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마블스 아이언맨 VR, 멀미 걱정 없는 비행 액션
“I am IRON MAN!!” 마블 스튜디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본지 반 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아이언맨의 인상은 짙게 남아있다. 한때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캐릭터가 어느덧 번화가만 나가면 스태츄가 서있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되었고, 슈퍼맨과 배트맨을 제치고 최고의 슈퍼히어로 대접받고 있다.
이제는 스크린을 떠난 ‘아이언맨’이 그립다면 여기 한 가지 해결책이 있다. 바로 PS VR로 연내 출시되는 가상현실 액션 게임 ‘마블스 아이언맨 VR(Marvel’s Iron Man VR)’이다. VR 헤드셋이 곧 하이테크 헬멧이 되고 무브 컨트롤러가 리펄서 건이 되어 자유자재로 하늘을 날며, 스스로 토니 스타크 즉 아이어맨이 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기자는 국제 게임 전시 TGS 2019를 통해 드디어 ‘마블스 아이언맨 VR’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었다. 준비된 데모는 약 15~20분 분량으로 말리부 해안가 저택 주변을 돌며 슈트 성능을 테스트하는 프튜토리얼에 가까운 내용. 시연의 절반 정도는 기체 제어를 배우고 남은 시간 동안 훈련용 드론을 격추하며 간단한 슈퍼히어로 체험을 해보았다.
일단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곧장 아이언맨 헬멧 UI가 출력된다. 좌우 무브 컨트롤러는 리펄서 건이 장착된 팔 노릇을 하는데 기본적으로 손목이 젖혀진 상태다. 아무래도 비행과 공격 모두 손목을 젖히고 리펄서를 방출하므로 이를 기본 상태로 둔 듯하다. 덕분에 잠시간 조준점이 헷갈렸지만 다행히 익숙해지는데 오래 걸리진 않았다.
‘마블스 아이언맨 VR’을 하며 가장 크게 와닿은 점은 아이언맨이란 슈퍼히어로가 VR에 정말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VR 헤드셋은 기본적으로 눈과 화면이 약간 거리감이 있는데, 어차피 아이언맨 자체가 헬멧을 쓰기 때문에 그리 이상할 것이 없다. 화면에 정보를 띄워주는 UI도 본래 설정을 그대로 활용하므로 몰입감을 헤치지 않는다.
그리고 리펄서 건.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도구는 무브 컨트롤러 두 개인데, 아이언맨은 손바닥의 리펄서로 기체 제어와 공격을 모두 수행하니 조작계와 딱 맞는 셈이다. 실제로 적절한 고도를 유지하며 순간순간 적을 조준하여 공격하는데 팔꿈치 아래를 올렸다 내렸다 정도로 충분했다. 이외에는 직접 주먹질을 해야 하는 근접 공격뿐이다.
비행 감각은 글로 표현하기 쉽지 않으나 평소 아이언맨을 즐겨봤다면 금방 체득하여 이리저리 응용까지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손목이 젖혀져 있다는 점만 기억하고 리펄서가 바닥을 향하면 체공하고 후방으로 돌리면 앞으로 날아간다. 익숙해지면 같은 방식으로 후진은 물론 좌우 선회까지 매끄럽게 해내며 하늘을 누빌 수 있다.
체공 시 모브 컨트롤러에 적절한 진동이 있어 하늘에 떠있다는 느낌이 잘 전달된다. 리펄서 건을 방출할 때도 익숙한 ‘지잉~’ 소리와 함께 진동이 온다. 트리거를 빠르게 두 번 클릭하면 부스터가 켜지는데 상당한 속도임에도 멀미 증상은 전혀 없었다. 퀘스트 마크(목표 지점)에 접근하면 빠르게 위치를 재조정해주는데 여기서 유일하게 어지럼증을 느꼈다.
‘마블스 아이언맨 VR’ 시연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지만 분량이 살짝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렇다할 빌런과 싸운 것도 아니고 그냥 튜토리얼 완료에 불과하니까. 슈트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금번 데모에서는 만져볼 수 없었다. VR 게임은 완성도도 완성도지만 분량에 대한 지적이 늘 있었던 만큼, 정식 버전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콘텐츠를 기대해본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