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꺼 이어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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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그렇게 엄청 빡센 단계를 거쳐서 간신히 가닥을 잡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완성까지의 긴 여정에서 맞닥뜨려야 했던 최대의 장애물은 다른게 아니라 바로 출발점에 놓여있었습니다. Wii버젼으로도 황혼의 공주를 발매할 작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젤다 팀 리더들은 'Wii버젼 젤다의 개발과는 우리는 아무 관련이 없다'라는 생각에 빠져있었죠.
이와타: 알겠습니다. 예전에 미야모토씨가 Wii버젼으로도 황혼의 공주를 개발하기로 처음 결심했던 때 얘기군요?
미야모토: 그렇습니다. 스탭들은 그저 자신들은 게임큐브 버젼 개발에만 연루되리라고 생각했어요. Wii버젼은 그들이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거죠. 그래서 그때까지만 해도 Wii버젼 젤다 제작에 완전히 뛰어든 사람이라고는 오직 나, 아오누마씨, 수석 프로그래머 밖에 없었어요! "Wii버젼 젤다도 만들고 있다!"라는 발표가 나고 나서야 모두들 하나둘씩 프로젝트에 가담하기 시작한거죠.
이와타: 아...
아오누마: 게다가 거의 끝무렵이었죠. 우리가 마무리 디버깅 단계에 들어가면서 내가 스탭들에게 그들도 Wii버젼의 디버깅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알렸던 때에요. 나는 행여나 모두들 "하지만 우리는 게임큐브 버젼의 미세조정을 거의 끝마쳤다구요!"라고 반발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얼마 안되서 모두들 Wii버젼에 적응하더니만 곧이어선 게임큐브 버젼으로 돌아가기가 어렵게 되었죠! (웃음)
이와타: 다른 개발자들과 나눴던 인터뷰에서, 대체적인 느낌으로는 그들은 두가지 버젼 모두에 자신있어 하더군요.
아오누마: 듣기 좋은 말이군요! (웃음) 많은 스탭들은 게임큐브 버젼에 정말 열중했습니다. 하지만 영상비율 차이 때문에 플레이어의 시야는 Wii버젼이 큐브버젼보다 더 넓습니다. 그 때문에 많은 스탭들이 Wii버젼이 플레이하기 보다 쉽다고 느꼈죠. 결론적으로는 제 생각에는 두 작품 모두 다 훌륭하게 만들어졌습니다.
미야모토: 게임큐브 버젼은 위 버젼과 비교해서 좌우가 역전되어 있다는 것도 게임의 재미를 한층 더해줍니다.
이와타: 알겠습니다. 다음으로, 그래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군요. 황혼의 공주의 그래픽 스타일은 예전보다 훨씬 더 리얼합니다만, 여러분들의 목표는 그래픽을 '사진처럼 리얼하게' 만드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죠? 아오누마씨, 당신은 원래 디자인을 전공했던 분이니만큼, 어떻게 최종 단계의 디자인까지 오게됐는지 듣고 싶군요.
아오누마: 이번 젤다는 예전보다 훨씬 리얼한 스타일의 그래픽이 될거라는걸 처음 알았을 때, 저의 최초의 걱정은 따로 손봐야 할 일들이 엄청 많아지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의 리얼한 신체비율을 가진 링크가 게임에서 점프를 하는 모습은 현실에서 어떤 사람이 점프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만일 그걸 정말 현실과 근접하게 만든다면 게임이 재미가 없어질겁니다. 그래서, 비록 완벽하게 '리얼'하지는 않은 부분들이 있을지언정, 제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링크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게임을 극현실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었습니다. 미야모토씨의 발언을 인용하자면,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캐릭터의 디자인과 움직임이 부자연스럽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리얼리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만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않고 말이에요. 물론 모든 것을 이렇게 할 필요는 없겠죠. 필요한 부분에만 적절하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가려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미야모토: 다른 말로 하자면, 그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재창조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연극 무대를 쌓아올리는 것과 비슷한 거에요. 만일 스탭들한테 연극무대를 만들어야 된다고 말해주지 않으면, 그들은 하나의 세상 그 자체를 만들려고 들겁니다. 연극무대를 적절히 쌓아올리는데는 어떤 기술이 있고, 그거야 말로 내가 가장 공들여 설명하는 부분이지요.
이와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는지요?
미야모토: 음, 예를 들자면, 수많은 작은 돌들이 있는 장면을 떠올려보십쇼. 한편으로는, 플레이어가 그 돌 하나하나를 다 옮길 수 있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움직일 수 없는 돌도 있다'는 전제를 성공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플레이어는 이 룰을 받아들일겁니다. 돌을 하나하나 다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움직일 수 있는 돌을 리얼하게 움직이도록 확실히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내가 이번 젤다 프로젝트에 처음 참가했을 때만 해도, 게임의 세계를 구성해나감에 있어서 언제, 어디서 이런 일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스텝들 사이에서 잘 잡혀있지 않았고, 세부사항들을 반복해서 스탭들에게 주입시켜야만 했습니다.
이와타: 그런 문제들은 이 프로젝트의 어마어마한 규모와는 관련이 없는건가요?
미야모토: 관련이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게임개발은 그래픽, 움직임, 아이템 배치 등과 같이 각각의 업무를 따로따로 나눠서 작업하는 사람들로 예전보다 훨씬 분업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 내 환경에서 리얼한 움직임을 만들 때 그런 모든 것들은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픽이 어떤 식으로 그려졌는지, 프로그램이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심지어 오브젝트들이 어디에 놓였는지, 더 나아가 디자인조차도 이것에 영향을 미칩니다. 만일 이 중 어느 하나가 게임의 세상에서 잘못 놓이게 되면, 그것은 다른 부분들과의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를 상실합니다. 내가 이런 문제점들 중 어느 하나를 찾아내서 그 원인의 소재를 규명하고자 할 때면, 사람들은 다른 옆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쁘고 그러다보면 빙빙 돌게 됩니다! (웃음) 그렇게 되면 내가 예전에 말했던 것 처럼, 나는 화를 벌컥 냅니다. "누가 여기다 이 돌을 놓은거야!?" 분명히 누군가 거기에 돌을 놓은 사람이 있겠죠! 내가 범인 추적을 할 땐, 그것은 언제나 디렉터에게로 귀책됩니다.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가 안 그랬다면, 그렇다면 디렉터일 수 밖에 없겠군! 이 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사람 말이야!" 이런 일은 꽤 많이 벌어집니다.
아오누마: 하지만 때로는 정말 아무런 이유도 없이 돌이 어딘가에 놓여있는 경우도 있다구요!
미야모토: 그런걸 발견하면 나는 언제나 묻곤 하죠. "이게 왜 이런데 있는거야?"
이와타: 그러면 대답은 보통 이렇죠. "왠지 그러고 싶었어요." (웃음)
아오누마: 맞아요! 혹은 "앗 저기다가 놨다고 생각했는데..." 라고 하죠. (웃음)
미야모토: 혹시 누가 이렇게까지 말해준다면 더 기쁘겠군요. "보기 좋은데, 안 그래요?" (웃음)
이와타: 왠지 그러고 싶더라니.
미야모토: 모두 하루종일 다른 문제들로 너무 바쁘다보니 돌 같은 것들에 많은 생각을 할 시간이 거의 없죠. 그 돌들은 그대로 그냥 같은 자리에 놓인 채로 있어요.
이와타: 알겠습니다. 이제, 게임 그래픽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죠. 우리가 링크의 모습을 바라볼 때, 우리는 그저 단순히 CG모델이나 혹은 만화캐릭터를 보고 있는게 아닙니다. 우리는 움직임이 리얼하게 느껴지고 정말 독특한 균형감각을 가진, 완전히 발달된 한명의 캐릭터를 보고 있는거죠. 개인적으로 전 이런 스타일이 정말 독특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아오누마씨는 이런 스타일을 현실화한 장본인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오누마: 하지만 그건 그냥 생김새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융합되어 링크를 특별하게 만드는 진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스탭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어느정도 불일치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좀 나이든 지휘스태프들이 개입해야 하는 지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까지 얘기했듯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들을 결정하고 그런 요소들의 느낌을 유지시키는데 초점을 맞춰서 게임의 일관성을 유지해나갑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의 경우에는, 어마어마한 업무분량 때문에 이런 일들이 특히 더 어려운 것이 되었죠. 하지만 특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어낸 빛의 배치와 손에 잡힐 듯한 분위기 덕분에 전체적인 게임세계의 모습은 정말 멋지게 어우러졌습니다. 이 모든 요소들의 융합의 결과물이 유난히 멋지게 살아 숨쉬는 링크입니다. 이 게임의 분위기는 여러모로 시간의 오카리나의 느낌을 물씬 떠올리게 합니다. 그 작품의 분위기는 정말 그 자신만의 품격이 살아 있었고, 이 점은 젤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동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스탭들은 그 작품을 그들의 여러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고, 오카리나를 기반으로 삼아서 그 특유의 분위기를 새로운 형태로 소생시킬 수 있다고 믿었죠.
이와타: 확실히 오카리나의 그런 느낌이 느껴지더군요. 미야모토씨는 새로운 링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미야모토: 새로운 링크는 정말 환상적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앞으로 이만큼 멋진 작품을 다시 만들어내는건 쉬운 일이 아닐거에요. 닌텐도의 깐깐한 기준으로 놓고 보더라도, 이 작품은 틀림없이 일류입니다.
이와타: 와우! (웃음)
미야모토: 정말이지, 내 생각에 이 작품은 우리 닌텐도 사원이라면 정말 자랑스럽게 여겨야 되는 작품이에요. 젊은 스탭 중 한명인 니시모리씨는 연륜있는 프로그래머와 밀접하게 함께 작업했어요. 아오누마씨와 나는 구상 단계에서부터 그와 모든 걸 상의했고, 모든 걸 진이 다 빠질 만큼 꼼꼼히 체크했어요. 가장 좋은 프로그래밍 방법에 대해 1/1000초 단위까지 얘기하곤 했으니까요.
이와타: 그렇다면 미야모토씨는 링크에 대해서는 불만이 전혀 없다는 뜻인가요?
미야모토: 전혀 없어요. 하지만 동물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아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했을 정도에요. "너 지금 저걸 동물이라고 만들어논거냐?" (웃음) "저게 말처럼 보여? 가서 진짜 말이 어떻게 생겼는지 좀 보고와!"
이와타: 그래요, 전에 했던 인터뷰에서도 그 얘기가 나온 적이 있었죠. (웃음)
미야모토: 아, 그들이 이 에피소드를 얘기했나요? (웃음) 어쨌든 다시 링크 얘기로 돌아가서, 정말이지 하나의 플레이어 캐릭터로서 링크의 움직임의 퀄리티는 비할 바 없이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거의 마무리 단계였는데도, 내가 뭔가를 지적해서 "완벽하지 않은건 수치스러운 것이니 반드시 고쳐야만 한다"라고 말했을 때, 스탭들 모두 기꺼운 마음으로 일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했죠. 나는 미안한 마음에 약간 머뭇거리며 말했어요. "최소한 이건 고치자", 하지만 스탭들은 이렇게 대답했죠. "이왕 고쳐야 한다면 확실히 고칩시다!"
아오누마: 그게 머뭇거린거였다구요? (웃음)
일동: (큰 웃음)
이와타: 또, 이번 링크는 멋지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아오누마: 물론 링크는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캐릭터이지만, 그 자신의 고유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뭔가 헛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내 생각에 링크의 유니크한 면모는 미야모토씨가 링크가 염소를 집어던질 수 있도록 만들고나서부터 뚜렷해진 것 같아요! (웃음)
미야모토: 이 때야 말로 내 목소리를 내야 할 때였다구요.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감독고문 역할을 하고 있었고, 작품 계획쪽은 다른 사람들한테 위임했죠. 하지만 그 대신 나는 이렇게 말했죠. "저 염소 집어던질 수 있게 만들어줘!" (웃음)
이와타: 여러 의미에서 폭력이군요! (웃음)
아오누마: 글쎄, 그건 엄청 큰 염소였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링크는 인형같은 아이였는데, 그가 한번 염소를 집어 던지고 나자 우리는 링크를 달리 보게 됐어요. "이것도 할 수 있을거야.". "저것도 집어던질 수 있겠지." 그런 식으로 링크가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불어났어요.
미야모토: 염소를 집어던지고, 중간보스를 집어던지고...
아오누마: 그런 것까지 다 말씀하시면 어떡합니까! (웃음)
미야모토: 음 그렇군... 쩝 (웃음)
이와타: 어떤 경우에든 이번 링크는 굉장히 반응이 빠른 느낌이더군요.
아오누마: 맞아요. 그런데 나는 아직도 추가하고 싶은 것들이 무궁무진하다구요! 하지만 내가 이 말을 하면 이와타씨는 아마 이렇게 말하겠죠. "뭣이?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단 말이냐!" (웃음)
이와타: 그럴 겁니다! (웃음)
아오누마: 하지만 정말 그렇더라도, 솔직히 나는 더 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요.
미야모토: 이 정도면 충분해요. 하지만 이만큼 했는데도 뭔가 더 하고 싶은 내 욕심을 다 채우진 못하는군요. 조금만 더 바꿀 수 있다면... 아주 조금만! (웃음)
이와타: 바로 그런 마인드가 젤다를 만드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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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그렇게 엄청 빡센 단계를 거쳐서 간신히 가닥을 잡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완성까지의 긴 여정에서 맞닥뜨려야 했던 최대의 장애물은 다른게 아니라 바로 출발점에 놓여있었습니다. Wii버젼으로도 황혼의 공주를 발매할 작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젤다 팀 리더들은 'Wii버젼 젤다의 개발과는 우리는 아무 관련이 없다'라는 생각에 빠져있었죠.
이와타: 알겠습니다. 예전에 미야모토씨가 Wii버젼으로도 황혼의 공주를 개발하기로 처음 결심했던 때 얘기군요?
미야모토: 그렇습니다. 스탭들은 그저 자신들은 게임큐브 버젼 개발에만 연루되리라고 생각했어요. Wii버젼은 그들이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거죠. 그래서 그때까지만 해도 Wii버젼 젤다 제작에 완전히 뛰어든 사람이라고는 오직 나, 아오누마씨, 수석 프로그래머 밖에 없었어요! "Wii버젼 젤다도 만들고 있다!"라는 발표가 나고 나서야 모두들 하나둘씩 프로젝트에 가담하기 시작한거죠.
이와타: 아...
아오누마: 게다가 거의 끝무렵이었죠. 우리가 마무리 디버깅 단계에 들어가면서 내가 스탭들에게 그들도 Wii버젼의 디버깅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알렸던 때에요. 나는 행여나 모두들 "하지만 우리는 게임큐브 버젼의 미세조정을 거의 끝마쳤다구요!"라고 반발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얼마 안되서 모두들 Wii버젼에 적응하더니만 곧이어선 게임큐브 버젼으로 돌아가기가 어렵게 되었죠! (웃음)
이와타: 다른 개발자들과 나눴던 인터뷰에서, 대체적인 느낌으로는 그들은 두가지 버젼 모두에 자신있어 하더군요.
아오누마: 듣기 좋은 말이군요! (웃음) 많은 스탭들은 게임큐브 버젼에 정말 열중했습니다. 하지만 영상비율 차이 때문에 플레이어의 시야는 Wii버젼이 큐브버젼보다 더 넓습니다. 그 때문에 많은 스탭들이 Wii버젼이 플레이하기 보다 쉽다고 느꼈죠. 결론적으로는 제 생각에는 두 작품 모두 다 훌륭하게 만들어졌습니다.
미야모토: 게임큐브 버젼은 위 버젼과 비교해서 좌우가 역전되어 있다는 것도 게임의 재미를 한층 더해줍니다.
이와타: 알겠습니다. 다음으로, 그래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군요. 황혼의 공주의 그래픽 스타일은 예전보다 훨씬 더 리얼합니다만, 여러분들의 목표는 그래픽을 '사진처럼 리얼하게' 만드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죠? 아오누마씨, 당신은 원래 디자인을 전공했던 분이니만큼, 어떻게 최종 단계의 디자인까지 오게됐는지 듣고 싶군요.
아오누마: 이번 젤다는 예전보다 훨씬 리얼한 스타일의 그래픽이 될거라는걸 처음 알았을 때, 저의 최초의 걱정은 따로 손봐야 할 일들이 엄청 많아지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의 리얼한 신체비율을 가진 링크가 게임에서 점프를 하는 모습은 현실에서 어떤 사람이 점프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만일 그걸 정말 현실과 근접하게 만든다면 게임이 재미가 없어질겁니다. 그래서, 비록 완벽하게 '리얼'하지는 않은 부분들이 있을지언정, 제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링크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게임을 극현실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었습니다. 미야모토씨의 발언을 인용하자면,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캐릭터의 디자인과 움직임이 부자연스럽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리얼리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만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않고 말이에요. 물론 모든 것을 이렇게 할 필요는 없겠죠. 필요한 부분에만 적절하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가려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미야모토: 다른 말로 하자면, 그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재창조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연극 무대를 쌓아올리는 것과 비슷한 거에요. 만일 스탭들한테 연극무대를 만들어야 된다고 말해주지 않으면, 그들은 하나의 세상 그 자체를 만들려고 들겁니다. 연극무대를 적절히 쌓아올리는데는 어떤 기술이 있고, 그거야 말로 내가 가장 공들여 설명하는 부분이지요.
이와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는지요?
미야모토: 음, 예를 들자면, 수많은 작은 돌들이 있는 장면을 떠올려보십쇼. 한편으로는, 플레이어가 그 돌 하나하나를 다 옮길 수 있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움직일 수 없는 돌도 있다'는 전제를 성공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플레이어는 이 룰을 받아들일겁니다. 돌을 하나하나 다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움직일 수 있는 돌을 리얼하게 움직이도록 확실히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내가 이번 젤다 프로젝트에 처음 참가했을 때만 해도, 게임의 세계를 구성해나감에 있어서 언제, 어디서 이런 일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스텝들 사이에서 잘 잡혀있지 않았고, 세부사항들을 반복해서 스탭들에게 주입시켜야만 했습니다.
이와타: 그런 문제들은 이 프로젝트의 어마어마한 규모와는 관련이 없는건가요?
미야모토: 관련이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게임개발은 그래픽, 움직임, 아이템 배치 등과 같이 각각의 업무를 따로따로 나눠서 작업하는 사람들로 예전보다 훨씬 분업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 내 환경에서 리얼한 움직임을 만들 때 그런 모든 것들은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픽이 어떤 식으로 그려졌는지, 프로그램이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심지어 오브젝트들이 어디에 놓였는지, 더 나아가 디자인조차도 이것에 영향을 미칩니다. 만일 이 중 어느 하나가 게임의 세상에서 잘못 놓이게 되면, 그것은 다른 부분들과의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를 상실합니다. 내가 이런 문제점들 중 어느 하나를 찾아내서 그 원인의 소재를 규명하고자 할 때면, 사람들은 다른 옆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쁘고 그러다보면 빙빙 돌게 됩니다! (웃음) 그렇게 되면 내가 예전에 말했던 것 처럼, 나는 화를 벌컥 냅니다. "누가 여기다 이 돌을 놓은거야!?" 분명히 누군가 거기에 돌을 놓은 사람이 있겠죠! 내가 범인 추적을 할 땐, 그것은 언제나 디렉터에게로 귀책됩니다.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가 안 그랬다면, 그렇다면 디렉터일 수 밖에 없겠군! 이 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사람 말이야!" 이런 일은 꽤 많이 벌어집니다.
아오누마: 하지만 때로는 정말 아무런 이유도 없이 돌이 어딘가에 놓여있는 경우도 있다구요!
미야모토: 그런걸 발견하면 나는 언제나 묻곤 하죠. "이게 왜 이런데 있는거야?"
이와타: 그러면 대답은 보통 이렇죠. "왠지 그러고 싶었어요." (웃음)
아오누마: 맞아요! 혹은 "앗 저기다가 놨다고 생각했는데..." 라고 하죠. (웃음)
미야모토: 혹시 누가 이렇게까지 말해준다면 더 기쁘겠군요. "보기 좋은데, 안 그래요?" (웃음)
이와타: 왠지 그러고 싶더라니.
미야모토: 모두 하루종일 다른 문제들로 너무 바쁘다보니 돌 같은 것들에 많은 생각을 할 시간이 거의 없죠. 그 돌들은 그대로 그냥 같은 자리에 놓인 채로 있어요.
이와타: 알겠습니다. 이제, 게임 그래픽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죠. 우리가 링크의 모습을 바라볼 때, 우리는 그저 단순히 CG모델이나 혹은 만화캐릭터를 보고 있는게 아닙니다. 우리는 움직임이 리얼하게 느껴지고 정말 독특한 균형감각을 가진, 완전히 발달된 한명의 캐릭터를 보고 있는거죠. 개인적으로 전 이런 스타일이 정말 독특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아오누마씨는 이런 스타일을 현실화한 장본인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오누마: 하지만 그건 그냥 생김새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융합되어 링크를 특별하게 만드는 진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스탭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어느정도 불일치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좀 나이든 지휘스태프들이 개입해야 하는 지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까지 얘기했듯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들을 결정하고 그런 요소들의 느낌을 유지시키는데 초점을 맞춰서 게임의 일관성을 유지해나갑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의 경우에는, 어마어마한 업무분량 때문에 이런 일들이 특히 더 어려운 것이 되었죠. 하지만 특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어낸 빛의 배치와 손에 잡힐 듯한 분위기 덕분에 전체적인 게임세계의 모습은 정말 멋지게 어우러졌습니다. 이 모든 요소들의 융합의 결과물이 유난히 멋지게 살아 숨쉬는 링크입니다. 이 게임의 분위기는 여러모로 시간의 오카리나의 느낌을 물씬 떠올리게 합니다. 그 작품의 분위기는 정말 그 자신만의 품격이 살아 있었고, 이 점은 젤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동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스탭들은 그 작품을 그들의 여러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고, 오카리나를 기반으로 삼아서 그 특유의 분위기를 새로운 형태로 소생시킬 수 있다고 믿었죠.
이와타: 확실히 오카리나의 그런 느낌이 느껴지더군요. 미야모토씨는 새로운 링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미야모토: 새로운 링크는 정말 환상적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앞으로 이만큼 멋진 작품을 다시 만들어내는건 쉬운 일이 아닐거에요. 닌텐도의 깐깐한 기준으로 놓고 보더라도, 이 작품은 틀림없이 일류입니다.
이와타: 와우! (웃음)
미야모토: 정말이지, 내 생각에 이 작품은 우리 닌텐도 사원이라면 정말 자랑스럽게 여겨야 되는 작품이에요. 젊은 스탭 중 한명인 니시모리씨는 연륜있는 프로그래머와 밀접하게 함께 작업했어요. 아오누마씨와 나는 구상 단계에서부터 그와 모든 걸 상의했고, 모든 걸 진이 다 빠질 만큼 꼼꼼히 체크했어요. 가장 좋은 프로그래밍 방법에 대해 1/1000초 단위까지 얘기하곤 했으니까요.
이와타: 그렇다면 미야모토씨는 링크에 대해서는 불만이 전혀 없다는 뜻인가요?
미야모토: 전혀 없어요. 하지만 동물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아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했을 정도에요. "너 지금 저걸 동물이라고 만들어논거냐?" (웃음) "저게 말처럼 보여? 가서 진짜 말이 어떻게 생겼는지 좀 보고와!"
이와타: 그래요, 전에 했던 인터뷰에서도 그 얘기가 나온 적이 있었죠. (웃음)
미야모토: 아, 그들이 이 에피소드를 얘기했나요? (웃음) 어쨌든 다시 링크 얘기로 돌아가서, 정말이지 하나의 플레이어 캐릭터로서 링크의 움직임의 퀄리티는 비할 바 없이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거의 마무리 단계였는데도, 내가 뭔가를 지적해서 "완벽하지 않은건 수치스러운 것이니 반드시 고쳐야만 한다"라고 말했을 때, 스탭들 모두 기꺼운 마음으로 일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했죠. 나는 미안한 마음에 약간 머뭇거리며 말했어요. "최소한 이건 고치자", 하지만 스탭들은 이렇게 대답했죠. "이왕 고쳐야 한다면 확실히 고칩시다!"
아오누마: 그게 머뭇거린거였다구요? (웃음)
일동: (큰 웃음)
이와타: 또, 이번 링크는 멋지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아오누마: 물론 링크는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캐릭터이지만, 그 자신의 고유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뭔가 헛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내 생각에 링크의 유니크한 면모는 미야모토씨가 링크가 염소를 집어던질 수 있도록 만들고나서부터 뚜렷해진 것 같아요! (웃음)
미야모토: 이 때야 말로 내 목소리를 내야 할 때였다구요.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감독고문 역할을 하고 있었고, 작품 계획쪽은 다른 사람들한테 위임했죠. 하지만 그 대신 나는 이렇게 말했죠. "저 염소 집어던질 수 있게 만들어줘!" (웃음)
이와타: 여러 의미에서 폭력이군요! (웃음)
아오누마: 글쎄, 그건 엄청 큰 염소였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링크는 인형같은 아이였는데, 그가 한번 염소를 집어 던지고 나자 우리는 링크를 달리 보게 됐어요. "이것도 할 수 있을거야.". "저것도 집어던질 수 있겠지." 그런 식으로 링크가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불어났어요.
미야모토: 염소를 집어던지고, 중간보스를 집어던지고...
아오누마: 그런 것까지 다 말씀하시면 어떡합니까! (웃음)
미야모토: 음 그렇군... 쩝 (웃음)
이와타: 어떤 경우에든 이번 링크는 굉장히 반응이 빠른 느낌이더군요.
아오누마: 맞아요. 그런데 나는 아직도 추가하고 싶은 것들이 무궁무진하다구요! 하지만 내가 이 말을 하면 이와타씨는 아마 이렇게 말하겠죠. "뭣이?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단 말이냐!" (웃음)
이와타: 그럴 겁니다! (웃음)
아오누마: 하지만 정말 그렇더라도, 솔직히 나는 더 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요.
미야모토: 이 정도면 충분해요. 하지만 이만큼 했는데도 뭔가 더 하고 싶은 내 욕심을 다 채우진 못하는군요. 조금만 더 바꿀 수 있다면... 아주 조금만! (웃음)
이와타: 바로 그런 마인드가 젤다를 만드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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