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인 마리오 래비드 킹덤배틀은 개인적으로 마리오도 좋아하고 파엠이나 슈로대 등의 턴제/반턴제 SRPG류 게임도 좋아해서 제법 기대를 가지고 구매했었던 게임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클리어하고 난 후의 경험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기에 후속작인 반짝이는 희망이 나온다는 소식에도 좀 시큰둥 했었거든요.
발매한지 시간이 좀 지나고 클리어하신 유저 분들도 많으실테니 혹시 제가 전작에서 불만족스러웠던 부분이 반짝이는 희망에서는 조금 개선이 되었는지,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을지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전작을 플레이하고 느낀 점들은 이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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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 타 사(유비)에서 만들었다는게 조금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마리오 그래픽.
- 아군을 텀블링 삼아서 뛰어올라 멀리 높게 이동할 수 있다거나, 여러 적을 태클로 들이박고 다니면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점 등등 동 장르 대비 개성적인 시스템.
- 괜찮은 비중으로 섞여있는 퍼즐. 난이도가 살짝 아쉽긴 하지만 게임의 양념 요소로는 충분히 괜찮았음.
부정적
- 밸런스조절 미스.
1. 아군에 못지 않게 적들도 모두 지나치게 긴 이동능력과 사거리를 가지고 있어서 아예 맞지 않는 안전지대를 예상하는게 사실상 불가능.
엄폐물을 끼고 적과 대치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옆으로 빙 돌아와서 타격하는 경우가 당연하게 일어남.
아군과 적의 인원수나 전력이 동등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때리지만 맞지는 않는 이기적인 딜교가 성립해야 할거 같은 게임인데 적은 수가 많고 잡졸유닛을 아끼지 않으며 때릴 각만 나오면 과감하게 아군쪽으로 밀어넣어서 한두대 때리고 죽는 식의 전략을 사용함. 아군은 숫자가 적고 유닛 하나하나가 소중하기 때문에 같은 전략을 사용하기 어려우며, 튼튼한 아군을 밀어넣고 탱킹하면서 전선을 앞으로 당기고 맞은 아군을 나중에 회복해주겠다는 식의 전략도 먹히지 않음. 10칸 넘게 떨어져있던 적이 달려와서 탱커포지션 유닛 외에 다른 아군을 때려버림. 정말로 안 맞으려고 적의 이동거리+무기사거리를 고려해서 아군영웅들을 전부 뒤에 쭉 빼놓고 니가와를 하기엔 이동거리+사거리가 너무 길기 때문에 적 유닛과 거리를 엄청나게 벌려야 함. 그렇게 떨어져서 니가와를 하기엔 턴이 너무 많이 소모되고, 스테이지 클리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음.
2.
결국 죽지 않을 정도로 피격되는건 어쩔 수 없다는 마인드로 한턴에 한두대 맞는건 당연한거라 생각하고 그 이상의 집중공격만 받지 않도록 살살 신중히 진행하는데, 클리어 시점에는 아군 전체 체력이 너덜너덜해져 있는게 일반적.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면서, 아군 체력이 회복되고 최대체력도 늘어나는 옵션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걸 사용하면 게임이 아주아주 쉬워지고, 이걸 사용하지 않으면 게임이 끔찍해짐.
사용한다면 똑같은 전략으로 또 아군이 돌아가면서 슬쩍슬쩍 맞아주면서 '어차피 클리어하면 또 체력 다 차니까' 하는 마인드로 진행하면 되니 긴장감이 떨어짐. 반대로 클리어해도 체력회복이 없는 식으로 하려면 적어도 지난 스테이지 클리어 직전에 아군 체력을 많이 회복시켜 놓던가, 이번 스테이지 시작과 동시에 한두턴을 회복부터 하면서 전투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 짓을 하면 좋은 점수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게 불가능에 가까움.
3.
아군 영웅은 여덟, 캐릭터의 스킬트리를 타는데 사용하는 자원은 모두 공용이라 얼핏 생각하면 모든 아군을 상황에 따라 돌려쓸 수 있을 것처럼 설계되어 있지만, 무기를 교체하는 비용이 심각하게 부족함. 자기 맘에 드는 영웅만 골라서 좀 더 강한 새 무기 나올 때마다 쭉쭉 구매해주기에는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의 돈이 진행하면서 벌리지만, 주전급 영웅을 베스트3 가 아닌 5명 정도로 잡고 그 영웅들을 돌려쓰겠다고 생각하면 돈이 부족함. 특히나 위의 2번과 연관되는데, 스테이지를 좋은 성적으로 클리어하지 못하면 더더욱 돈이 부족하고 아주 적은 보상을 주는 지난 스테이지를 반복노가다 하는 식의 귀찮고 지루한 과정을 반복해야 돈을 벌 수 있음.
주전영웅 베스트 3 를 정해놓고 고정해서 얘들 무기만 교체해주면서 진행하면 돈이 부족하진 않은데, 이럴거면 다른 다섯명의 영웅은 왜 만들어놓은 건지 이해하기 어려움.
종합해보자면, 스테이지를 빠르게 클리어하지 못하면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없고, 좋은 결과를 받지 못하면 아군이 무기 구매가 원활하지 못해서 약하게 되고, 약하면 당연히 스테이지를 빠르게 클리어하는건 더 어려워지는 골치아픈 약순환에 빠짐.
그걸 해결할 방법이 짠돈 주는 노가다 또는 체력회복 옵션을 켜고 적당히 두들겨패고 두들겨맞으며 아주 쉬운 체감 난이도로 플레이하는 방법이라는 데에서 심각한 난이도의 괴리가 생김.
너무 답답하고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쪽으로 어렵거나, 아주 쉽거나.
중간이 없음.
- 너무나 동기부여가 안되는 퍼즐/시크릿 보상.
뭔가 맵에 숨겨져 있는거 같거나, 퍼즐을 완벽하게 풀어냈거나 했을 때에 상당수의 보상이 수집요소임.
이걸 만족스러워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수는 있겠으나, 어쨌거나 이 게임의 메인 요소는 전투이고 맵에서 이루어지는 퍼즐과 숨겨진 요소는 게임의 보조 역할.
그런 서브 컨텐츠들을 소화하면서 메인 컨텐츠의 진행을 도와줄 보상을 기대하는게 지극히 일반적인 사람의 심리라고 생각되는데, 그 기대감이 거의 충족되지 않음. 특히 위에 잔뜩 적어놓은 것처럼 메인 컨텐츠인 전투에서 결핍을 많이 느꼈기에 퍼즐의 보상이 더더욱 아쉬움.
- 역시나 동기부여가 안되는 뻔한 스토리라인.
사실 마리오 시리즈에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이게 정통 마리오 시리즈의 플랫포머도 아닌데 그 뻔한 클리셰 같은 것도 없는 일직선 돌직구 그 자체의 진행이라는건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웠음.
정통 마리오 시리즈는 '이 다음에 무슨 액션을 요구하는 신기한 스테이지가 펼쳐질까' 가 다음 스테이지로 향하게 하는 동기부여의 원천이라면, 이 게임은 액션게임이 아니라 메인컨텐츠인 전투방법에 큰 변주를 주기 어려우니 스토리로 '이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를 궁금하게 만드는 포인트들이 있어야했다고 생각함.
이게 없이 게임 중후반쯤에 들어가면 '아 이거 반전도 꿀잼포인트도 없이 이대로 보스 만나고 때려잡고 끝나겠구나' 하는게 느껴지니까 이걸 붙잡고 있는게 맞는건가 싶은 현타가 확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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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종합하자면, 전투 밸런스 / 선택의 다양성 / 스토리(동기부여) 측면에서 불만족을 느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전작을 못 해먹을 게임이라고 생각했던건 아닙니다. 아예 아니라고 생각했으면 의견을 물으러 이 게시판에 오지도 않았겠죠.
시리즈의 팬이라면 죄송합니다.
이런 식으로 장점보다 아쉬운 부분을 더 많이 늘어놓는 글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미안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저런 아쉬운 부분에서 개선이 있다면 충분히 후속작을 붙잡을 생각이 있기에 이미 이 게임을 먼저 플레이하신 분들께 물어보러 왔습니다.
어떤가요? 전작에서 저런 아쉬움들을 느낀 저도 이번 작품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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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best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파엠 인게이지의 발매를 눈앞에 두고 있어서 지금 사서 붙잡기엔 시간상 어려울거 같지만, 설명해주신 것처럼 제가 불만을 느꼈던 요소들이 상당히 해소되었다면 구매 해볼만 하겠네요. | 22.12.31 12:5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