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리웹은 전에도 가끔 들어와봤지만,
글 쓰는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이번에 멜론에 앨범이 등록되었습니다.
아직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조금 안타까웠는데요.
그 기념으로 Nell의 앨범들을 하나하나씩 리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음악 리뷰는 개인적인 면이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Reflection of NELL - 첫번째 인디 앨범
앨범자켓을 보면 이런 식으로 타이틀이 적혀있죠.
이 때문에 Nell의 첫번째 인디 앨범 타이틀을 로 잘못 알고 계신 분도 많은데
전에 Nell 다큐멘터리 때 넬이 직접 언급했지만 이 앨범의 제목은 입니다.
타이틀과 아티스트 명이 절묘하게 결합된 상황인거죠.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계셔서 언급했고요. 바로 1번 트랙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Take Me With
1번 트랙의 제목은 "나도 데려가 줘" 입니다.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은 1번 트랙에 앨범 전체를 함축한 음악을 선택합니다.
말 그대로 함축했다는게 아니라 앨범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 1번트랙에 거의 다 담겨있다는 말입니다.
"언제나 그랬듯 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유유히 떠나가는 구나"
가사를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누군가 화자를 떠납니다.
그러나 화자는 떠나는 누군가를 붙잡으려 애쓰거나, 울부짖지 않습니다.
단지 떠난다는 그 사실에 주목합니다.
이미 여러번 누군가를 잃어버린 듯한 목소리로
"모든게 그렇듯 너도 떠나는 구나"
라고 외칩니다.
사실 떠날 거란 것 쯤은 알고 있었습니다.
단지 외면했던 순간이 다가온 것 뿐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도 데려가달라고 외치지만
예외는 없습니다.
여기서 넬의 첫번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2. 믿어선 안될 말
1번 트랙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2번 트랙이 튀어나옵니다.
낮은 목소리로 시작하는 보컬.
"널 사랑해 사랑해
널 언제나 기억해"
이미 뭔가 잃어버린 나에게 또 다른 누군가 속삭입니다.
이게 1번 트랙의 그 사람일지, 다른 누구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난 그 말을 믿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꾸 마음은 그 말에 넘어가려 합니다.
그게 너무 슬퍼서.
"그런 말들 너의 말들 그런 말들 하지마, 믿어선 안될 말"
계속해서 믿어선 안될 말이라고 소리지릅니다.
나 자신을 계속 세뇌시킵니다.
어차피 이 사람도 언젠가 내게 상처를 줄 게 뻔하기 때문에
난 이제 아무도 믿을 수 없습니다.
믿어선 안될 말, 믿으면 아플 말이라고 외치는 보컬이
처절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3. 어차피 그런 거
"너에게 말 못할 많은 사연과"
내가 나 자신에게 하는 말로 이 노래는 시작됩니다.
넌 너 스스로 아픔을 느끼고 있어. 그러나 난 날 외면하겠다.
난 모두에게 도움을 외쳐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제 날 버리기로 했습니다.
"날 용서해줘 날 용서해 날 용서해줘 날 용서해"
스스로 용서를 바람과 동시에 그것을 인정하길 원합니다.
난 버려졌어. 난 필요 없어. 난 쓰레기야. 쓰레기.
4. 쓰레기
3번 트랙에서 자연스럽게 넘어옵니다.
"너가 버리고 간건 너무 소중한것
너가 버리고 간건 너무 가슴아픈 것"
1번 트랙의 그사람을 아직 잊지 못하고
여기 없는 그 사람에게 나를 묘사합니다.
난 여기있어. 난 너무 가슴아파. 어디있어? 날 데려가줘
"Tell me where you go"
어디로 가는 거야, 나도 데려가.
하지만 난, 쓰레기인데?
그 사람이 날 데려갈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미칠 듯이 아픕니다.
"니가 버리고 간 날 아무 힘이 없는 날 그렇게"
날 그렇게 버리고 가버렸습니다, 그 사람은.
그래서 미칠 듯이 화가나고 슬픕니다.
약해빠진 내가 너무 싫어서, 나 스스로를 쓰레기로 만들었습니다.
그럼 그 사람이 좀 더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해서.
그럼 날 데려가 줄거라 생각하고, 날 생각하며 슬퍼할거라 믿어서.
"날 아프게 했던 만큼만 편해지면 좋겠어"
그러나 이젠 그런것도 다 필요 없습니다. 그냥 그 사람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날 버린 만큼, 편하게 살아가길 바랬습니다.
5. 넌
"난 니가 싫어
다가오지마"
주인공은 싫다고 계속 소리지릅니다.
그 사람이 너무 싫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몸은 그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더 그 사람이 싫어지고
자괴감 마저 느껴버립니다.
"나의 눈을 앗아가"
내 삶이 그 사람 때문에 파괴되어가고
"아름다운 너가 난 좋아"
갑자기 너가 좋다는 말이 불쑥 튀어나와버립니다.
정말, 난 쓰레기입니다. 더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6. 두번째
"아름다운 널 기대해"
에? 갑자기?
사실 또 다른 사람이 찾아온 겁니다. 그 사람과는 다른.
누군가 내게 상처줬다는 걸 잊어버릴 정도로.
그러나 자꾸 내게 기대려 합니다.
나도 받쳐주고 싶지만 난 너무 힘이 듭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
여담이지만 넬의 노래는 모순이 참 많습니다. 두 의식이 서로 충돌하는 얘기가 너무 많아서
참 리뷰 쓰기가 힘드네요. ㅋ.
7. 길들임
"이곳에 니가 없는 곳에 아무런 생각없이 난, 그런 가봐, 아무렇지가 않아."
이제 다 잊었습니다.
난 온전히 혼자입니다.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주인공은 혼자에 익숙해집니다.
그게 한편으론 무섭지만 좀 홀가분하기도 합니다.
이디있을지 모르겠어요, 당신이. 하지만 상관없어요.
난 여기 혼자니까. 다 됬어. 난 혼자야.
8. 그런 기억
그렇게 새로운 세상에 길들여 졌지만
어느새 난 다시 마음속 어딘가의 그 사람을 발견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을 전부 되살려 냅니다.
"잊을 수 없는 걸, 넌, 그런 사람인걸"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럼 너무 슬퍼지니까요.
차라리 다시 모든 걸 돌려놓고, 영원히 그리워하며 살겠습니다.
그 편이 난 차라리 더 행복하니까요.
담담한 기타 소리가 허공을 울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난 울부짖고 맙니다.
"너의 향기 너의 아픔 너의 기억 잊을 수 없는 걸"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날의 공포와 슬픔 아픔 향기 기쁨 아름다움 그리움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다시 몰려와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갑니다.
9. Aden
"조그만 두손으로 내 심장을 감싸주네 난 많이도 행복하겠죠"
아직도 그사람을 그리워하는 넬을 보면 지지치도 않는가 봅니다.
마치 꿈속을 헤메는 듯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그렇게 다가와, 그렇게...
10. 4
드디어 마지막 트랙이군요. 아쉽네요.
나의 애절함들, 날 힘들고 고통스럽게 하는 모든게 사라지길.
나는 기도합니다.
언젠가 널 잊겠노라고.
기필코 날 자유롭게 하고
나 스스로를 편하게 하겠노라고.
너따위로 인해서 아파하는 나 스스로가
사라져버리기를.
그리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
또 다른 아픔속에서 살아갈테니.
드디어 끝났네요.
좀 성의없이 쓰긴 했는데.
그래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