‘100-100클럽’ 달성은 사실 송진우가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 기록이다.
그가 통산 100승을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다. 97년 프로통산 9번째( 좌완 최초)로 100승에 올랐고 지난해 4월 선동렬이 보유했던 프로통산 최다승(146승)을 넘어섰다.
그러나 100 세이브 달성은 요원했다. 90년 구원왕에 오르며 시즌 최다세이브(27세이브)를 기록했고 92년에는 19승 8패 17세이브로 다승왕과 구원왕을 동시에 거머쥐는 진기록 세우기도 했지만 95년부터는 붙박이 선발로 뛰느라 세이브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시즌 그는 뜻하지 않은 팔꿈치 부상으로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환하면서 뜻밖의 큰 선물을 받았다.
전화위복이라면 전화위복이다.
마무리로 돌아선 뒤부터 세이브뿐 아니라 승리까지 늘어났다. 올시즌 8승을 보태 프로 최초 170승 고지에 올랐다.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평생의 목표인 통산 200승 달성을 포기할 뻔 했지만 운이 따라주면서 가능성이 되살아나게 된 셈이다.
한화도 그가 뒷문을 책임지면서 최근 무서운 상승세로 불가능해보였던 4강의 꿈에 도전하고 있다.
송진우는 “우선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최대 목표다. 그리고 겨우내 몸을 추스른 뒤 내년부터 200승을 향해 새출발하겠다”며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도대체 화수분처럼 식지 않는 그의 야구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볼 때마다 늘 새록새록 감동으로 다가온다.
유인근기자 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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