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지빠와 태지까는 항상 으르렁거리는 사이지만 몇가지 사실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로 서태지는 매 앨범마다 새로운 장르, 혁신적인 음악을 선보여야 한다고 보는 점이다. 빠들은
서태지의 음악이 기존 가요계에서 보기 힘든 뛰어난 수준을 가졌다고 보며,까들은 '음악계의 문익점'이라
고 부르며 새롭거나 뛰어난 것이 아니고, 표절의혹까지 주장한다.
중요한 것은 서태지가 실제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는가 아닌가 하는 이분법적 '진실'이 아니다.
서태지가 외국의 유행하는 최신 장르를 적절히 한국화하여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보인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의 창조성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표절의혹의 대부분이 곡의 분위기가 비슷하다
는 논리가 강하다. 그리고 그가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고 거짓말한 적도 없다. 단지 그가 데뷔
할 즈음에 한국에서 '유행하지 않던' ('없던'이 아니라) 음악 형태를 오버에서 대히트 시킨 것뿐이다.
따라서 서태지는 도전적인 음악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대중에게 인식된 것이다. 빠뿐만 아
니라 까들조차 이 점을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는 점은 그래서 흥미롭다. 이번 김돌률 앨범에 대해 그 누
가 '이전과 다르지도 않고 별로 신선하지도 않네'하며 까는 걸 본 적이 없다. (난 김동률의 전람회 적 팬이
다) 그런데 유독 서태지에게만 높은 허들을 요구하는 건 무리가 있지 않은가.
그리고 두번째 전제는 신비주의 전략이 부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빠의 입장은 신비주의는
애초에 언론이 자기들 말을 안듣는 서태지에게 붙인 낙인이며 신비주의가 아니라는 것이며, 까의 입장
은 '지가 뭔데 혼자 신비주의네, 특별대우인가' 라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서태지 본인이 의도했던 아니던 신비주의 전략을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데뷔초부터 쭈욱 이
어진 활동의 공백기를 갖는다는 점, 사생활 노출방지, 예능 프로그램 등 공중파 노출 최소화 등등...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위에 열거한 전략을 추구하는 연예인이 서태지만 있는 건 아니다. 대표적으
로 조용필이 있고, 그외에 잘 나가는 영화배우 중에도 자신의 분야에만 얼굴을 내미는 연예인이 상당하
다. 이런 얘기를 하면 까의 견해는 이럴 것이다. 서태지의 급이 저들과 같냐고... 그런데 나는 묻고 싶다.
신비주의 전략이 급 되면 사용해도 되고, 안 되면 사용할 수 없는 구분의 잣대가 될 수 있는지. 신비주의
든 공개주의든 그것은 연예인의 마음이다. 자신의 성향이나 마케팅 전략에 따라
자신의 공개 정도를 본인이 결정하겠다는 게 잘못이라고 보는 입장이 바로 잘못인 것이다.
이번의 서태지 행보는 과거에 비해 많이 열려있다. 이를 두고 예전만큼 인기가 안되니까 방향을 선회한
거라며 비아냥대는 까들의 입장은 마치 서태지가 돈 없이 살 수 있는 성인군자라도 되는 줄 아나보다.
난 그들의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그들의 비아냥에는 동조할 수 없다. 그리고 빠들은 원래부터 신비주의
가 아니었다고 하는데, 난 이 입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신비주의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가? 신비주의는 절대 선악의 개념으로 판단할 성질의 것이 아니며, 그것
은 연예인 본인이 짜장 먹을까, 짬뽕 먹을까 선택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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