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인디게임들이 강세인 듯 합니다. 올 초 게임계를 뜨겁게 달궜던 '팔월드'부터 시작해 '헬다이버즈2'의 폭격, 그리고 '라스트 에폭'까지 뜬금포들이 자주 터지는 모양새입니다. 물론 '철권8'같은 대작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고 아직 블록버스터급 게임들의 러쉬가 시작되지 않기도 했지만 그와 별개로 규모가 작은 다양한 작품들이 이렇게 시선을 끄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네요. 그 중에서도 오늘은 '라스트 에폭'의 리뷰를 진행할까 합니다. '팔월드'는 제 취향이 아니고 '헬다이버즈2'는 아직 구매전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포스트 디아블로'에 대한 욕구를 '라스트 에폭'이 얼마만큼이나 해소해줬을지 궁굼하기도 했거든요.
1 기대를 저버리는 단점들
최신게임 속에서 비주얼이 차지하는 부분은 상당히 큽니다. 화려한 이펙트나 다채로운 색감 때로는 고요하면서도 암울하게 느껴지는 분위기 등이 1차적으로 시각에서 느껴지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좋지 못한 그래픽은 게임의 재미나 완성도와는 별개로(사실 그래픽 자체가 완성도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뭔가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모바일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죠. '라스트 에폭'의 첫 인상은 별로 좋지 못했습니다. 2024년 최신 게임이라는 트렌드에 걸맞지 않게 상당히 뒤떨어지는 그래픽을 보여줬습니다. 캐릭터, 배경, 디테일 등이 수준급의 모바일 게임을 보는 듯했고 당장 같은 장르의 비슷한 시기에 출시했던 '디아블로4'에 비하면 물론이고 한참 떨어진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디아'시리즈 같은 대작과 비교할 바가 아니라 하더라도 오래전 게임인 'POE'보다도 아트워크가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분명한 것은 2024년 현시점에서 바라봤을 때도 난감한 그래픽임은 분명했습니다.
타격감에도 한계가 있더군요. 사실 이것도 나쁘다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좋다고 하기에도 난감했습니다. 사실 '라스트 에폭'은 스토리가 좋은 게임이라기 보다는 몬스터를 찌르고 베고 터트릴 때의 짜릿한 손맛으로 하는 게임인데 이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더군요. 물론 심각한 수준으로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특히 저같은 패드 플레이어에게는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더군요. 키마에 최적화된 UI이긴 하지만 최신 게임들이 패드를 지원하게 되면 어느 정도의 패드편의성은 지니고 있는데 '에폭'같은 경우는 정말 많이 불편했습니다. 전투나 이동같은 경우는 큰 문제는 없었지만 인벤토리 창을 열거나 스킬트리를 만질 때면 짜증이 조금씩 나기는 하더라고요.
사실 그 외에도 서버 문제라던지 중간에 튕김현상 등의 자잘한 문제점들도 많아 더욱 아쉬웠습니다.
-디아블로4 리뷰 : https://blog.naver.com/rdgcwg/223150462818
2. 그럼에도 '에폭'을 추천하는 이유
위의 단점들과는 별개로 '라스트 에폭'은 순항중입니다. 글을 작성하고 있는 2월 마지막 주 현재 스팀접속자 수 top5 진입은 물론 2월 스팀판매량이 '헬다이버즈2'에 이은 2위까지도 올라갔습니다. 그만큼 장점도 확실하다는 이야기죠. 제가 생각하는 '에폭'의 장점은 게임이 상당히 단순하다는 점입니다. 일단 '디아블로4'같은 경우 오픈월드였던데 반해 '에폭'같은 경우는 상당히 단순한 선형적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비단 오픈월드가 아닌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들인 '토치라이트', 'POE', '그림 던'과 비교를 해봐도 상당히 단순한 이동경로를 지닌 지형임을 알 수 있죠. 과거 '빅터 브랜'정도가 이 정도로 단순하지 않았나 싶네요. 복잡하거나 굳이 꼼꼼하게 던전탐하는 재미보다는 편안하게 몬스터 털고 레벨업하는 게임에 최적화되어있다고 생각되네요.
특히 '에폭'에서 가장 많은 칭찬을 받은 부분이 바로 레벨업의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벨업에 따라 자신만의 스킬트리를 만들어나가며 성장하고 일정 레벨이 되면 전직하게 되는 시스템은 다른 게임에 비해 상당히 호평받고 있습니다. 특히 너무 어려워 공부까지 해가며 최상의 빌드를 꾸며야 했던 'poe'나 조금은 싱거웠던 '디아블로4'의 중간단계라고 해야할까요? 적절히 순한맛 매운맛 섞어가며 빌드구성을 하게 만드는 비율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또한 추후 전직 시스템을 넣어 같은 캐릭으로 제 2의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포스트 디아블로에 대한 욕망 : https://blog.naver.com/rdgcwg/221768710054
-마치며...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호평하고 좋아하는데 전 '디아블로4'를 너무 재미있게 해서 '라스트 에폭'이 추천할만한 게임인지 말이죠. 어쩌면 '에폭'의 가장 큰 장점은 시대를 잘 골랐다는 점은 아닐까 싶네요. '디아블로4'의 출시일은 피하면서 또 순항하지 못한 '디아'가 떡락할 때 출시한 것이 이 장르 게임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게임은 취향마다 다르지만 저의 경우 '라스트 에폭'을 길게 잡고 있진 않을 것 같네요. (그냥 '디아블로4'의 떡상하는 시즌이 돌아기를 기다리기로...그런 날이 오겠죠?)
-디아를 기다리며 2 : https://blog.naver.com/rdgcwg/222344169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