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성의 사나이에서 말이 많았던 것이 시즌4 에피소드 10 결말이었죠. 바로 어정쩡한 엔딩.
그러면 에필로그라도 추가했었더라면 오죽이나 좋을까.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전 에피소드를 반복해서 시청하면서 제작진이 왜 에필로그를 넣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시즌4 곳곳에 진짜 엔딩이 숨어 있었던 겁니다. 한 마디로 시즌4 자체가 진엔딩을 만드는 퍼즐이었던 거죠.
우선 주역 제64괘 미제.
줄리아나가 이 "미제"에 대한 꿈을 꾸는데, 거기에 나오는 인물이 바로 존 스미스.
둘째는 연합국 승리 세계에서 돌아온 줄리아나가 워싱턴 DC에서 와이엇과 재회하는 데, 그 둘의 대화에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와이엇 : "존 스미스를 죽여서 뭐하게? 그놈 죽여봐야 다른 나치가 빈자리를 채울 텐데."
줄리아나 : "존 스미스는 단순한 나치가 아니야. 입구(네벤벨트)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는 거야."
셋째는 스미스와 괴르츠만의 대화인데, 괴르츠만은 힘러와 스미스가 벌이고 있던 네벤벨트가 뭔 프로젝트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게 밝혀집니다.
당연히 스미스는 괴르츠만에게 네벤벨트의 진짜 정체를 숨깁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힘러를 살해하게 되죠.
넷째는 르무엘 워싱턴이 흑인 공산 반군을 설득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그는 저항군이 이기려면 나치 제국 전체가 동서로 분열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이이제이 전법이죠.
이 시점에서 나치 제국은 스미스 제국과 괴르츠만 제국으로 나뉘어 있지만 이념적으로는 아직도 하나의 제국입니다.
르무엘은 이 상태를 이념적인 분단으로 바꾸어버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겁니다.
마지막은 시즌4가 아닌 시즌3 마지막에 나오는데, 바로 호손 아벤슨이 스미스에게 한 말입니다.
"두 세계의 동일한 인간 둘 중 하나가 없어야 차원 이동이 가능하다."
이것이 왜 네벨벨트 통로가 추축국 승리 세계가 아닌 연합국 승리 세계에만 연결되었는지,
시즌4 마지막에 왜 추축국 승리 세계가 아닌 연합국 승리 세계에서 사람들이 들어왔는지에 대한 해답입니다.
이 모든 퍼즐을 하나로 모아보면 드라마의 진짜 엔딩이 드러납니다.
저항군의 승리와 연합국의 재건, 그리고 추축국의 패망.
비록 실제 역사와 같은 급격한 승리와 패망은 아니지만, 이미 대세는 저항군에게로 기울어졌으며
추축국은 유럽-아프리카-일본 본토를 겨우 유지한 상태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안습한 모습이 쉽게 눈에 선합니다.
나치와 일본에게 동정을 느낄 정도로요.
하지만 제작진의 이런 퍼즐식 설정에 대한 불만은 어쩔 수 없더군요.
매니아가 아닌 일반인들은 그런 숨겨진 엔딩을 쉽게 찾기가 힘드니까요.
차라리 에필로그를 추가하는 게 시청자에 대한 제작진의 배려가 아니었을까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ㅜㅜ
ps : 다음 글도 읽어보삼.
제 나름대로 분석해 본 "높은 성의 사나이" | 미국/영국 드라마 게시판 | 루리웹 (ruliweb.com)
전에 높은 성의 사나이에 대해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요. | 미국/영국 드라마 게시판 | 루리웹 (ruliweb.com)
네벤벨트가 이렇게 무서운 무기였다.(높은 성의 사나이) | 미국/영국 드라마 게시판 | 루리웹 (ruliwe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