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감성+슈타게 제로 올클한 후 카카리 엔딩 들으며+이토유우토 내용을 봄
울면서 번역했습니다 콤보 어택 ㄷㄷ
4장은 한번에 읽는 게 여운이 더 강할 것 같아 한꺼번에 올립니다.
덕분에 번역 스톡 다 날아가게 됐지만... 어차피 얼마 남지 않았으니.
즐감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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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쿠노사토 미오
그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진 순간, 이것은 꿈이라고 미오는 판단했다.
눈에 익은 장소였다. 이전에 미국에 있었을 때 소속해있던 인지과학연구소다. 청결하게 보존되어 있는 실내에 늘어진 몇 개의 침대. 주사기나 후두경, 채혈에 쓰이는 튜브 등이 은색 쟁반에 올라와 있었다. 실험구획. 미오는 거기에 서 있었다.
꿈이라고 알고 있는데 격해지는 고동에 미오는 얼굴을 찌푸렸다. 땀이 솟아나고 어쩔 도리도 없이 초조해져, 무언가 소리쳤다. 아마도 그만두라는 의미를 담은 종류의 무언가다. 자제심을 잃고 침대로 뛰어갔다. 동시에 자신의 뺨에 눈물의 감촉을 느꼈다. 이 꿈에서는 질리도록 느낀 감촉이다.
침대에 누워있는 것은 작은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였다. 둘 다 알고 있었다. 같이 웃고 지냈던 사이다. 함께 시간을 보낸 친구였다. 당일치기였지만 여행도 한 적이 있었다. 밥을 같이 먹었다. 친구라고 부를 만한 지인이 거의 없는 미오에게, 그녀들은 마음의 귀중한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존재였다.
미오는 여자아이의 손을 잡았다.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동공이 진동하면서 확대되어 있다. 눈물로 눈이 흐려진 자신보다 시야가 애매할 거라고 알 수 있었다. 혹은 이미 보이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심박과 혈압을 표시하는 기계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어이, 하고 미오가 불렀다. 동시에 깨어나지 말라고 자신에게 외쳤다.
하지만 외침은 닿지 않고, 언제나처럼 시야가 하얗게 변해갔다.
여자아이가 입을 열었다.
"----"
아마도 단 한 마디의 말.
하지만 역시나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알지 못한 채, 백색이 펼쳐지며, 꿈이 끝났다.
C: 당신은 뭐하는 사람이죠?
K: 너와 같다.
C: 무슨 의미입니까.
K: 미야시로 타쿠루와 이토 신지의 신봉자다. 너도 그렇잖아?
C: 조사한 겁니까.
K: 너는 잠입에는 능숙한 모양이지만, 잠입당하는 쪽으로는 대응이 꽤나 변변찮군. 조사했다고 말할 정도의 수고도 들지 않았어.
C: 신고할 셈입니까.
K: 뭘 듣고 있었던거냐. 협력한다고 말했잖아.
C: 믿을 수 없습니다.
K: 그걸로 좋다. 여기서 믿을 정도의 바보였다면 협력할 가치도 없다.
K: 네가 조사한 정보. 그건 맞다.
C: 정보?
K: 2016년 12월 30일. 시간은 아직 모르지만, 그 날 이토 신지가 관동의료소년원으로 이송된다.
C: 어째서 당신이 알고 있는 겁니까.
K: 이유를 말해봤자 그게 진짜인지 네가 어떻게 증명할거냐. 이 쪽에 잠입할거냐? 말해두지만 이 쪽은 네가 지금까지 상대해 온 멍청이들과는 다르다고.
K: 너의 계획은 현재 상태에선 확실하게 실패한다. 랄까, 실현까지도 닿지 못해.
C: 그렇지 않아.
K: 협박 전화와 초짜의 폭탄 정도로는 어떻게도 되지 않는단 거다. 첫 째로 그 뒤의 마무리도 이렇다 할 만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겠지. 도와주마.
K: 이토 신지의 신병을 경찰이 이송 중일 때, 그걸 습격해, 우리 손으로 탈환한다.
미오가 이불에서 눈을 뜨자, 가슴팍에 위화감이 있었다.
"......너 말이다. 멋대로 들어오지 말라고 말했잖냐."
정체를 눈치채고 질린 듯이 목소리를 내자, 이불 안에서 느긋하게 "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 마리의 검은 고양이였다. 전에 전기 스토브가 고장나버렸을 때, 추위에 견디지 못하고 탕파(역주: 뜨거운 물을 넣어 열기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기구) 대신으로 방에 들인 야생고양이다. 옛저녁에 스토브는 고쳤지만, 그 이후 방으로 들여보내줄 때 까지 창문을 계속 긁어대게 되어버렸다.
시부야의 아파트 중 하나의 방이었다. 집세가 틀림없이 시부야에서 가장 싼 편에 드는 금액으로, 그 저가에 걸맞은 좁고 오래된 원룸이었다. 청결하게 사용하면 조금은 초라함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공교롭게도 미오는 방이 어질러져 있어도 자기 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신경쓰지 않는 성격이다. 여기저기 벗어던져놓은 의류나 데이터화를 뒤로 미뤄 둔 서류 등이 흩어져 있었다.
추위를 충분이 막아주지 못하는 얇은 이불을 발로 걷어내며, 항의의 목소리를 올리는 고양이의 목덜미를 잡아 방구석에 던지고, 미오는 욕실로 향했다.
평소보다 머리가 무거웠다. 수 시간 전까지 채팅을 하고 있었던 탓인가, 재미없는 꿈을 꾼 탓인가. 양쪽 다일 거라고 미오는 욕을 하며, 샤워기의 온도를 높였다. 증기로 뿌옇게 된 거울 속에 어깻죽지의 오래된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확실히 촛점을 맞춰 보지 않으면 이미 거의 알 수 없게 되어 있지만, 그것은 원래 이빨 모양이었다.
소중한 여자아이가 입힌 상처다.
"......큭."
꿈의 내용을 떠올리려 하다, 미오는 머리를 흔들었다. 어차피 떠올리지 못할 것이 확실했다. 이미 몇 번이나 시도했던 일이다.
욕실에서 나와 메일과 미오 자신이 관리하는 몇 개의 사이트, 유명 매스컴 사이트 등을 돌아보고 있자, 집에서 나설 시간이 되어 있었다.
"오늘은 이브다. 치킨을 듬뿍 먹고 싶다면, 들뜬 놈들이 모여있는 공원이나 번화가에나 가라고."
그렇게 말하며 미오가 고양이를 창 밖으로 던지자, 익숙한 기색으로 고양이는 건너편 담 위에 착지하여, 마치 알았다는 듯이 한 번 울고는 모습을 감추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예의 12월 30일까지 1주일도 남지 않았다.
"......문제 없군. 지금부터 이송 전날까지 한 번 더 정밀검사를 하겠지만, 아마도 형식 뿐인 거겠지. 아무것도 안 나올거다."
모니터에 표시된 데이터를 보며 미오가 말하자, 신죠는 안심한 듯이 끄덕였다.
요요기에 있는 AH도쿄종합병원의 한 방.
카오스 차일드 증후군에 관한 연구라는 명목으로, 경찰 경유로 미오 개인에게 대여된 방이다. 정기적으로 간호사가 청소를 하고 있기 때문에, 미오가 자료나 데이터를 펼쳐 둔 책상 주변을 제외하면 아파트와 달리 청결함이 유지되고 있었다. 병원 전체가 그런 방침인지, 창문 근처에는 어제까진 없던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 화분이 놓여 있었다.
모니터의 데이터는 미오에게 익숙한 인간의 것이었다.
이토 신지.
일련의 사건에서 미야시로 타쿠루와 함께 실행범 중 한 사람으로 취급되어, 특히 타치바나 유이의 목숨을 빼앗은 범인으로 되어 있는 인물이다. 범행 그 자체는 극히 잔혹했지만 미야시로 타쿠루가 교사한 것이나 카오스 차일드 증후군자라는 점이 반영되어, 의료소년원 송치가 결정되었다.
데이터는 지금까지 AH도쿄종합병원을 포함해 각종 전문기관을 전전하며 나온 결과였다. 그 중에는 바움 테스트나 로르샤흐 테스트 같은 투영법이라 불리는 심리테스트의 결과까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미오는 한숨이 섞인 말을 뱉었다.
"이 꼴이면, 의료소년원에 이송되어도 바로 연구기관에 끌려다니게 되겠군."
그러자 신죠는 의아한 표정을 띠었다. 그리고 모니터를 들여다보듯 하며 말했다.
"데이터가 썩 좋지 않은 건가?"
"솔직히 말해서, 두 손 들었어. 각 기관도 그렇겠지만. 심리테스트 따위를 하고 있는 게 좋은 증거다. 이런 관찰자의 주관에 의해 결과가 변하는 걸 성과랍시고 내는 시점에서 막다른 길이란 뜻이야. 어떠어떠하다고 생각한다, 라는 어미로 끝나는 보고서를 몇 개나 읽었다고 생각하나."
"그 자신의 몸 상태는 어때. 괜찮을 것 같나?"
"만나지 못한 거냐?"
신죠의 물음에, 미오가 되물었다. 그러자 신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꽤 예전부터. 양친조차 면회사절 조치가 내려져 있어. 적어도 이송되기 전에 말을 걸어보고 싶지만......"
"......당신은 좀 더 요령 좋게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무리한 소리 하지 마. 이래저래 외줄타기라고, 이래 뵈도."
신죠가 경찰의 상층부에서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을, 미오는 예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다. 일련의 사건에 관해, 형사 중에서 가장 깊이 발을 들인 것이 신죠다. 하지만 사건이 일단 수속되는 것으로 보인 뒤의 관리는, 경찰이라는 기관 그 자체가 넘겨받았다. 신죠는 사건의 진상 전부를 경찰에 말한 것이 아니었다. 말해봤자 어떻게도 되지 않는 걸 넘어서, 괜한 소동을 일으켜, 진상의 뒷편에 숨어 있는 뱀을 건드리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태도나 움직임을 눈치챈 건지, 신죠는 조금씩이지만 사건에 관련된 일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기 시작했다.
그 영향은 신죠가 협력하고 있는 미오에게도 미쳤다. 미오 자신도, 이토와는 요 근래 직접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연구를 위해서 라는 명목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효과가 없어졌다.
오늘부터의 정밀검사에서도 미오는 담당에서 제외되었다.
"역시 이송은 담당하지 않는 건가."라고, 미오.
"아아. 그 건 자체의 연락은 있었지만, 거의 사후승낙이었어. 당일의 이송 그 자체도 다른 부서의 사람이 한다. ......뭐, 이 쪽에 양해를 구하고 있다는 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자조 섞인 웃음을 띠며 말하는 신죠였지만, 부끄러운 부분이 있는 건지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다.
역시 신죠는 이송을 담당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고 미오는 작게 중얼거리며 말했다.
"신죠 씨. 당신 오늘은 언제까지 일하나?"
"응? 왜."
"오늘은 이브다. 상대도 없겠지. 뭔가 사 줘."
"......무슨 변덕이야. 랄까, 그건 상대가 있는지 없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매너잖냐."
"있는 건가."
신죠는 잠시 침묵한 뒤, 비싼 건 기대하지 말라고 겸연쩍은 듯이 말했다.
"그리고 양깃머리랑 막창이랑 염통꼬치를 두 개씩. 그리고 야채 3종 세트랑 명란젓이랑 냉면."
"네. 지금 크리스마스 한정으로 오야꼬동이 할인 중입니다만......"
"그럼 그것도. 그리고 나는 우롱차 한 잔 더."
알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떠나가는 점원을 미오가 쳐다보고 있자, 맞은편에 앉아있는 신죠와 눈이 맞았다.
"뭐냐."
"조금은 사양을......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요요기에 있는 고깃집에 들어오고 이미 1시간이 경과했다. 학생이 평소에 다닐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맛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다닐 정도도 아닌 정도의 가게였다. 주말 이브인데도 불구하고 커플은 없고, 안타깝게도 일을 마친 샐러리맨들로 점내가 붐비고 있었다.
추가로 실려온 음식을 손 닿는 대로 미오가 집어먹고 있자, 아까부터 술만 마시면서 젓가락을 전혀 움직이지 않던 신죠가 기가 찬 듯 말했다.
"......그래서?"
"뭐야? 안 먹는 거냐."
"무슨 용무야."
움찔 하며 미오가 젓가락을 멈췄다.
"용무라면?"
"네가 아무 이유도 없이 식사에 데려가라는 말을 할 리 없잖아."
"그렇게 보였나?"
물어보면서도 미오는 웃었다. 확실히 지금까지 신죠와 밥을 먹으러 간 일 따위 한 번도 없었다.
신죠는 바보같군, 이라는 느낌으로 맥주를 들이켰다. 꽤나 마셨을 텐데, 의외로 술이 센 건지 전혀 얼굴색이 변하지 않았다.
"당연하잖아."라고, 신죠.
"실은 말이다."
미오가 식사를 재개하며, 신죠가 성실하게도 구워놓은 고기를 사양않고 몇 장 먹어치우며 말했다.
"--이번 달은 핀치다."
"......하?"
"모모세 씨 쪽 일은 기본적으로 일당금이라서 기복이 있으니 말이다. 거기에다가 이것저것 지출이 겹쳤다. 즉 돈이 없어."
"이제 먹지 마."
철판 위에서 젓가락이 부딪혔다. 미오는 혀를 차며 냉면으로 손을 뻗었다.
신죠가 질린 듯이 한숨을 쉬었다.
"......밥에 대한 대가로 멋대로 네가 뭔가 움직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말이지."
흥, 이라고 미오가 코웃음쳤다.
"그건 나한테 너무 기대하는 거다. 아아, 소 양(역주: 소의 첫 번째 위)이랑 돼지 머릿고기에 대파 두 개. 그리고 우롱차."
"시키지 마! 어디에 그렇게 들어갈 여유가 있는 거야."
"얻어먹는 건 다른 배에 들어가. 미국에 있을 때부터 말야."
"......그 꼴이니까 이브에 상대가 없는 거라고."
"당신한테 듣고 싶진 않군."
나온 우롱차를 미오가 한 번에 들이키자, 신죠는 "......좋을 대로 해."라며 앓듯이 말하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이 화장실 안으로 사라진 순간, 미오는 움직였다.
눈에 익은 신죠의 가방을 열고, 안에 들어 있던 태블릿을 꺼냄과 동시에 외부메모리를 꽂아넣었다. 파악하고 있던 패스워드를 입력하자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열려, 데이터의 카피가 시작되었다.
"......미안하군."
닿을 리도 없는 사과를 하며, 미오는 키를 두드렸다.
K: 시각은 오전 10시를 넘어서다. AH도쿄종합병원을 나와, 같은 행정구역의 관동의료소년원에 도착예정 시각은 고속도로를 사용해 오전 11시. 아마도 통근 러쉬 후의 시간대에 맞춘 거겠지.
C: 어떻게 조사한 겁니까. 설마 경찰의 데이터베이스에 잠입한 건 아닐 테죠.
K: 글쎄다. 사용될 차량의 사진과 번호를 나중에 보내지. 이송을 담당할 경관은 운전수를 포함해 4명. 차량 자체는 1대 뿐이지만, 확실히 말해서 1년 이상 전에 끝난 사건의 범인을 의료소년원에 송치할 뿐인데 이상할 정도로 엄중하다.
C: 그만큼 이토 씨가 대단한 분이란 뜻이에요. 절대로 구해내지 않으면.
K: 내일이라도 그 쪽에 폭탄의 재료가 도착한다. 안에 들어 있는 자료대로 조립하도록.
C: 거짓말. 잠깐 기다려 어떻게 이 쪽 주소를.
K: 잠입당하는 쪽으로는 변변찮다고 말했을 텐데.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미오가 병원에서 작업을 끝내고, 해가 떨어지기 시작했을 때 본래의 일터인 신용조사회사 프리지아에 얼굴을 내밀었을 때, 거기에는 의외의 손님이 있었다.
"실례하고 있습니다."
미나미사와 센리였다. 프리지아의 사장인 모모세와 담소를 나누고 있었는지, 소파 앞의 테이블에는 커피가 두 잔 올라와 있었다.
껄끄러운 상대의 모습에, 미오는 표정을 딱딱하게 한 채 말했다.
"......뭐 하러 왔나."
"크리스마스라서 괜찮은 과자를 가지고 왔더라고. 자, 앉아."
대답한 것은 모모세였다. 미오가 센리를 껄끄러워 하는 걸 느끼고 있는 건지, 어딘가 놀리듯이 웃음을 띠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상자는 조금 가격이 있을 법한 케이크가 담겨 있었다. 모모세가 커피를 끓이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기 몫이겠지, 생각한 미오는 포기하며 소파에 앉았다.
"센리쨩,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멀리서 모모세의 목소리에 센리가 긍정하듯이 끄덕였다. 미오는 갑자기 결리기 시작한 느낌이 든 목을 울리며 재촉했다.
"무슨 용무야."
"크리스마스 축하도 겸해서 연말 인사 차. 그리고 유우토가 가끔씩 여기서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 그 인사도 모모세 씨와 쿠노사토 씨에게."
"......별로 신세 따위 지고 있지 않아."
센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유우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지만."
칫, 하고 미오가 혀를 찼다.
유우토가 가끔씩 프리지아에 얼굴을 내밀게 된 건, 유우토네가 AH도쿄종합병원에서 재활을 끝내고 퇴원한 직후였다.
애초에 이렇다 할 만한 계기에, 미오는 짐작가는 것이 없었다. 사건 때 면식 자체는 있었지만, 깊게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 그 뒤에도 특별히 밀도 있는 대화를 한 기억은 없다. 그저 병원에서 재활을 할 때, 카오스 차일드 증후군의 연구를 통해, 유우토를 포함한 미야시로의 관계자와 미오는 같이 지낼 시간이 많았다.
확실히 그 때 유우토가 장래 변호사를 지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우토네 입원환자가 간호사에게 희망한 개인적인 물품 중에, 변호사에 관한 책을 발견해 그것이 너무나도 도움이 안되는 참고서였기에, 좀 더 제대로 된 책을 추천해주거나 했다. 하지만 교류라고 해 봤자 그 정도였다.
하지만 퇴원 이후, 유우토는 프리지아에 얼굴을 내밀게 되었다. 평소에는 친구들과 자주 도서관에 가는 모양이었지만, 모르는 부분이나 의문점이 있으면 미오에게 물으러 오게 된 것이다.
"미오쨩은 작은 애들한테 약하니까 말이지."
"그런가요?"
커피를 가져 온 모모세가 재밌다는 듯이 말하자, 센리가 의외다, 라는 느낌으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잠깐, 모모세 씨."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확실히 책망하는 어조로 미오가 말했다. 하지만, 모모세는 "괜찮잖아?"라고 분명하게 즐기고 있는 기색으로 흘려넘기고, 계속했다.
"미국에 있었을 때 말이지. 미오쨩은 어린 애들을 돌보고 있었어. 보육사 같은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연구자로서지만. 그래도 유우토 군보다 작은 애들을, 몇 명이나 말이지."
"과연. ......그래서인가요."
라고, 센리가 뭔가 납득한 듯이 끄덕였다. 미오는 외면한 채 커피를 홀짝였다.
"유우토가 가끔씩 말하거든요. 쿠노사토 씨는 뭔가 담임선생님 같다고."
갑자기 모모세가 가볍게 뿜었다.
"선생님 치고는 입이 험하지만 말이지."
"냅둬주세요."
미오가 입을 삐쭉 내밀자, 센리는 가볍게 미소를 지은 듯 했다. 그리고 약간 몸을 내밀듯 하며 말했다.
"며칠 전에, 유우토가 여기 들렀다고 생각하지만. ......이토 군이 이송된다고, 유우토에게 가르쳐줬지?"
미오의 어깨가 조금 흠칫했다. 시선을 센리에게 돌리고, 미오는 눈을 내리까는 정도로 끄덕였다.
"아아."
"그 일도, 감사하고 싶어서. 내가 바로 말할 셈이었지만, 솔직히...... 각오가 필요한 일이었으니까."
비꼬는 건가, 라고 미오가 생각해 센리를 수상하다는 듯이 보았다. 나에게 아무 언질도 없이, 라는 기분을 꿰뚫어봐주겠다는 듯이 노려봤지만, 거기에서 느껴진 것은 확실히 면목없다는 듯한 그것이었다.
미오는 또다시 거북해진 기분을 느끼며 몸을 약간 움직였다.
"......유우토가, 뭔가 말했나요?"
마음 속 깊이 걱정하고 있는 목소리. 센리의 이런 부분이 미오는 껄끄러웠다.
무얼 걱정하고 있는 건가. 생각할 것도 없다, 유우토 본인에 대해서다. 가족에 대해서다. 그걸 보여줄 때마다 미오의 감정이 술렁거렸다. 그리고, 그것이 확실히 불쾌했다.
미오가 대답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자, 그 침묵을 어떻게 생각한 건지 센리는 좀 더 강하게 말했다.
"어떤가요?"
며칠 전 유우토의 표정을 미오는 떠올렸다. 경과는 어떻던 간에 결과로서 자신의 누나를 죽인 인간이 먼 곳으로 간다. 그렇게 고했을 때 유우토의 그 얼굴.
넘친 무언가를 흘리듯이 뱉은 한 마디.
"......아니. 그 녀석은 아무 말도 안 했어."
"......"
잠시간, 센리는 버티듯이 침묵했다. 그리고, 그래, 라고만 말한 뒤 얼마 안 있어 프리지아를 떠났다.
미오는 그것을 보고는 일로 돌아갔지만, 그닥 잘 되지 않았다. 센리와 유우토의 얼굴이 어른거려, 손이 멈춰있는 자신을 자각할 때마다 혀를 차고, 작업을 재개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집에 돌아와 방의 불을 켜자, 그걸 기다렸다는 듯이 고양이가 창문을 긁어대었다.
요 근래에는 자연스럽게 창문을 열던 미오였지만, 왜인지 그럴 기분이 들지 않아, 키릭키릭 울리는 소리를 듣기만 하며 방 한 가운데에 서 있었다.
딱히, 센리에게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 때 유우토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었다. 미오는 그 때문에, 요 며칠간 수면부족이었다. 성가신 일을 끌어안으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성가신 일이 무엇인지 센리가 알 리 없었다. 유우토가 뭐라고 했는지 정도는, 가르쳐줘도 괜찮았을 터였다.
센리의 걱정하는 모습이 또 어른거렸다.
"......귀찮아."
그건 아마도 어머니의 눈일 거라고, 미오는 생각했다. 그것도, 영화나 소설에서 나올 법한, 이상적인 어머니의 눈이다.
미오는 그런 눈을 부모에게서 본 기억이 없었다. 부모와는 절연 상태가 된 지 몇 년이 지났다. 극단적인 건 아니지만, 지금 살아있는지 죽었는지조차 몰랐다. 애초에 그렇게 되기 전부터, 서로에게 흥미를 갖지 않는 관계였다.
확실히 절연의 말을 던진 것은 분명 미국에 있을 때였다. 전화로 이야기했다. 연구소의 여자아이의 고향에 갔던 때였다. 당일치기 여행이었다.
키릭키릭 긁는 소리가 커졌다.
생각에 잠겨 있던 자신을 깨닫고, 미오는 한숨을 쉬었다. 역시 센리와 이야기하면 상태가 이상해진다.
창문을 열자 고양이는 늦다고 말하듯이 방에 뛰어들어 와, 뻔뻔하게 먹이를 달라고 울었다. 석식으로 사 온 참치샌드위치의 포장을 뜯고, 속의 참치를 던지자 딱히 고마워하지도 않는 듯이 고양이가 그것을 먹었다.
"......"
미오는 옷 위로 어깨의 상처를 만졌다.
"----"
여자아이가 말한 한 마디.
여전히 그것이 뭐였는지, 미오는 떠올리지 못했다.
K: 내일이로군. 준비는 끝마쳤나.
C: 물론. 그래서, 어쩔 겁니까. 전화 내용은 정하셨습니까.
K: 장치가 작동한 뒤에, 전에 보낸 휴대폰으로 이 번호에 전화를 걸어라. 090-XXXX-XXXX.
C: 이건?
K: 운전을 담당한 녀석의 휴대폰 번호다. 우선 장난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게, 이토의 이송을 중지하라고 바로 전달해라. 폭탄을 차에 설치했다고 말이지. 그리고 장치에 대해 가르쳐줘라. 그걸로 진심이라고 생각하겠지.
C: 그 뒤는.
K: 신죠라는 형사를 그 자리에 부르도록 전해라.
C: 누굽니까 그건.
K: 모든 일의 원흉이다. 이 녀석 때문에 미야시로도 이토도 잡혔다. 경찰 내부에서, 실질적으로 사건의 조사를 진두지휘한 것은 이 놈이다.
C: 정말입니까.
K: 틀림없다. 나는 이 녀석을 용서할 수 없어.
C: 저도입니다. 정말로 그 사람이?
K: 아아. 그러니 이토를 탈환하는 동시에, 이 놈에게 복수한다.
C: 죽일 셈입니까.
K: 당연하지. 너는 이 녀석을 죽이고 싶지 않은 건가.
C: 죽이고 싶습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K: 신죠가 그 자리에 올 때까지, 전화를 연결한 채로 있어라. 덧붙여, 신죠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한 건지 전해라. 뒤는 이 쪽에서 움직이지.
C: 기다려 주세요. 한 가지만 가르쳐주십시오.
K: 뭐냐.
C: 당신은,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십니까?
C: 어때요?
C: 잠깐. 보입니까?
K: 처음에 말했을 텐데. 미야시로 타쿠루와 이토 신지의 신봉자라고.
12월 30일.
"안녕하세요."
미오가 지정한 오전 9시 넘어, 유우토는 프리지아에 들렀다. 성실하게도 필기용구가 든 가방을 어깨에 메고 있었다.
"......뭐냐 그건."
미오가 가방을 가리키자, 유우토는 멍한 표정을 띠었다.
"공부 도구, 인데요......"
"누가 그런 걸 가져오라고 말했나."
"공부하는 거 아니에요?"
솔직한 대답에, 미오는 말문이 막혔다. 그러자 보고 있던 모모세가 웃었다.
"그렇네, 유우토 군이 미오에게 불려 온다면 그렇게 생각하겠네."
거북한 듯이 미오가 머리를 긁적였다.
"......뭐 좋다. 확실히 조금 시간은 있으니까."
언제나 사용하는 테이블에서 유우토에게 공부 도구를 꺼내도록 한 뒤, 미오는 일을 계속했다.
가끔씩 유우토가 해 오는 질문에, 미오는 적당히 대답해 주었다. 지금은 기본적인 학력을 몸에 익히는 시기로, 이과 계열과 영어에 특화한 미오와 유우토의 상성은 좋았다. 그렇지 않더라도 고작 중학생의 공부 범위다. 미오가 적당히 대답할 수 있는 정도의 내용이었다.
그래, 결국 유우토와는 적당한 관계인 것이다. 만에 하나 유우토가 죽었다고 하더라도 센리 같은 얼굴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은 바보같은 짓을 하려 하고 있다, 라고 미오가 귀찮은 듯이 얼굴을 찌푸리며 시간을 기다렸다.
오전 10시.
미오는 일을 하던 손을 멈추고, 집중하고 있는 것 같은 유우토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프리지아를 나왔다.
입구 옆에서 몇 분 기다리고, 전화를 걸었다.
받을 때까지 몇 번이고 걸 셈이었지만, 의외로 상대는 한 번만에 받고는, 틈을 두지 않고 말했다.
"미안하지만 지금 바빠. 나중에 다시 걸지."
"이송하던 녀석에게서 너한테 연락은 왔나."
신죠의 숨을 삼키는 소리가 전화 너머로 전해졌다.
"......무슨 뜻이냐."
짜증난 듯한 목소리렸다. 미오는 신경쓰지 않은 채 계속했다.
"있었군?"
"......아아."
"너에게 원한이 있는 뉘앙스로 말했다-- 아니, 지금도 전화로 이송 담당한테 말하고 있을 터다. 너에게 범인으로 짐작가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을 할 때까지, 일시적이지만 너의 지시를 기다리도록 되었겠지."
"웃기지마. 이딴 짓 해서--"
"이토의 안전 확보가 최우선이다. 프리지아로 가도록 지시해 줘."
"설명해. 무슨 생각이냐."
"시간이 없다. 어쨌든--"
쾅, 하고 격한 소리가 미오의 귀에 닿았다. 신죠가 전화 너머에서 뭔가를 때린 모양이었다.
"설명하라고 말했다!"
미오는 입가를 끌어올렸다. 누군가의 노성을 듣는 것은 오랜만이라, 그것이 마음이 편했다.
"이송에 쓰는 차에 폭탄이 없는 건 금방 들킨다. 경찰서와 AH 근처에 있는 자판기 뒤에서 피어나는 연기가, 폭탄이 아닌 단순한 연기라는 것도 말이지. 범인은 한 시간도 안 돼서 역탐지로 잡힌다. 그렇게 돼서 지휘계통이 진정되면 끝이다. 시간이 없어. 네가 참견할 수 있는 상황일 때, 프리지아로 이토를 보내 줘."
대답을 듣지 않은 채 미오는 통화를 끊고는, 전원 자체를 꺼 버렸다.
실내에 돌아와, 유우토의 손이 멈추는 타이밍을 기다리고, 미오는 말을 걸었다.
"거기까지다."
유우토는 놀란 얼굴을 보였다.
"에."
"지금부터 너에게 손님이 온다."
"......손님?"
그렇다, 라고 미오는 끄덕였다.
센리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답지 않다, 라고 자신에게 중얼거리며 미오는 계속했다.
"며칠 전에, 너에게 이토가 이송된다고 전했을 때, 네가 말했잖나. 만나고 싶다고."
돌연 유우토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만나서, 어쩔 셈이냐."
"......"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지. 아니면 죽이고 싶나?"
"그럴 리가......!"
유우토는 벌떡 일어서며 목소리를 흐트렸다. 최근 연령에 비해 어른스러워졌다고 미오는 생각했지만, 그 때의 유우토의 눈과 몸의 떨림은 정말 어렸다.
"뭐 아무래도 좋아. 좋을 대로 해라."
노린 듯이 손님이 온 것을 알리는 벨이 울렸다. 유우토는 총에 맞은 듯이 입구의 문을 보았다.
"미오쨩, 너 말이지......"
모모세가 기가 막힌 듯이 목소리를 냈다. 미오가 죄송합니다, 라고 인사치레 정도로 머리를 숙이자, 모모세는 "정말이지."라고 포기한 듯이 말하며, 인터폰의 수화기를 들지 않고, 직접 대응을 하러 향했다.
"네. 누구시죠?"
"경찰입니다. 열어주십시오."
모모세가 확인하듯이 미오에 시선을 던졌다. 미오는 끄덕였다.
"네네."
모모세가 문을 열자, 두 명의 수트 차림의 남자가 서 있었다. 수첩조차 꺼내지 않은 채 안으로 들어왔다.
"갑자기 실례합니다. 저희는--"
"신죠쨩의 동료겠지. 무슨 용무?"
선수를 빼앗겨, 웃 하고 말문이 막힌 남자를 보며, 미오는 쓴웃음을 지었다. 어디에나 있는 중년여성으로 보이는 모모세지만, 그 속은 철저하게 여우인 것이다. 외견과의 갭도 합쳐져, 앗 하는 사이에 상대보다 우위에 선다.
남자는 뭐라고 말할지 헤매는 모양이었지만, 결국 자포자기한 듯이 말했다.
"잠시, 여기에 저희를 머물게 해 주십시오. 이상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소년을 이송 중이어서, 그래서--"
"괜찮아. 들어와."
라고, 모모세는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몸을 옆으로 피해 길을 열었다. 남자가 아연해했다.
"에, 괜찮습니까."
"그 쪽이 말했잖아. 빨리, 추워."
"가, 감사합니다. 저기, 그리고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세정이네. 어지르지 말아줘."
세정이라는 것은 안전확보를 말한다. 말을 가로채진 남자는 또다시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모모세가 한 번 더 재촉하자, "네, 네."라고 마치 부하인 듯이 머리를 숙이며, 다른 한 사람과 함께 실내로 들어왔다.
남자들이 화장실도 포함해, 간단히 실내를 확인하는 동안, 미오는 할 일 없이 벽에 기대 있었다. 옆에는 어느새 유우토가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였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확인이 끝나자, 남자는 무선으로 연락을 넣었다. 문 너머로, 아주 작게 차량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유우토는 움직이지 않았다.
프리지아의 문이 열렸다. 새로운 남자가 두 명, 이토를 사이에 끼듯이 하며 들어왔다.
이토는 스웨터에 파카라는 휴일의 사복 같은 모습이었다. 아마도 경찰이 준 것이겠지. 조금 야위어 있지만, 전과 비교하면 회복된 편이다. 이송되기 전에 병원에서 몸을 씻은 건지, 깨끗해 보였다.
"......에."
안에 들어온 이토는 멈춰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랜만이군."
미오는 말을 걸며, 이토의 앞에 섰다. 수상하다는 시선을 보낸 남자들에게, 모모세가 "카오스 차일드 증후군 연구에 혀벽하고 있는, 신죠쨩의 지인인 아이가 있다는 건 알고 있겠지. 이 애야."라고 말을 덧붙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토를 미오는 검토하듯이 보았다.
"그 뒤로, 변함 없나."
미오의 물음에, 이토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이토의 눈은 벽 쪽에 있는 유우토에 향한 채 꼼짝도 안했다.
미오는 이토의 시선을 좇았다. 유우토가 얼굴을 숙인 채 서 있었다.
유우토와 이토가 얼굴을 맞대는 건 사건 이후 처음이었다. 라기보다 진상을 알고 있는 인간 중에, 사건 이후 이토와 얼굴을 맞댄 건 연구에 협력하고 있던 미오와, 조사를 하고 있던 신죠 이외엔 아무도 없었다.
이토의 기색에, 남자들이 유우토에 시선을 던지며 수상쩍은 표정을 띠었다.
하지만 유우토는 움직이지 않았다.
어이, 라고 말을 걸어 재촉하는 건 간단하다. 하지만 미오는 그렇 기분이 들지 않아, 유우토의 곁으로 향했다.
정면에 서서, 유우토의 왼쪽 어깨에 손을 올렸다. 대답하듯이, 유우토가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깨에 올린 미오의 손에 유우토의 손이 겹쳐졌다. 떨고 있었다. 떨어진 눈물이 유우토의 옷에 얼룩을 남기는 것을 미오는 보았다.
원망하고 있을 터였다. 슬플 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가 나 있을지도 몰랐다.
결과적으로 이토가 손을 대 버린 타치바나 유이는, 유우토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존재였다. 단 한 명의 피를 나눈 누나. 미오가 센리에게 주워 들은 이야기로는, 아오바요양원에 막 들어왔을 때, 유우토는 잘 때 조차 결코 유이의 손을 놓지 않고, 언제나 곁에 있었다고 한다. 지진 뒤에 이성에게는 다가가는 것 조차 할 수 없었던 유이도, 유일하게 유우토만은 받아들였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지탱하고 있었다. 정말로, 가족이었던 것이다.
미오가 발을 들일 여지는 없었다.
하지만 둘을 대면시킨 것은 자신이다, 미오는 유우토의 손의 온도를 느끼며 생각했다. 답지 않다. 정말로 답지 않았다.
미오는 손수건을 들고 다니지 않는 자신의 성격에 혀를 찼다. 어쩔 수 없이, 손가락으로 유우토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잖나."
이윽고 유우토가 끄덕였다. 부드럽게 미오의 손을 치우며, 자신의 옷 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얼굴을 들며 말했다.
"......괜찮, 아요. 타쿠루 형도, 분명 같은 기분이라고 생각하니까."
"----"
유우토의 표정에, 미오는 움직일 수 없었다. 확실하게, 눈을 빼앗겼다. 마치 이 자리의 누구보다도 어른인 듯한,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유우토는 한 번 더 얼굴을 닦고는, 당연하다는 듯이 자기 발로 걸어갔다.
그리고 이토의 앞에 섰다.
"이토 씨."
"......유우토."
신음하듯이 이토가 말했다. 그리고 바로, 보고 있을 수 없다는 듯이 얼굴을 숙였다.
순간, 미오는 눈을 크게 떴다.
유우토가 이토를 가슴에 매달리듯 끌어안았다. 등에 손을 두르고, 자신의 몸을 꽉 누르듯이.
유우토의 오열을 참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윽"
이토의 얼굴이 꾸깃꾸깃 일그러지며, 무릎을 꿇었다. 되안아주면서, 이토는 울고 있었다.
"......미안해. 미안해-......"
유우토는 이토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면서, 몇 번이고 고개를 저었다. 뒷모습이 떨리고 있었다.
미오에게는 유우토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울고 있는 모습이었다.
유우토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울렸다.
"이것저것, 정말로...... ......정말로, 미안해요."
이토는 있는 대로 손에 힘을 주며 유우토를 꽉 끌어안았다. 이토는 얼굴을 비비듯이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서로 끌어안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며, 그 자리의 누구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미오는 역시나 유우토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윽고 유우토가 쥐어짜내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눈물이 번진 듯한 목소리였다.
"......고마워요. 고맙, 습니다......"
그 순간, 미오의 시야가 명멸했다.
울며 소리치는 이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것은 어딘가 먼 곳에서 울려 오는 것 같았다.
하얗게 변해가는 눈 앞의 광경에 미오는 저항하지 못했다.
꿈 속의 광경이었다.
미국에 있던 시절. 실험구획. 여자아이가 입을 열었다.
"--고마워."
유우토와 이토의 흐느껴 우는 소리가 지워지며,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미오는 소리도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것은 미오 자신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눈물이었다.
문을 연 순간, 미오는 멱살을 잡혔다.
"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했어."
밤이었다.
미오가 자택에 돌아와 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 벨이 소란스럽게 연타당했다. 상대를 알고 있었기에, 누구냐고 묻는 일 없이 미오는 문을 열었다.
신죠가 처음 볼 정도로 분노해 있었다. 떨쳐낼 기력도 없어, 미오는 그대로 있었다.
"이제 와서지만 말이다. 너는 뭘 해도 된다고--"
추궁하는 신죠의 말이 멈췄다. 미오는 억지로 아래를 보고 있었지만, 멱살을 잡힌 채여서는 그것도 만족스럽게 되지 않았다.
"......왜 그래."
"......별로 아무것도."
의미 없다는 걸 알면서도 미오는 그렇게 받아쳤지만,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울어서 퉁퉁 부은 눈과 그 주위가 엉망인 상태가 되어 있는 건 알고 있었다.
신죠는 손을 놓고, 현관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여자의 집에 들어오는데 허가도 받지 않는 거냐고 농담을 던지고 싶었다. 하지만 기분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미오가 말없이 방 가운데로 돌아가자, 신죠도 묵묵히 따라왔다. 고양이가 처음 보는 침입자를 경계하는 건지 침착하지 못하게 주위를 돌았다.
"......고양이, 기르고 있었냐."
그 배려에 미오는 이제야 쓴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기분을 바꾸듯이 볼을 가볍게 때리며, 태도를 바꾸듯 엉망진창인 얼굴로 정면에서 신죠를 바라보았다.
"기르고 있는 건 아니다. 그런 걸 물으러 온 건가."
신죠는 아연한 표정을 띠며, 복잡한 기분에 일일이 표정이 바뀌며 얼굴색이 바뀌더니, 포기한 듯이 한숨을 쉬었다.
"......협박 비슷한 전화와, 반쪽짜리 폭탄을 설치한 범인은 체포됐어."
그런가, 라고 미오는 끄덕였다.
그대로 침묵이 흐르자, 신죠는 답답한 듯한 표정을 띠었다. 그리고 더더욱 침묵을 지키다, 이윽고 말했다.
"......아무것도 묻지 않는 거냐."
"흥미 없다. 랄까, 네 쪽이 뭔가 물으러 온 거 아니었나."
신죠는 크게 한숨을 한 번 쉬고는, 말했다.
"잡힌 건 요코하마에 살고 있는 미성년인 남자여서 말이지. 범행 그 자체는 인정했지만, 공범자가 있다고 말했어. 채팅만으로 대화한 모양으로, 닉네임은 K. 하지만, 압수한 그 녀석의 머신을 조사해봐도, 그런 로그는 남아있지 않았다."
과연, 이라고 미오는 마음 속으로 감탄했다. 일체의 흔적을 소거해달라고 부탁한 것은 지인인 슈퍼해커였지만, 변함없이 어떻게 하는 건지 짐작도 안 갔다. 경찰의 조사에서도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미오는 몰랐다.
"남자 왈, 모든 건 그 K의 선동으로 한 일이라는 모양이야. 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했어."
"내가 K라는 증거는 없잖아?"
"나한테 전화로 말했잖냐."
"다시 말하지. 내가 K라는, 공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증거는 없잖아?"
"......말할 생각은 없다는 건가."
"범인은 잡혔다. 뭐가 문제냐."
C라고 이름을 댄 바보 남자가, 이토의 이송에 맞춰 뒤숭숭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정보를 미오가 인터넷에서 파악한 것은, 이토의 이송 일자가 잡힌 다음 날이었다. 되도 않은 폭탄을 차량에 설치해 이토를 구한다는, 실패가 눈에 보이는 계획이었다. C가 엑세스하고 있던 사이트의 내용에서, 아마추어 나름으로 자력으로 폭탄을 설치할 수도 있을 거라 판단한 미오는, 그것을 처음에는 신죠에게 보고하려고 했다. 이토는 소중한 연구대상이다. 잃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유우토의 일이 있었다.
무리라도 신죠에게, 이송에 공식적인 입장에서 개입하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폭탄을 살상능력이 없는 것으로 변경하기 위한 재료를 미오가 보냈지만, 꽤나 지출이 컸다. 말하면 반대할 것이 뻔한 신죠에게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다.
"......유우토 군을 위해서냐."
"......글쎄. 아아, 그리고 하나만. 이토는 무사히 이송된 거겠지."
"문제 없이 말이지. K라는 녀석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말야."
비꼬는 말에 미오는 어깨를 으쓱했다. 쉿쉿 하고 손을 흔들자, 신죠는 이미 질렸다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고, 어깨를 화난 듯이 치켜세우곤 문으로 향했다.
나가기 직전, 돌아보지도 않고 신죠가 말했다.
"......확실히 이토 군의 입장을 생각하면, 앞으로 유우토 군이 자유롭게 면회를 할 수 있게 될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온건하게 만날 수 있었을 터다. 이런 짓을 하지 않아도 말이지. ......너는 좀 더, 사람을 의지하는 걸 기억해둘 필요가 있어."
문이 닫혔다.
우울한 침묵과 추위가 방 안에 남아, 미오는 힘이 다한 듯이 벌렁 누웠다.
"알고 있어, 그딴 건."
이토가 의료소년원에 송치되어, 연구기관을 전전하게 된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어딘가에서 유우토는 정식적인 절차를 밟아 이토와 면회를 할 수 있었을 터다.
무리하게 계획을 실행시킨 건 쓸데없는 짓이란 걸 미오는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가능한 한 빨리, 유우토의 바람을 들어주고 싶었다.
미국에 있던 아이들과 유우토는 다르다. 그것도 알고 있었다. 연령은 물론, 키나 외모조차 그렇게 닮지 않았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소중한 사람을 빼앗긴 유우토가, 빼앗은 대상을 앞에 두고 뭐라고 말하는가. 어떤 생각을 안고,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
그것을, 미오는 알고 싶었다.
"......고맙다, 인가."
방심하면 다시 눈물이 나올 것 같아, 미오는 참았다.
유우토는 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다. 이토가 자신의 의사로 유이에게 손을 댄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유우토는 아직 어린아이다. 모든 걸 선을 그어 생각할 수 있을 리 없다.
하지만 미오의 눈을 빼앗은 그 표정은.
그리고 미국에 있었을 때, 그 여자아이는-- 베스라는 이름의, 그 되바라지고 건방진, 미오와 마찬가지로 양친에게 소외되어, 흘러흘러 도착한 연구소에서 연구의 재료가 되어, 다름아닌 미오가 가담하고 있던 실험에 의해 목숨을 빼앗긴 그 여자아이는, 숨이 끊어지는 순간, 고맙다고 말했다.
가해자인, 미오에게.
고맙다고.
"젠장......!"
흘러내려버린 눈물을 분풀이하듯이 미오가 닦았다.
시각을 보자, 날이 바뀌어 있었다.
31일. 섣달 그믐날.
1년의 마지막 날. 문득 자신이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오는 떠올려버렸다.
"......그래. 좋아. 미오쨩이 그렇게 정했다면 말이지."
"......그닥 놀라지 않는군요."
"뭐, 늦든 빠르든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아닌 밤중에 홍두깨같은 결단을 미오가 고하자, 모모세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어떤 일에도 모모세가 당황하지 않는 것은 언제나의 일이지만, 아무래도 수상쩍은 것을 미오는 느꼈다.
"뭔가, 알고 계신 겁니까? 미국에 있을 때의 저에 대해서."
"그거야 어느 정도는 말이지. 그렇게 말했으니까, 미오쨩이 우리 쪽에서 일해준 거잖아?"
"......"
아무래도 얼버무려진 기분이 들었지만, 미오는 뭐 좋은가 라고 금새 생각을 고쳤다. 이제부터 직접 확인하면 끝날 일이다.
"우선 지금 상태 그대로 출발하겠습니다. 필요한 게 생기면 연락할테니, 나중에 보내주실 수 있나요."
"좋아. 요금은 지불해줄게. 우수한 정보원을 이대로 떠나보내는 건 아까우니까."
감사합니다, 라고 미오는 말하며 확실히 머리를 숙였다. 이래저래 말해도 신세를 진 장소다.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던 건 모모세의 성격과 힘에 의지하는 부분이 컸다.
"아아 그래, 미오쨩. 하나만 충고."
나가려고 했을 때, 모모세가 말했다. 미오가 돌아보자, 히죽 이라는 말 이외에는 어울리는 말이 없는 표정으로 모모세가 웃고 있었다.
"너 말이지, 냉정하게 있을 때도 멋있지만, 아마 제일 귀여워 보이는 건 울고 있는 얼굴이야. 어제 처음 보고, 그렇게 생각했어."
확 하고 볼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며, 미오는 허둥지둥 방향을 바꿔 문을 열었다.
"시끄러워요."
아무리 봐도 이별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을 던지며, 미오는 난폭하게 문을 닫았다.
프리지아에서 나리타 공항까지는 거의 한시간 반이 걸렸다.
섣달 그믐날 낮의 공항은 신년을 해외에서 보내려는 손님들로 시끄러워, 철야로 밤을 샌 미오의 머리가 징징 울렸다. 어젯밤이랄까 오늘로 날짜가 바뀐 것과 거의 동시에 떠오른 것 치고는 대단한 행동력이군, 이라고 미오는 자신을 칭찬하며, 어쨌든 앉을 수 있는 벤치를 찾아보았다.
취소되는 자리를 기다려 예약한 비행기가 날아오를 때까지 아직 시간이 있었다. 수속을 끝내고 출발 로비에서 쉬는 편이 조용하겠지만, 수속 열에 서있는 사람들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어, 그에 더해 선두의 사람이 직원과 다투고 있었다. 거기에 줄을 설 체력은 미오에게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벤치는 어디든 자리가 차 있었다. 가족 동반으로 온 사람들의 교성이 여기저기서 귀에 들려왔다. 미오는 진절머리를 내며, 아예 그냥 아무데나 앉아버릴까 생각해, 적당한 장소를 찾으며 시선을 헤매고 있자, 갑자기 어깨를 잡혔다.
돌아보고, 미오는 우선 기가 막혔다. 그리고 그것을 숨기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하고 있나?"
신죠였다. 달려온 건지, 어깨가 들썩이고 있었다. 어제의 사건 처리로 마찬가지로 잠을 못 잔 건가, 얼굴에 피로가 나와 있었다.
"그건 이 쪽 대사야. 미국에 돌아간다고?"
"아아. 확인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저기 말이야...... AH의 네 연구와 방은 어떻게 되냐."
숨을 헐떡이며 신죠가 말했다. 미오가 가지고 있던 마시다 남은 페트병을 들어올리자, 빼앗듯이 신죠가 그것을 받아들고, 난폭하게 들이켰다.
"이제 두 손 들었다고 말했잖아. 떠난다고 해서 아무도 극단적으로 곤란해지진 않아. 정착할 곳이 정해지면 연락할테니, 인터넷으로 대화하면 충분할테지."
"수속이라던가, 이것저것 있단 말이다. 어제 오늘로 갑자기 말해도 말이야."
"그 부분은 좋을 대로 해 줘."
"저기 말야......"
사람들의 통행을 막고 있었던 건지, 지나쳐가는 사람들의 시끄럽다는 듯한 시선이 날아왔다. 미오와 신죠는 벽 쪽으로 옮겨갔다.
신죠의 휴대폰이 울렸다. 호출 화면을 보며 신죠는 얼굴을 찌푸렸지만, 결국 받지 않고 주머니에 도로 넣었다.
"현장에서 온 거지. 괜찮은 건가?"
"네가 말하지 마. ......땡땡이 치고 온 거다. 이유 정도는 가르쳐줘도 괜찮잖아."
미오는 잘 설명할 자신이 없어, 입을 다물었다. 신죠는 더 추궁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채, 미오가 말했다.
"어제의 범인 말이지만."
"......응?"
"닉네임이 C라고 말했지만."
신죠가 "인정했구만"이라고 작게 화를 냈지만, 미오는 무시했다.
"카오스 차일드의 두문자에서 따 온 거라더군. 본인은 증후군자가 아니니까, 그걸 따라한 거라고. 미야시로와 이토의 신봉자인 모양이다."
"신봉자?"
"말 그대로의 의미라고 생각하지만. 살인귀를 신이라고 숭배하는 녀석들과 마찬가지다. 이야기를 맞추기 위해 나도 신봉자라고 이름을 댔어. 하지만, 의외로 맞는 거 아닌가 생각해서 말야."
계획의 전날인 29일, 왜 이렇게까지 하냐는 C의 질문에, 미오는 저도 모르게 키보드를 치던 손을 멈추었다. 대답이 궁했기 때문이다. 조금 고민하고, 미야시로와 이토의 신봉자라고 입력했다.
"......미국에 있던 때, 위원회는 나에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았다. 그 복수는 반드시 해낸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원망하고 있는가, 소중한 것을 빼앗긴 바로 그 순간, 나는 뭘 하고 있었는가. 솔직히...... 애매한 부분이 있어."
"......"
"이제 와서의 이야기다. 하지만, 어제 유우토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떠올린 게 있어. 나는 그것의 전모가 알고 싶다. 지금도, 뭔가를 잊고 있는 기분이 든단 말이다."
신죠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미오는 어느샌가 잠기운이 사라진 것도 깨닫지 못한 채 계속했다.
"무엇이 일어날지는 몰라. 하지만, 어차피 제대로 된 일은 아니겠지. 내가 울었다고? 엄청난 사건이잖아."
훗, 하고 신죠가 뿜는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미야시로도 이토도, 알고 싶지도 않았던 것들을 받아들였다."
아마도 유우토도. 그리고, 사건의 진상에 관련된 다른 녀석들도.
"--내 차례다. 이번엔, 내 차례인 거다."
보아하니, 수속 열에서 다투던 사람이 사라져, 조금씩이지만 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벤치는 비어있지 않았다. 출발 로비로 이동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며, 미오는 신죠에게서 페트병을 도로 뺏었다.
"그럼 이만. 이제 그만 앉고 싶어."
아아, 하고 신죠가 손을 흔들었다.
줄을 서려고 하다, 미오는 문득 생각했다.
"아아, 그래. 한 가지 부탁하지."
말하며, 미오는 지갑에서 싼 아파트의 열쇠를 꺼내고, 신죠에게 던졌다.
"이건?"
"집 열쇠다. 밤에 돌아가면 고양이가 창문을 긁고 있을 테니까, 잡아서 누군가 돌봐줄 사람을 찾아줘."
"......괜찮은 거야? 네 고양이잖아."
"기르고 있었던 게 아니라고 했잖아. 가끔씩 먹이를 주고 있었을 뿐이다."
"드문 일이구만, 너 치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해져서, 미오는 말문이 막혔다.
드문 일인건가. 그럴지도 몰랐다.
갑자기, 유우토가 한 말을 센리에게 비밀로 한 것을 미오는 떠올렸다. 이토와 만나고 싶다고 유우토가 흘린 말을 센리에게 말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애초에 센리에겐 유우토와의 생활 속에서 전달되었을 것이라고 다시금 생각했다.
왜 센리에게 말하지 않았는가.
어떤 생각이 떠오르고, 바보같다며 미오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니, 그렇군. 혹시 괜찮다면 네가 키워줄 수 있을까?"
"......별로 상관없지만. 부모님 집에서도 고양이는 키우고 있으니까."
"혼자 살면서 애완동물을 기르면 혼기가 늦어진다는 모양이다."
"시끄러워. ......그래서, 이름은?"
에, 라며 미오가 의표를 찔렸다.
"......이름?"
"그래, 이름. 어쨌든, 네가 주워서 돌보던 고양이잖아? 뭐라고 불렀었냐."
"별로 정하진 않았어. 어이, 라거나, 고양이, 라거나."
저기 말이야, 라고 신죠가 기가 막혀 했다.
"그럼, 지금 정해 줘. 네 고양이니까."
"그러니까, 기르고 있던 게 아니야."
하지만 신죠는 물러나지 않았다.
미오는 한숨을 쉬며, 잠시 고민하고, 말했다.
"......그럼, 쿠로로."
"쿠로?"
신죠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폭소하기 시작했다. 미오는 뾰루퉁하게 말했다.
"뭐냐. 검은 고양이니까 그걸로 됐잖나."
"아니, 미안해. 쿠로. 쿠로 말이지. 괜찮지 않아?"
히죽히죽거리는 신죠를 보고 짜증이 나, 미오가 등을 돌렸다.
"역시 네가 정해."
"아, 내가 나빴어. 쿠로로 하지. 그저......"
"뭐야."
"의외로 센스 없구나."
시끄러, 라고 미오는 말하며 수속 열로 향했다.
출발할 비행기의 탑승안내가 울려퍼져, 순서대로 기내에의 유도가 시작되었다.
동시에, 미오는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바로 부재중전화로 연결되었다.
시차를 생각하면 건너편은 밤이지만, 한밤중이란 건 아니다. 아마도 연구에 손을 뗄 수 없는 거라고 미오는 생각하며, 조금 미소를 지었다.
반론할 수 없는 부재중전화라면 오히려 좋았다.
"크리스. 갑자기 미안하지만, 잠시 머물게 해줘. 그리고, 돈 빌려줘. 그 쪽에 가는 비행기 표 값 때문에 무일푼이다. 잘 부탁하지."
아마도 듣는 순간 격노할 터인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미오는 그렇게 고했다. 그리고 예정 도착시간을 가르쳐준 뒤, 전화를 끊으려 하다, 문득 손을 멈췄다.
자신답지 않음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미오는 계속했다.
"......저기 말야, 크리스. 그 쪽에 도착하면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 이것저것 있었어. 결국 목적은 무엇 하나 달성하지 못했지만 말이지. 그래도 정말로 이것저것 있었어. 네가 일본에서 여러 녀석들과 알게 된 것처럼, 나도 나름대로 알게 되었어. 그 녀석들의 이야기를 하지. 지금까지 일부러 너의 지인들 이야기는 깊게 묻지 않았었지만, 괜찮다면 그것도 들려줘."
미오는 자신의 말에 쓴웃음을 지으며 전화를 끊었다.
센리에게 숨기고 있었던 이유.
혹시나, 어디선가 유우토와 비밀을 공유하는 걸로 흉내를 내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아마도 가족이나 그에 가까운 무언가의.
탑승을 재촉하는 아나운스가 들려왔다.
시차 관계로, 신년을 맞이하는 건 건너편에서일 것이다.
후회 없는 일 년을.
그렇게 중얼거리며, 미오는 게이트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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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엔드. 개인적으로 칠드런 리바이브의 존재 의의는 이 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장도 그랬지만 이번 장은 특히 번역 미스 안 나게 주의했지만 뭐 기본적으로 없는 실력이 어디 가는 건 아니니 사실 별 차이는 없을 겁니다..
라곤 해도 미오 인성 파탄 ㄷㄷ C를 눌러 그의 인생에 조의를 표하십시오
어차피 개판날 인생이긴 했지만 어쨌든 실행하도록 등 떠민 건 K씨이니.... 아닌가 리얼 폭탄 설치했으면 더 망했을테니 오히려 도와준건가.
어쨌든 신죠 미오 커플링을 지지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군요. 신죠 씨 2년만 기다려줘
이제 얼마 안 남았습니다. 4장 자체도 짧지만 5장은 이름만 5장이고 센리 편지로 끝나는 게 마찬가지라 짧고, 6장 세리카 편도 편지보다 길다 뿐이지 몇 장 안되니까요.
다 끝나면 하나로 묶어서 텍스트로 올리든지 해야겠네요. 어딘가 퍼지더라도 퍼지겠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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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의 정의가 뭐냐에 따라 해피엔딩이라 못 부를 것도 없긴 하지만... 음... | 17.04.29 16: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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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로보틱스노츠! ...... | 17.04.29 16: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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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ㅜㅜ | 17.04.29 16:3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