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을 보고 소감 남깁니다. 스토리 누설은 없습니다.
나름대로 꽤 재미나게 했습니다.
어쩌다보니 테일즈 오브 제스티리아 클리어 후에야 봉인했던 이 게임의 엔딩을 봤네요.
5장에서 좀 지루한 감이 있었던지 한동안 안 하다가 기세를 몰아서 엔딩을 봤습니다.
이벤트를 보면서 낯간지러운 장면이 많더군요. 착한 주인공 일행을 보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네요.
각 캐릭터의 관계나 대화가 꼼꼼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그런 부분은 꽤 즐겼네요.
다만 서브 이벤트가 반복성이라 좀 지겨운 게 사실이고 서브 퀘스트도 재료 모으는 노가다가
후반엔 귀찮습니다. 스킬 특성 맞추려면 필드를 자주 지나다녀야 합니다.
그나마 황룡 변신과 레벨만 적절히 올려주면 엔딩까지 보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가끔 특정 적들이 황당하게 세거나 상태 이상에 단체로 걸려서 순식간에 게임 오버가 되긴 했지만
그런 것도 긴장감의 한 요소라고 생각하면 나쁘진 않네요. 세이브 포인트의 배치도 마찬가지고요.
전투는 심플한 액션으로 직접 맞춘 포스 기술과 연계해서 상황에 맞춰 쓰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것도 중후반 가면 쓰는 것만 계속 반복하긴 하지만 적 약점 맞춤과 브레이크 노리기가 쏠쏠합니다.
아이템을 잘 활용하면 어려운 전투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더군요.
지겨워질 만하면 다른 캐릭터로 바꿔서 할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스토리는 그냥 무난한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대화가 연극 어조 같아서 늘어지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일반적인 대화 상황이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연기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일부러 성우가 캐릭터 목소리를 느긋하게 또박또박 말하는 듯한 인상을 자주 받았습니다.
캐릭터 모델링은 의외로 꽤 잘된 편인데 토니의 전체적인 일러스트 분위기는 잘 살렸습니다.
다만 역시 2D의 그 느낌을 그대로 옮겨오진 못했고 3D 특유의 그라데이션 색조가 돋보입니다.
이건 플스3의 하드웨어 한계를 고려하면 그래도 잘 만든 편 같네요.
모델링을 열심히 한 덕분인지 같은 캐릭터와 여러 번 전투하는 반복성이 제법 있더군요.
드래곤들도 모델링이 꽤 잘되었다고 봅니다. 특히 표면의 단단한 느낌이 인상적.
음악은 Elements Garden이 맡아서 듣기 좋습니다. 노래도 한 번쯤 귀 기울일 가치는 충분하고
전투에서도 자주 BAND를 쓰기 때문에 귀에 익숙해졌네요. 캐릭터 음성의 음질을 조금만 더 올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스토리 진행 중 캐릭터끼리 대화하는 장면을 보면서 몰입이 잘 안 될 때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건 제 게임 감성이 변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단순한 스토리라도 감정이입해서
엔딩까지 주욱 이어갔는데 요즘은 그게 잘 안 되네요. 성격이 착한 아군 캐릭터들은 보기는 편한데
개인적으로 바라는 드라마틱한 전개하고는 거리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들 서로 챙겨주고 솔직해서(약간의 츤츤은 있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스토리를 바라는 사람에겐 좋을 것 같네요.
적 진영도 진짜 악당이다 싶은 캐릭터는 한 명 정도고 나머진 뭐 이런 이야기에 흔히 등장할 법한 캐릭터입니다.
뒤돌아보면 많은 대화 이벤트를 보면서 피식 웃은 부분도 있고 약간 마음이 따스해지는 그런 이야기도 있었네요.
워낙 다양한 게임의 막장 스토리나 자극적인 전개를 많이 봐서 그런지 인상에 덜 남는 게 아쉽긴 합니다.
어쩌면 아군이 막 배신하고 누가 죽고 어둡고 음울한 과거에 엉망진창이 되는 그런 스토리보다는
이런 게 바람직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 왠지 제가 그만큼 자극적인 얘기에 물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순수한 마음의 게이머에게는 충분히 좋은 스토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약간의 반전 요소도 있고 엔딩 직전에 보여주는 마지막 보스 격파 장면은 소소한 감동도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마을 배경이나 건물 내부 디자인이 꼼꼼하게 잘 되어 있는 게 기억 나네요.
반복해서 쓰이는 곳이라 신경을 쓴 모양인데 이벤트 중에 나오는 배경이 괜찮아서 캐릭터의 존재감도 살아나더군요.
캐릭터 모델링도 마찬가지지만 퀄리티를 낮춰서 양산하기보다는 시간을 들여서 만들고
대신 여러 번 활용하자는 쪽으로 만든 게임 같습니다. 괜히 여러 캐릭터가 난립해서 기억하기도 힘들고
복잡한 이야기가 되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네요. 반복적인 보스전은 아쉬운 감이 있긴 하지만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캐릭터는 키리카와 마리온입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아니지만 여관집 딸내미인 프리무라도 귀엽더군요.
라플이랑 투닥거리는 모습에 괜히 미소가 지어졌네요.
키리카는 일편단심 태도와 다소곳함, 약간의 부끄럼쟁이+츤데레 성격과 노래가 끌렸네요.
마리온은 처음엔 무뚝뚝하다가 점차 감정을 갖추면서도 천진난만한 모습이 훈훈하더군요.
후반엔 감정을 강하게 실어 말하는 모습도 나오고 사와시로 미유키 성우의 연기력이 느껴집니다.
명작까진 아니지만 플스3 황혼기에 괜찮게 나온 JRPG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제작사 세가가 많이 힘든 것 같던데 다음 샤이닝 시리즈가 나올지 모르겠네요.
엔딩 후 재료 모으기가 아니면 즐길거리가 부족한 것과 본편에 있었으면 좋았을 유료 DLC가 아쉽습니다.
쓰다보니 꽤 길어졌는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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