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캐릭터는 거들 뿐, 남다른 전략성의 ‘에테리아: 리스타트’
‘소녀전선’을 필두로 다양한 서브컬처 라인업을 구축해온 XD.Inc가 야심 찬 신작 한 편을 준비 중이다. 이른바 히어로 컬렉션 턴제 RPG를 표방하는 ‘에테리아: 리스타트(伊瑟·重启日)’가 그 주인공. 이미 지난 6월 5일 글로벌 서버가 문을 연 가운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서버도 멀지 않은 시점에 본격적으로 가동할 전망이다.
‘에테리아: 리스타트’는 전세계를 뒤덮은 한파와 미지의 바이러스 재앙, 그리고 그 피난처로 마련된 가상세계 에테리아를 무대로 한 SF 서사에 기반한다. 뭇 유저는 초자연 기관 하이퍼링커 소속으로서 폭주하는 괴이 애미너스를 저지하고 사그라지는 인류 문명의 불씨를 되살려야 한다. 이 여정에 저마다 개성 강한 수많은 캐릭터가 합류함은 물론이다.
XD.Inc 신작, 히어로 컬렉션 턴제 RPG '에테리아: 리스타트'
XD.Inc에게 있어 최중요 시장인 아시아보다 글로벌 서버를 먼저 연 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 ‘에테리아: 리스타트’가 내심 노리는 자리가 ‘세븐나이츠’, ‘서머너즈 워’, ‘레이드: 섀도 레전드’의 것이기 때문. 즉 ‘붕괴: 스타레일’과 정면 승부를 기대하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에테리아: 리스타트’는 스스로 서브컬처 게임이라 여기지 않는다는 게 XD.Inc측 설명이다.
물론 여러 실력파 아티스트가 그려낸 유려한 캐릭터와 리얼타임 렌더링에 기반한 고품질 그래픽은 서브컬처 팬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다만 스토리 중심의 전개나 캐릭터와 교감보다는 ▲전략적인 턴제 전투 ▲무한에 가까운 조합 ▲실시간 아레나 등 풍성한 PvP 콘텐츠에 방점이 찍혔다. 실제로 벌써 해외서 e스포츠 대회를 시범 운영 중이다.
미지의 바이러스 재앙을 피해 도달한 가상세계가 배경인 SF물
매력적인 캐릭터들 덕분에 서브컬처 팬덤의 큰 기대를 받고 있으나
'서머너즈 워', '레이드: 섀도 레전드'처럼 전략성을 더 강조하는 중
여러 PvP 모드가 존재하며 e스포츠 대회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 및 운영 방향이 서브컬처 팬덤을 완전히 저버리겠다는 뜻은 아니다. 서브컬처 팬덤도 전략적인 게임을 선호하는 부류가 얼마든지 있고 ‘서머너즈 워’, ‘레이드: 섀도 레전드’ 유저들 역시 이왕지사 다홍치마라고 멋지고 예쁜 캐릭터가 좋을 테니까. 결국 XD.Inc로선 양쪽 모두에게 선택 받는 것이 최상, 모두에게 외면 받으면 최악일 터다.
부러 필자를 위해 친숙한 예시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국은 ‘에테리아: 리스타트’가 겨냥했다는 ‘세븐나이츠’, ‘서머너즈 워’ 등의 본진이다. 포화된 시장에 쉽지 않겠으나 받아들여졌을 때 반향 역시 여느 나라와 비교되지 않을 것이다. 그 포부를 XD.In 상하이 본사서 만난 잭 조우(Jack zhou) 게임 디렉터에게 직접 들어봤다.
'에테리아: 리스타트'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디렉터, 잭 조우(Jack zhou)
● 부제가 리론칭 타이틀이라는 괜한 오해를 살법하다
: 게임 설정과 연관이 깊은 제목이다. 미증유의 바이러스 재앙 때문에 사람들이 가상세계로 정신을 이전시켰고, 거기서부터 다시금 인류 문명을 재건하는 싸움이 시작된다. 그래서 부제가 ‘리스타트(Restart)’다.
● 2년 전 탭탭 쇼케이스 발표로부터 꽤나 시간이 흘렀다
: 세계 각지에서 네 번 정도 유저 테스트를 거쳤다. 그때마다 물론 긍정적인 반응도 얻었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이 보이더라. 가령 ‘에테리아: 리스타트’는 전략성이 생명인데 캐릭터가 너무 적으면 다양한 조합이 나오려야 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30명 가량으로 준비 중이던 론칭 스펙을 두 배로 늘리고 크고 작은 마감도 여럿 개선했다.
● 포화된 서브컬처 장르 시장에서 ‘에테리아’가 내세운 차별화는
: 예를 들어 ‘붕괴: 스타레일’은 가장 큰 셀링 포인트가 스토리다. 메인 스토리와 거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거다. 반면 ‘에테리아: 리스타트’는 PvE와 PvP 모두 턴제 전투 그 자체에 집중했다. 다양한 PvE 콘텐츠가 존재하고 어떤 조합을 꾸려 어떻게 저 보스를 공략할까, 골몰하고 파고드는 전략의 재미를 주고 싶다. PvP 역시 단순 일대일부터 토너먼트까지 여러 모드가 있고 그걸 위한 길드 시스템도 탄탄하다. 마침 현재 글로벌 1위가 한국 길드다. ‘KOR’이라 적혀 있더라.
● 그렇다면 ‘서머너즈 워’, ‘레이드: 섀도 레전드’ 등과 경쟁은 어떤가
: 그 대다수가 7년에서 10년 이상 서비스된 오래된 게임이다. 따라서 일단 비주얼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BM 역시 뽑기 80회 확정 획득, 처럼 남들보다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운영하려 한다. 또한 캐릭터뿐 아니라 다채로운 장비 옵션을 통해 전략의 깊이를 더했다. 끝으로 세분화된 PvP 룰 및 모드를 기반으로 e스포츠화에 적극 투자할 것이다.
● 계속 전략성, 경쟁만 강조하면 라이트 유저로선 부담스러울 텐데
: 어디까지나 자유로운 캐릭터 조합과 거기서 발현되는 상승 효과가 본론이다. 우리 역시 ‘에테리아: 리스타트’가 하드코어 게임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PvP가 부담스럽다면 무과금으로 즐길 수 있는 PvE 콘텐츠 역시 풍성히 마련되어 있다.
● 올해 초 테스트 빌드의 경우, PvE를 소탕 없이 직접 진행해야 했다
: ‘에테리아: 리스타트’ PvE 콘텐츠는 3분 내 클리어 시 ★, 2분 내 클리어 시 ★★, 1분 내 클리어 시 ★★★와 함께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식이다. 따라서 비록 자동 전투라도 어떻게 돌아가나 지켜보며 자신의 조합과 전략을 수정, 최적화하길 바랐다.
● 턴제 게임임에도 턴이 아닌 시간을 평가 기준으로 삼은 까닭은
: 완전히 경직된 턴제가 아니라 캐릭터 능력치에 따라 차례가 결정되는 식이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 연속으로 행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내가 뛰어난 전략으로 연속 행동을 이끌어낸다면 속전속결로 끝날 테고, 역으로 상대의 연속 행동을 허용할 시 그 턴은 더 늘어진다. 거기다 보스에 따라 특별한 기믹 및 파훼 메커니즘을 지니기도 해 턴보다 시간이 좋은 기준이라 봤다.
● 캐릭터 밸런스 기조와 업데이트 주기는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
: 약 3주마다 SSR 하나와 연계되는 SR 하나, 이렇게 캐릭터 둘씩 업데이트해 1년 내로 100명을 넘길 것이다. 여기서 누구는 특정 PvP 모드에 유리하고, 또 누구는 특정 PvE 콘텐츠서 활약하게끔 저마다 나름의 장점을 부여하려 한다. 특히 무, 소과금 유저가 많이 사용하게 될 SR 캐릭터의 경우 모든 콘텐츠를 충분히 소화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어떤 콘텐츠에선 SSR보다 더 유용할 정도다.
● 3주마다 픽업 상품이 나오는 셈인데, 과금 부담이 커지지 않을까
: 그렇기에 앞서 말했듯 천장(일정 횟수 이상 뽑았을 때 확정 획득)을 낮게 잡았다. 또한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가능한 많은 재화를 지원하려 한다. 현재 글로벌 서버 Lv50 계정이라면 뽑기권을 400~500장 가량 가져갈 수 있다. 덕분에 실제로 무과금 유저가 EWS(Etheria World Summit, 공식 e스포츠 대회) 8강에 오르기도 했다.
● 하반기 아시아 서버가 열리면 e스포츠 대회는 어떻게 운영할지
: 먼저 한국, 대만, 일본 등 각 지역마다 경기를 치르고 거기서 올라온 최상위 유저들이 중국서 모여 파이널 라운드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e스포츠로 유명한 나라인 만큼 선수 섭외 및 홍보에 더욱 힘을 쏟겠다.
● 지난 테스트서 한국어를 지원했지만 뜻만 겨우 통할 정도였다
: 올해 초 테스트는 한국만을 위한 빌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시아 서버 론칭에 앞서 추가로 CBT를 준비 중인 거기서 현지화 완성도를 확인해달라. 문제가 없도록 두 번, 세 번 신경을 쓰고 있으니 정말 걱정할 필요 없다.
● 끝으로 ‘에테리아’를 기대하는 한국 팬들에게 전할 인사를
: “지난 수차례 테스트는 물론, 현재 운영 중인 글로벌 서버에서도 한국 유저분들이 깊은 피드백을 보내주고 계십니다. 상위 길드와 랭커 중에서도 한국의 존재감이 상당히 크고요. 그래서인지 따로 홍보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도 사전 예약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만큼 ‘에테리아: 리스타트’가 완벽한 상태로 한국에 서비스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