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박360으로 '바이오쇼크' (역대 TOP10 GOTY)를 처음 플레이하고 말그대로 '쇼크'를 먹고,
이 게임의 전작이 '시스템 쇼크2' 라는걸 알고나선 안해볼 수 없었습니다.
시스템쇼크(SS) 2 역시 엄청났는데, 그 재미를 떠나 바이오쇼크의 핵심적인 시스템들이 이미 여기서 구축이 다 되었다는게 놀라웠죠.
SS와의 비교를 통해 프레이의 소감을 적어보았습니다.
게임플레이 >
정말 많은 부분이 SS와 흡사합니다.
- 렌치가 기본무기라는 것
- 괴생명체의 능력을 얻어 Psi 로 사용한다는 점 (심지어 회복 아이템 Psi Hypo의 이름도 같음)
- 해킹에 스킬포인트를 투자해 잠긴 문을 열거나, 터렛을 내 편으로 만드는 점
- 스토리 내레이션을 맡는 역할의 존재 (프레이의 1월/알렉스 = SS의 쇼단 = 바숔의 아틀라스)
- 게임의 배경 스토리를 오디오 로그를 통해 (게임 진행에 방해 없이) 알게되는 방식 등등
특히, 모건의 첫 임무가 자기 오피스의 Looking Glass 디스플레이를 복원시켜 녹화된 브리핑을 보는건데,
이 Looking Glass가 SS 개발팀의 이름이라는 것도 재밌습니다.
뭔가 리스펙을 담아 오마쥬 하는 느낌 이랄까요?
하지만 프레이는 단순 SS를 벤치마킹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아주 깔끔하게 다듬어 놓았습니다.
SS는 RPG요소가 강해, 스킬트리가 굉장히 세분화 되어있습니다.
예로, 무기 대미지를 올리는 스킬도 총기류(권총/샷건/레이저 등)로 나뉘고, 무기의 내구도를 수리하는 것에도 스킬이 필요합니다.
내가 얻을 수 있는 스킬포인트는 한정되 있으므로, 이것저것 막 찍다보면 똥캐되는건 한순간이죠.
외계인 무기 빌드로 갔건만, 원하는 무기를 얻지 못하면? 렌치들고 아주...아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합니다.
반면 프레이에선 '재활용'이란 용이한 시스템으로 내게 불필요한 것을 소모해서 -> 내가 필요한 것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게임플레이가
매끄럽게 유지되는 게 좋았습니다.
실로 섭퀘를 통해 뉴로모드(Neuromod) 복제 갯수제한이 없어진 그때부터 완전 푹 빠져서 플레이 했던것 같네요.
스토리 >
메인 퀘스트의 목적이 간단명료해서 좋았습니다.
괴생명체 타이픈(Typhon)을 연구하던 중 사고로 풀려났고, 이로인해 연구센터 탈로스-1 은 괴멸상태가 되었다.
1) 도망치거나, 2) 탈로스-1을 폭파시키거나, 3) 타이픈을 몰살시켜라.
한가지 흠을 꼽자면 서브퀘스트인데,
순서가 뒤죽박죽이라 어느 퀘를 언제 어떻게 진행하는지가 뚜렷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겠네요.
예로, 초반에 추가된 섭퀘임에도 스토리진행 혹은 특정 스킬이 필수로 요구되기에, 극후반에서야 깰 수 있는 퀘틀이 있습니다.
이로인해 "뭐야 길이 막혔는데?" "아 이거 리페어3 스킬 필요하네?" "아 거기 또 가야돼?" 이런 경우가 잦게 되죠.
배경 >
에일리언 아웃브렉(outbreak)은 어찌보면 흔한 컨셉이긴 합니다. 무려 50년전(!) 영화인 '에일리언' 이후로 이미 수도없이 사용되어왔기 떄문에.
그럼에도
'외계인의 능력을 칩셋에 담아 뇌에 주입하면 놀라운 능력을 얻지만, 이를 제거하면 그동안의 기억도 소거되는 부작용이 있다'
라는 설정을 '복선'으로 아주 잘 사용했다는 점에서 개성있게 잘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적인 면에서도, '탈로스-1' 이란 한정된 장소를 벗어나 우주공간을 유영할수 있었던 점도 정말 재밌었습니다.
SS에서는 이 우주 정거장에서 나갈 수 없다는 답답함이 꽤나 큰 압박으로 작용하는데, 프레이에서는 중간 중간 이게 해소되서 좋았습니다.
'내가 정말 우주에 있구나' 란 생동감을 더해주는것도 좋은 보너스였구요. 멀미는 좀 났지만 ㅎ
총평 >
SS를 계승하는 게임이 있다는걸 알았더라면, 프레이를 접하는데 5년이나 걸리진 않았을 겁니다.
바이오쇼크 트릴로지 + 시스템쇼크2 를 수차례 플레이한 팬으로써,
프레이는 하나의 선물같은 게임이었습니다.
취향이 상당히 갈리는 게임이라 모두에게 추천할 게임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게인적으론 언젠가 분명 다시 플레이하게 될 것 같네요.
8.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