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를 온라인 화하여 화재가 되었던 ’문명 온라인’의 1차 CBT가 많은 관심 속에서 지난 1일 최근 마무리 되었습니다. 테스트를 통해 MMORPG의 엔딩, 세션 초기화를 도입하는 등 실험적 행보가 굉장히 눈에 띄며 많은 게이머들이 기대를 하였습니다.
한 문명의 거대한 역사적 흐름 속에 스스로 참여하고, 직간접적으로 문명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끼치면서 세션이 종료될 때 문명별 순위와 개인적인 보상 등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1차 CBT 종료 후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는 “1차 CBT의 컨텐츠는 매우 간소화 되었으며 OBT 버전 볼륨의 10%도 되지 않을 것”(인터뷰 보러가기 : http://www.thisisgame.com/webzine/news/nboard/5/?n=55018) 라고 하여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습니다!
문명의 외교와 정치적 부분도 반영하고 또 문명 간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정치 부분에선 개발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하네요.
특정 ‘문명‘의 성장과 ’국가‘의 흥망성쇠를 가늠하는 것은 인구수의 힘, 군사력의 힘, 외교의 힘, 경제의 힘, 문화의 힘 등 많은 요소가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역시 ’지도자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의 뚜렷한 방향성은 국가가 부강해지는 계기가 되며 역사적으로 황제, 대왕을 칭하던 문명에서는 큰 한 획을 그을 정도로 족적을 남겼죠.
문명 온라인은 기본적으로 게이머들의 행동양식에 따라 문명의 발전과, 문명 간의 외교관계, 문명 내의 정치체계 등이 영향을 받는 게이머 중심의 게임이지만 역설적으로 개별화된 개인은 문명 자체의 영향력에 종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즉, 개개인의 행동은 결국 사회에 영향을 주고, 사회 역시 개개인의 판단에 영향을 준다는 것인데요.
개인의 몰개성화와 다수 집단의 획일화된 방향성은 문명 온라인과 같은 다수의 게이머들이 문명이란 커다란 사회집단을 형성한다면 더욱 경계해야 될 현상일 것입니다.
방향성 있는 리더십
실제로 여러 게임들 중에 특정 리더와 지도자를 옹립하여 국가와 집단에 영향력을 주는 시스템이 있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1-신의 선택에 따라 신성력과 사용 가능 유닛이 갈리는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주신과 그 하위 신들의 선택을 통해 나만의 독자적인 문명을 만들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주며 전략의 선택과 배제를 통해 다양성을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특정 신으로 편중될 수 있는 문제가 있을 것 입니다. 주신의 커다란 영향력 아래 시대별로 하위 신들을 선택한다는 것을 통해 나만의 신성왕국을 만들 수 있다는 재미가 있습니다.
2-자유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의 선택으로 특별한 보너스를 받는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 : 쓰론 앤 패트리어트’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의 확장팩으로 전투에서 주변 아군의 보너스를 주던 장군과 별개로 새로운 정부 체제 선택을 통해 독재자 혹은 의원, 정부의 대표인을 직접 조종함으로써 실제 전장에서 영향력을 주도록 합니다.
각 시대별로 정부의 자유주의 이념과 사회주의 이념의 선택을 통해 필요한 보너스를 현재 플레이 진행 상태에 따라 직접 골라 유용한 효과를 받을 수 있습니다.
3-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의 세부적 사항을 설정하는 ‘트로피코5’
본격 독재자 게임을 표방하는 ‘트로피코’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기존의 선거 유무에 따른 지배 체제와 연임의 모양새 뿐 아니라 헌법을 통해 국가의 세세한 점들을 직접 통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투표권부터 군역과 고용, 퇴직까지 다양한 부분을 설정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독재자는 후계자를 낳음으로써 독재 세습의 부분도 표현하고 있으며, 각 독재자 가문 구성원의 능력치를 다르게 하여 내세우는 독재자를 그 상황과 효과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바꿀수 있게 되었네요.
4-게이머가 뽑고, 게이머가 되고, 게이머가 설정하는 ‘군주 온라인’
마을을 경영하는 ‘거상‘에서 더 나아가 게이머들의 정치체계와 지자체(?)를 구현하고자 했던 군주 온라인입니다. 군주와 6조 판서들은 허울만 있는 직책이 아닌 실질적인 세율과 포교권, 전쟁 설정 등이 가능했으며 선출과 선거 유세 역시 실제로 행해 졌었습니다.
군주의 임기 역시 존재하며 군주에 투표하기 위한 투표권도 게이머들에게 존재하였습니다.
5-약육강식, 강자지존의 ‘리니지1, 리니지2’
게이머가 커다란 집단을 형성하여 그 이익집단 간 충돌을 보여주는 가장 알려진 예가 뭘까요?
역시 리니지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성’을 차지한다. 다수의 권익을 수호한다, 억압되는 소수, 물론 시스템적으로 보장되어 있긴 하지만 위 사례들과는 달리 순전히 게이머들의 성향에 따라 게임의 흐름이 진행된다는 것은 커다란 사회적 상호작용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독재에 반발하여 연합하고 끝끝내 승리하지만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던 바츠해방전쟁이 유명하죠.
6-샌드박스형 약육강식 MMORPG ‘쉐도우베인’
개개인의 이익집단인 ‘길드’ 그 길드와 길드간의 충돌, 개인의 불편함과 불안함은 길드와 집단의 필요성을 깨우치게 되고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은 길드 단위로 흘러가게 된 게임이 쉐도우베인입니다.
사실상 최소한의 게임 필드 외의 모든 것이 게이머들의 영향에 따라 달라지며, 모든 필드가 PK가 가능한 이 게임은 게이머들로 하여금 양육강식의 풍파 속에 허물어져가거나 길드라는 울타리 안에서 직접 마을을 만들고, 상점을 만들며, NPC를 고용하거나 성을 지으면서 플레이하며 길드와 길드간의 대립, 길드와 길드간의 연합, 나아가 국가의 형성이라는 커다란 크로니클을 제공하게 됩니다.
이렇듯 게이머들의 카리스마, 혹은 게이머들이 직접 선택하는 리더십의 방향성으로 인해 게임에 영향을 주는 여러 게임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위 사례 뿐 아니라 더 많은 게임, 이를테면 EVE 온라인이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같은 게임들이 있지만 간결하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문명 온라인이 나아가야 할 정치는 무엇일까요?
송재경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처음엔 NPC, 그 이후엔 별도의 방법을 통해” 라고 언급하면서 게이머가 리더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게임에서의 국가 단위 정치와 이념이라는 것은 한편으론 내부의 적과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트로피코5 같은 독재자의 입장에서 하는 게임에 경우엔 반정부주의자와 군사쿠테타를 항상 경계해야하죠. 이런 점 역시 문명 온라인에서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짧으면 짧다고 볼 수 있는 1주일의 세션기간동안 정치집단의 형성과 정치적 대립, 이념의 차이 등을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가 되는 바입니다.
위와 같은 얘기를 통하여 제안하고자 하는 바는 ‘지배자’의 ‘옹립’을 통해 ‘문명’의 ‘방향성’을 ‘강화’ 시키는 것입니다.
가령 기존의 문명 온라인이 1명의 문명 대표자를 갖고 있다면 2명 이상의 복수의 문명 대표자를 각 문명 별로 추가하여서 게이머들의 지지나 행동 방식에 따라 ‘지지율’이 상승하거나 ‘직접적인 지지 행위’를 통해 게이머들 스스로 지배자를 ‘옹립’ 시키는 것이 가능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예를 들면 건설과 생산, 채집에 활동하는 인구가 많은 경우 그 행동을 통하여 채집과 생산에 특화된 보너스를 국가에 부여하는 지도자의 지지율을 상승시키고, 특정 기간에 이루어지는 지배자 옹립 기간에 이 지지율을 기반으로 문명의 리더가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문명의 리더는 전투와 전쟁에 대한 특화, 생산과 채집에 대한 특화처럼 각각 특화된 분야가 다르며 지지율 상승을 위한 행동 역시 다를 것입니다.
이를 통한 영향으로는 문명의 특색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건설에 특화된 문명을 위해 건설 위주의 행동을 통하여 지배자를 옹립시키고 건설 보너스를 받는 것처럼요.
또한 게이머는 스스로의 행동이 지지하는 지배자의 지지율로 이어지게 되니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 하게 될 수 있으며, 지배자를 옹립시킨 그룹에 경우엔 보다 더 애착을 갖고 문명을 움직이는데 적극적으로 돕게 될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다수의 행동을 통해 소수가 억압되는 형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 역시 민주주의의 피할 수 없는 그림자로 소수 집단의 억압이 아닌, 소수 집단의 지지 행위로 인해 스스로의 의견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즉, 지도자를 세분화시키기 보단 주전파, 주화파의 큰 들을 방향성으로 하는 지배자를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명 온라인은 특별한 게임입니다. 또한 지금도 특별해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특별해질 게임 입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더 클 수밖에 없는데요. 이번에 마친 1차 CBT에 대한 인상은 ‘기대 이상’ 이라는 것입니다.
[역시나 전투는..]
역시 ‘기대 이하’ 라거나 ‘예상대로’ 나온 부분도 없잖아 있습니다만 그만큼 개선될 여지가 많고 앞으로도 적극적 피드백을 통해 더욱 특별해질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다음 문명온라인 2차 CBT 역시 ‘기대’ 해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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